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라는 책의 서문에 이런 문구가 있다.
엄마들은 엄마라는 이름의 일을 지치지도 않고 계속하고 있다.
말하자면,
들볶고 조바심치고 불안해 하고 기를 꺾어놓고
기운을 돋우어 주고 잔소리하고 상처 입히고
부려먹고 가슴 뿌듯해하고 실망하고 기대하고,
한마디로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조금 예민한 성격이시다.
걱정거리가 있으면 밤새 잠도 못자고 심지어 가슴이 두근두근 한다고 한다.
60이 훨 넘은 할머니며 몸무게가 겨우 50kg 정도이다.
(생각이 많으시니 살도 안찌신다.ㅠ.ㅠ)
누가 딸 납치(?)할까봐 시집가기 전날까지 통금시간이 10시였으며,
큰딸을 살림밑천 삼아 집안일, 동생돌보기는 늘 내차지였다.
무슨 일을 하든.. 엄마가 좋아할까 싫어할까를 먼저 생각해야 했고,
어딜 가도 마음 편하지 않았다.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 않을 땐 집안 분위기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했다.
기분이 상하면 몇날며칠 짜증을 내셨고
자주 독한 말을 하셨다.
난 그런 엄마에게서 늘 벗어나고 싶었다.
결국, 결혼이라는 구렁텅이에 들어감으로써
엄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혼 후, 가끔 들리시면, 일부터 하신다.
엄마 눈엔 모든게 지저분하고 일꺼리 천지겠지만,
그냥 냅두시라 해도 기어이 잔소리까지 하면서 그 일을 다하신다.
그래서 엄마가 집에 오시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됐다.
나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고민이 있어도 잠만 잘잤고
다음날 아침이면 싹 잊어버렸다.
엄마처럼 깔끔 떠는 성격도 아니고
잔소리해서 옆에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둥글둥글하진 않지만 가시를 품고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늘 엄마처럼 살지 않으려 애썼다.
나는 몰랐다.
내가 엄마의 판박이라는 것을..
내가 상처받고 싫어했던 엄마의 모습을
내가 그대로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모습으로 똑같이 내 곁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있음을..
너무 자신만만했던 내가 참 한심스럽다.
그래도 오늘..
그 깔끔함을,
그 억척스런 성품과 인격을,
그리고 말없이 흘렸을 눈물을,
더없이 사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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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너무 가까이 살면 화상을 입고,
너무 멀리 살면 동상에 걸린다‘............ ’여성이야기 中
첫댓글 눈 아퍼예~~~~~
나도
왜예?? 글자색때매예???? ㅎㅎ 그래서 바꿨습니다^^
정말 가슴에 와닿아 콕콕 박힙니다..부모님 생각에..
가고파는 동상 걸리겠네~ㅎㅎㅎ
ㅎ,,,,,,,,,,향기님 얘기인줄 알었네요,,,,,,,,,,,,고운 이야기 잘읽었어요~
제 얘깁니다^^
보이지 않은 사랑을 느낄수 있어 참 조으 시네요 ~~~
그래도 엄니가 조아요..
와이리 어지럽노 돋보기 쓰고봐도 어지럽네~ㅎㅎㅎ
어머니와 너무 가까이 살면 화상을 입고,너무 멀리 살면 동상에 걸린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네요.. 딸은 엄마의 판박이.. 정말 정답입니다.. ^.~
엄마..보고 싶다는 생각만.
닮기 싫어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지요...
내 엄마...안타까움...
마저요~ 제가 그렇더라구요 ㅠ 하루종일 손걸레 떨어질 날 없이 사는 궁상 떠는 울 엄마 모습이 바로 나더라구요~ㅎ
그게 다 어르신들의 사랑 표현이 아닐까요? 저도 가끔 스트레스 받곤 하지만 사랑이다 생각하고 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