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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새로운 학교 운동을 벌이는가? 務本學校무본학교 운동을 시작하며,
올 여름 더위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 여름방학도 길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방학인지라 글을 쓰고 생각에 잠기면서 신념을 다지고 있습니다. 무본학교란 이름 하나로 문득 그동안의 제 생활이 고양되는 느낌입니다.
2년 전 출판을 목적으로 책을 썼습니다. 현존의 학교 체제를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책인데, 출판엔 실패했지만 제 교직생활에 확신을 주는 체험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원고가 제 실천의 指南지남이 되고 있습니다. 학급에서 가능 여부를 따져서 힘들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방과후교실이나 무료 활동으로 개설하여 이론의 보편성과 실천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별도의 실험학교 체제로 현재의 학교 제도를 보완할 교과과정을 묶어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제가 별도로 실험하는 무본학교의 교과과정은 전부 6가지입니다. 자녀와 함께 원하신다면 마음껏 이용하시고 利益이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단 최소한의 방과후교실 비용(한달 2만5천원)만 지불하시면 됩니다.
1. 국어사전 꽃잎달기 근스승 체험(화, 목 오전 8시20분~40분) - 속뜻사전을 처음 활용하는 후배, 친구들과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으로 교육(질문, 근스승 활동)과 어휘력 개선이 중요한 활동 내용
2. 발표력 개선교실(수 오후 1시50분~3시30분) - 기존의 <질문력 개선교실>을 확장하여 학생 개인의 소질(질문, 글, 그림, 작품, 노래, 연주, 지식)을 발표하면서 참여한 학생들간의 격려와 질의, 응답을 통해 서로간의 교육을 촉진하고자 함. 매주 한 가지 이상 발표가 과제이기에 발표력이 늘지 않을 수 없겠죠?
3. 한자어 質問公託질문공탁(목 오후 1시50분~3시30분) - 속뜻사전 활용하면서 궁금한 점 물어보기(제게 직접 물어보고 제가 적절한 답변을 준비하겠습니다. 남는 시간은 학생들간의 질문공탁)
4. 국어사전 활용교육(토 오전 9시~10시40분) - 모둠별로 질문공탁(추측-확인-질문-토론), 시조 암송, 시조 짓기
5. 讀書情談독서정담(현재 화요일 오후 8시~10시) - 전체 11주 과정, 한 주간 읽은 책(한국어책, 영어책을 격주로 활용)에 대한 글짓기를 하고, 발표, 질의, 응답, 토론 진행. 현재 기수는 6주 과정 중이며 9월말에 마치고 10월 초에 2기 모집하여 곧바로 시작할 예정, 참여 학생은 중고등학생까지 가능, 수업 시간은 참여한 학생들이 가능한 시간으로 첫 모임 때 정함. 10명 정도로 진행하고 글짓기를 꾸준히 할 수 있는 학생이면 가능. 4학년 이상 학생이 적절하나 매주 1회 이상 주제 글짓기를 카페에 올리는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하겠음.
6. 武然道무연도(토, 일 오후 3시~5시) - 어린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무술의 기본을 훈련. 중요 내용은 달리기, 낙법, 손목 빼기, 손목 꺾기, 태권도의 큰 기술(발차기 중심). 간헐적으로 나와도 운동하는데 무리가 없고 괜찮지만, 승급은 되지 않음. 방학에는 주중 아침운동을 2회 정도 늘릴 수 있음. 소풍, 여행 등 야외에 나갈 때 운동 참여 정도가 중요한 선발 기준이 될 수 있음.
