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이란 말은 광산에서 갓 캐낸 광석을 이릅니다.
저는 꿈을 이루기 위한 어떤 지형지물, 무형의 생각, 좋은 아이디어가
바로 꿈의 원석이라고 봅니다.
원석도 없이 다이아몬드를 가공하겠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꿈을 이루는 물적, 정신적 기본조건들이 갖추어 져야 꿈은 이루어집니다.
꿈은 꿈의 원석을 가꾸어야하는 것이고 다듬고 정돈해가다 보면
마침내 그 꿈은 이루어 지는 것일 터입니다.
저는 심원이라는 마을이름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습니다.
심원이라는 이름이 좋아서 제가 아호를 자작하여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유명한 민중 신학자 안병무가 이미 그 이름을
아호로 삼아 버렸습니다.
하여튼 지금으로부터 수년 전에 지리산 어디선가 본적이 있어서
그 기억을 되살려 마침내 그곳을 찾아 방문하고자 나섰습니다.
아내는 영문도 모르고 동행이 되어 주었지만 그 마을에 가서야
제 속내를 금방 읽어 내 버리더군요.
심원 마을은구례쪽에서 출발하여 지리산 노고단 가는 성삼재를 넘어서
남원 쪽 뱀사골을 향하여 10분 정도 가면 마을 안내 판이 요란하게 나옵니다.
마을을 들어 갔는데 산골 마을에 있어야 하는 토속적인 민가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이곳은 순박한 산골 백성들이 사는 마을이 아닙니다.
민박, 팬션, 가게, 팬션, 민박집, 가게, 그리고 식당들이
전에 산골 마을이 있었을 법한 그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대 실망입니다.
그 나마 폐업한 지 오래 돼 보이는 관광농원이 있어서 둘러 보는데
아내가 대뜸 말합니다.
[당신 여기 와서 치즈 공방할라고 그러지요?
나는 여기 안 올겁니다!!!!.]
이미 아내의 마음 속에는 여기에 치즈공방 하나 들어 서 있습니다.
지난 주 내내 어떤 방송국의 [인간시대] 프로그램이
어떤 부부가 제주도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면서
산양 한마리 키워가며 산양유를 얻어서 먹는 모습을 봤던터라
나도 더도말고 산양 한마리만 키워서 그 젖으로 치즈 만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 대상지 물색 중에 [하늘 아래 첫 마을]이라는
슬로건이 떠오르고 심원 마을이 포착된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은 저의 꿈과 생각에서 빗나간 곳, 전혀 아니었습니다.
자연은 자연이로되 도시가 하나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 여기서 산양 두어 마리 키워서 젖은 주변 팬션 사람들에게 팔고 치즈는 만들어서
마을 상점에 공급하거나 성삼재 매장들에 내다 팔면 좋겠네....]
포기할 줄 모르는 심정이 도집니다.
그런데 아직 여기는 꿈의 원석이 아닙니다.
아내가 먼저 [여보! 바로 여기다!]라고 외치기 전에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아~아~ 하나님, 나의 산양유 치즈 공방 터, 꿈의 원석은 어디에 있나요?
기도만 여쭙고 돌아 왔습니다.
첫댓글 교수님은 역시 멋쟁이 십니다.
하늘아래 첫동내라고 하던가.오염안된 그곳을 눈여겨 보셧군요.
그렇습니다만 실망이 좀되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