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제가 앤디훅 카페랑 ABC복싱에 썼던 글인데.. 아는 동생이 이종에서 형 자료 퍼가는 사람 있다고 여기도 올리면 안되냐고 해서 ㅋ 이종 오랜만이네요. 네이버만 쓰다보니 잘 안 들어오게 돼서 오랜만에 옵니다.
세계 헤비급 복싱에 대해 조금 써봤으면 해서 글을 적습니다. 저 혼자만 알고 있기도 그렇고.. 저보다 더 관심있는 분들도 계실거고 하겠...지만! 검색의 시대라고는 해도 프로복싱의 인기가 죽어서 바닥을 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선수, 그것도 프로 헤비급 복싱 선수 관련해선 정보도 잘 없는데다 누가 있는지 찾기도 힘드실 듯 하고(퓨리 와일더 조슈아 정도 외엔..) 실제로 카페글들을 보니 모르시는 분들이 대다수이신 듯 하여 미천한 지식으로나마 한번 3부작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순서는,
1. 유망주들
2. 추적자들
3. 지배자들
주관적인 기준이고.. 각 단계에 애매하게 끼어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루려고 하는 선수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레드 앤더슨..의 사진이 빠졌네요. 쓰다가 뭐 추가할 수도 있지만 대충 각 항목별로 대여섯명씩 골라봤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 이름 다 아신다면 굳이 이 글 안 보셔도 될 듯요.
자 그럼, 1부 유망주들 시작합니다.
---------------------------------------------------------
1. 리처드 토레즈 주니어
188cm/105kg
1999년생. 미국. 사우스포
아마추어 경력: 미국 국가대표 / 도쿄올림픽 슈퍼헤비급(+91) 은메달.
프로 : 현 3전 전승(3KO)
탑랭크 프로모션과 계약하고 올해 막 프로로 전향한 따끈따끈한 루키입니다. 보시다시피 얼굴도 꽤 호남형으로 잘 생기고 미국 국적인데다 아마추어 경력도 훌륭합니다. 시합스타일도 받아먹는 사우스포가 아니라 앞으로 나가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인기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현재 열심히 전적을 만드는 중입니다.
* 아마추어에서 이름있는 선수가 프로로 넘어오는 경우 보통 데뷔를 4라운드 시합이 아닌 6라운드 이상, 10라운드까지 하기도 하는데 프로경력 초창기엔 연승 승수를 쌓기 위해 정말 급에 안 맞는 상대들이랑 몇차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를 구하기 힘든 이유도 일부 있겠지만 그보다는 적응을 위해, 또 상품성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그렇게들 많이 해요. 초기부터 강자랑 붙었다가 져버리면 상품성이 확 깎이거든요. 대표적으로 메이웨더의 경우 올림픽 동메달을 따고 프로로 넘어왔는데 초창기 상대들을 보면 전적이 그냥 떡밥 수준입니다. 그러다 종종 체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올림픽 2회 우승자 로베이시 라미레즈는 데뷔전에서 승률이 50프로 정도인 선수에게 다운까지 당하면서 져버렸었죠. 물론 시작부터 쎈사람이랑 붙겠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추어 전설인 로마첸코는 프로 데뷔전 협상시 세계챔피언을 붙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그렇게는 안됐지만 차순위권 정도 타이틀이 걸린 10라운드 시합을 해서 KO로 이겼죠.
https://www.youtube.com/watch?v=hqX1DvjgR3U
얼마전에 한 2전째 시합. 상대방.. 죽었나? 싶을 정도로 심하게 가버렸다는..
근데 리처드 토레즈에겐 아마추어 시절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큰 산이 있었습니다.