務本(힘쓸 무, 근본 본)은 “근본에 힘쓰다”로 <논어>에 출처를 두고 있습니다. 일제 때 신흥무관학교를 떠올렸습니다. 일제가 조선을 강탈하자 우국지사들이 뜻을 모아 만주에 새로운 학교를 세우고 항일운동의 旗幟기치를 올린 신흥무관학교. 조선의 무기력한 性理學성리학을 전폐하고 항일 전사를 길렀듯이, 저는 무본학교를 통해 현재의 무기력한 국어 교과와 수업, 수용 중심의 수업방식을 제 할 말을 하고 제 글을 쓰고, 경쟁 너머 협동 중심의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하고 싶습니다. 6가지 수업의 공통점은 모두 교육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교사 1인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간, 교사와 학생들, 학생들 상호간의 스승과 제자 체험이 근본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를 얼마나 활용하느냐는 지도 교사인 저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해하시는 무본학교 학부모님께서 울타리가 되어 주시면 자녀의 인생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제가 학교에 잘 적응했다면 이런 학교는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의 학교 부적응 현상은 중학교 시절 발견되고, 고등학교 때 증폭하여 자퇴 직전까지 갔습니다. 억지로 참고 간 곳이 공교롭게도 최악의 대학인 서울교대! 하지만 그곳에서 제 무술 스승을 만나고, 그 무술 수련으로 달래어 간신히 교대를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았지만, 학생들과 태권도, 한자, 한문 수업을 할 수 있었기에 냉탕과 온탕을 오고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직생활 15년 냉온탕의 갈림길에서 돌파구가 뜻밖에도 학문 체험에서 열렸습니다. 40대 초반에야 비로소 하늘이 주신 제 소질을 발견한 것입니다. 교육본위론이라는 신생 학문을 전공하는 교육학도야말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교사로서 학문에 전력으로 힘을 쏟을 수 없어서 지금같이 제 학문의 성과를 응용하는 실험학교를 좀 더 정련시키고 있습니다. 이전 학교인 선사초등학교에서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겪었던 우울증과 유사한 증세를 앓던 4학년 남학생을 만나 단 한 달 만에 정상적인 아이로 변화시키는 극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한 것은 아이가 마음껏 질문하고, 발표하고, 말하게 한 것뿐이었습니다. 이후 아이는 질문공탁 시간에 질문을 계속 쏟아냈고, 질문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 한 학기 만에 질문을 연구 보고서로 전개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학생을 만난 이후로 제 방과후활동에 보편적인 사명을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런 극적인 학생은 만나지 않았지만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피드백은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받고 있기에 무본학교의 교사로서 보람은 충분합니다.
무본학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특히 학부모님 중에서 새로운 학교 운동과 관련하여 관심 있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제가 이번 1학기까지 2년 동안 매주 토요일 “독서정담”이라고 학부모들과 시간을 가진 것도 학교 운동 관련인데, 실질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려워 호응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독서정담은 학부모님과 하지 않고, 무본학교의 다양한 수업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별도로 관심 주시면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2학기에는 방과후교실 시간을 줄였습니다. 목요일 일이 있어서 제가 일찍 나가야 하기에 목요일 반을 폐강했습니다. 신청은 아래 표에 ○로 해주시면 제가 방과후교실 등록은 발표력 개선교실(수요일)과 국어사전활용교육(토) 중 하나에 하겠습니다. 신청은 두 개 이상 하셔도 수업료는 한 달 2만5천원으로 동일합니다. 무본학교의 결속력이 강해지면 방학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겠습니다. (*여담이지만 10년 전쯤 꽤 용하다는 역술가에게 사주를 보았는데, 글쎄 육십에 교장이 된다고 했습니다. 얼토당토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무본학교를 두고 이른 것 같습니다. 아직 교장 될 생각은 없고, 누군가 교장 되시겠다고 한다면 제가 기꺼이 모시겠습니다. 단, 무본학교 운동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보태셔야 합니다.)
아래 반을 희망하시면 ○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독서정담반은 9월부터 하지 않고 따로 평가하여 다음 기수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반을 개설하겠습니다. 남은 공간엔 학부모님의 기탄없는 질정도 좋고, 다양한 의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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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명 : 학년 반
학부모 명 : 학부모 연락처(H.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