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생님의 수필( 은퇴이민 2기 197. 빌리지의 파수꾼. 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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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민 2기 197. 빌리지의 파수꾼 주몽

우리 빌리지엔 아주 큰 재가 한 마리 있다.

도베르만 종류인데 이름은 주몽이다. Mr 정이 주인인데 아주 어린 강아지일 적에 이 곳에 왔다.

처음엔 거의 집집마다 강아지가 한 마리씩 있었는데 우리 집 강아지를 비롯해서 모두 다 없어졌다. 병이 들어 죽기도 하고 키우기 힘들어서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주몽은 아주 건강하고 빠르게 잘 자라 주었고 빌리지 모든 사람들의 총애를 받는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애교도 많다.

아침에 일찍 뜰에 나오면 제일 먼저 주몽이 달려온다. 내 다리에 지긋이 몸을 들이대며 앞을 막아 선다.

이름을 불러주면서 착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잠시 후, 인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지 슬그머니 돌아서 간다.

주몽은 영어만 알아듣는다.

"앉아."하고 소리쳐도 꿈쩍을 않다가  "sit!"  혹은 "Sit down" 하면 척 앉아 버린다.

"들어가!" 하고 소리쳐도 딴청을 부리다가  "In side!" 하면 얼른 달려가 개 집으로 들어간다. Arnel과 Kerby가 영어로 훈련을 시켜서 그렇다.

주몽을 부르는 소리도 가만히 들어 보면 참 묘한 차이가 있다.

Arnel과 Kerby는 주몽을 부를 때 "쥬우~몽" 하고 부른다.

우리 한국인들이 주몽을 부를 땐 "주모~옹" 하고 부른다.

Milla도 Heidi도, 옆집 Sandra도 "쥬우~몽" 하고 부른다. 앞에다 액센트를 붙인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우리 어린 손녀나 손님으로 온 한국인들은 "주모~옹"하고 뒤에다 액센트를 주어 길게 부른다. 

대문 밖에 누군가 낯선 이가 오면 대문에다 대고 사정없이 짖어댄다. 그래서 Korean Village에는 무서운 개가 있다고 소문이 났다.

그렇지만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라도 빌리지 사람과 같이 들어오면 손님인 걸 알아차리고 절대로 짖지 않는다. 오히려 순하게 다가와 머리를 조아리며 쓰다듬어 주기를 기다린다.

특히 처음 보는 필리핀 사람에게는 무척 사납고 한국인에게는 비교적 친근감을 보인다. 어떻게 그럴까?

아무튼 우리 빌리지엔 주몽이 있어 꽤 든든하다. 영리하고 듬직한 빌리지의 식구이다.

[GRAY_JSUN]

어떤때는 개가 사람보다
낳을때가 있죠.

[이종열]

국산!
필리핀산!
다른가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