2. 바코디르 자롤로프
201cm/110kg
1994년생. 우즈베키스탄. 사우스포
아마추어 경력 : 세계선수권 금메달. 도쿄올림픽 슈퍼헤비급(+91) 금메달
프로 전적 : 11전 전승 11KO
자롤로프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도 출전했었습니다만 그때는 예선 탈락했습니다. 당시 상대가 조 조이스로, 아마 제가 2편까지 만약 쓴다면 거기서 조이스 얘기를 할겁니다. 쨌든 리우 올림픽 탈락 후 프로시합을 뛰었는데, 아시다시피 지금은 올림픽에 프로선수들 참가가 가능합니다. 올림픽 위원회에서는 그게 가능하도록 열어뒀고 세부적인건 각 나라 아마추어 협회들에 맡긴거 같던데 우리나라는 보니까 불가능한듯 하고 우즈베키스탄은 가능한거 같습니다. 그 외 독일 및 여러나라들이 프로시합도 하면서 아마추어 시합도 참가가 가능하더군요. 자롤로프는 2018년도에 프로데뷔를 했지만 아마추어에도 적을 두어 201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슈퍼헤비급에서 우승합니다. 큰키에서 나오는 뒷손이 어마어마하게 쎄고 보통 저런 스타일 선수가 그렇듯 덩치에도 스텝이 굉장히 좋습니다. 리처드 토레즈와는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한번, 올림픽 결승에서 한번 이렇게 붙은걸 봤는데 올림픽 결승에선 다운을 뺐으며 판정으로 이겼고 세계선수권에서는 뒷손 한방에 실신시켜 버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YauZf4tx5M
3분30초쯤 부터 보시면.. 이미 썸네일에 실신 장면 나오죠? 아까 토레즈가 상대 쓰러뜨리는걸 보고 이걸 보니 뭐랄까... 다 돌고 도는거야!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추어에서 이룰거 다 이룬 지금은 완전히 프로로 넘어온듯 하고 프로에서 얼마나 클지는 좀 봐야할거 같네요.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국적 등 다른 요소들이 미국,영국 등의 프로무대에서 활동하기 조금 애매합니다.
*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수많은 강한 선수들 중 프로시장에 안착한 경우는 그닥 많지 않습니다. 언어장벽 등의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본인이 뛰는 프로무대 현지에 같은 국적의 프로복싱 팬이 많아야 상품성이 올라가는데 미국 영국에 우즈베키스탄 팬들이 많지는 않을거라.. 결국 자롤로프 입장에선 외국인들을 자기 팬으로 만들어야 하는거죠. 그렇게 한 대표적 케이스가 골로프킨.
토레즈가 무럭무럭 잘 큰다면 토레즈와의 스토리가 있으니 같이 언급되면서 클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3. 토니 요카
201cm/110kg
1992년생. 프랑스. 오소독스
아마추어 경력 : 세계선수권 우승. 2016년 리우올림픽 슈퍼헤비급(+91) 금메달
프로 전적 : 12전 11승(9ko) 1패
쌈 잘하는 사람들은 잘생기기도 하는건가? 싶을 정도로 외모도 준수하고 신체조건도 좋습니다. 근데..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재미없는 복싱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포인트 위주의 복싱을 했었고.. 같은 체급 탑에 있는 비슷한 덩치의 조슈아에 비하면 파워도 부족하고.. 뭐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여튼 그렇더군요. 리우올림픽 슈퍼헤비급을 우승한 후 프로전향할 때만 해도 자기가가 조만간 헤비급 접수할거라고 했는데.. 이를 어쩌나요. 최근에 콩고 출신의 복병 마틴 바콜에게 다운까지 당하면서 져서 검은별을 달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fPbpnNajxc
이후 시합 소식은 없는 상태입니다. 저력이 있는만큼 다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일단 지금은 주춤한 상태. 마틴 바콜이 저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바콜보다 더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일단 이 리스트에선 뺐습니다.
* 도핑 걸린 적 있습니다. 정확히는 약이 검출된게 아니라 지정시간 장소에서 불시측정을 받아야 하는데 안 받아서 도핑기구로부터 시합 정지 처분 먹은적 있습니다.
* 요카의 전 와이프인 에스텔 모셀리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입니다. 리우올림픽에서 둘다 금메달을 땄었죠. 둘 사이에 애기가 둘 있고 작년에 이혼했습니다. 모셀리는 케이티 테일러를 세계선수권에서 이긴적 있습니다.(총 상대전적은 밀리는걸로) 리우올림픽 이후에 애기 갖고 출산하면서 쉬다가 2년 후 프로 데뷔해서 현재 10연승 중입니다. IBO 라는 마이너 단체 챔피언. 지금 테일러가 아마추어에 이어 프로복싱계에서도 슈퍼스타가 됐고 상대도 딱히 없어보이는데, 과거 스토리가 있으니 모셀리도 도전해볼만 할거 같네요.
모셀리와 아들. 즉, 토니 요카와 모셀리의 아들. 애들은 모셀리가 키우는 걸 수도..
4. 장 지레이
198cm/125kg
1983년생. 중국. 사우스포.
아마추어 경력 : 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 동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슈퍼헤비급(+91) 은메달
프로전적 : 26전 24승(19KO) 1무 1패
정말 몇 안되는 황인종 헤비급. 그 중 탑급 언저리에서 이름이라도 언급되는 유일한 선수. 근데 프로무대에 너무 늦게 온 아쉬운 선수.
장지레이는 아마.. 나이도 있고 타이틀전을 할 일은 없을듯 합니다만 실력이 없는건 아닙니다. 주먹도 빠르지 않고 기다리는 시합을 하기에 경기가 막 재밌고 그런건 아닌데 은근히 쎕니다. 사실 타이틀전을 한다해도 현재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그 근방에서 언급되는 괴물들과 붙어서 이길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그래서 결국 만년 유망주..에서 끝날듯 합니다. 요번에 필립 흐르고비치와 IBF 헤비급 도전자 결정전을 해서 이긴 시합을 하고 편파판정 당해서 졌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대놓고 자신있게 말하건데 편파 맞습니다) 흐르고비치가 주먹은 많이 내지만 장지레이가 방어가 좋아서 거의 닿지 못 했고 장지레이는 정타를 잘 때리고 1라운드엔 다운도 시켰습니다. 근데 참.. 흐르고비치는 빈틈을 찾는게 아니라 그냥 가드 위를 느릿느릿하게 우직(무식?)하게 때리기만 하고 장지레이는 공격보단 방어 위주로 하다가 빈틈 보이면 파박 쪼금 때리고 말아서 경기 자체는 만약 사우디에서 열린 조슈아 우식 2 언더카드가 아니었다면 안 봤을 경기인데 어쨌든 보게 됐습니다. 이야... 저 경기를 저렇게 판정할 수도 있구나 벙 찌더군요. 심판들이 시합이나 선수를 본게 아니라 중국이 싫었나? 싶을 정도로. 만약 이겼으면 늦은 나이에 타이틀전 가능성이 한번이라도 있었을건데.. 예 뭐.. 안타깝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z1qhBEFOMoQ
5. 필립 흐르고비치
198cm/110kg
1992년생. 크로아티아. 오소독스
아마추어 경력 : 2016 리우올림픽 슈퍼헤비급(+91) 동메달
프로전적 : 15전 15승(12KO)
올림픽 동메달을 따고 프로 전향해서 15전 전승. 큰키에 높은 KO율. 이렇게만 보면 참 흠잡을 곳 없어보입니다...만! 아 이선수... 생각보다 펀치력이 없습니다. 정타를 때렸는데도 상대가 멀쩡해서 좀 민망한 그림이 나올때가 있죠. 그걸 펀치수로 커버해서 지금까진 KO를 가져왔는데 연타를 잘 구사한다기보단 공격을 꾸준히 합니다. 근데 움직임이 좀 느리고 뻣뻣합니다. 조슈아 보고 뻣뻣하다고 누가 그러던데 흐르고비치는 더 합니다(끝판왕은 2탄에서 나올 조 조이스입니다) 거기다 저 개인적인 생각은 머리 움직임이 거의 없어서 안맞아도 될 펀치를 좀 많이 맞는거 같습니다. 느릿느릿하게 공격일변도의 선수. 물론 공격적이라는 것은 장점입니다. IBF 도전자 자격을 얻었지만 실제로 헤비급 챔피언들이 도전자 자격이 있다고 무조건 붙는다기보다 흥행이 되는 매치를 고르고 협회와 협상하므로.. 타이틀전까지 갈 수 있을지는 봐야할거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5Ud393p8U8&t=546s
썸네일의 상대 얼굴이 참... 아련하네요.
6. 자레드 앤더슨
193cm/ 106kg
1999년생. 미국. 스위치히터
아마추어 경력 : 2017,18 미국 내셔널챔피언쉽 우승(미국 체전이라고 보심 됨)
프로전적 : 12전 12승(12KO)
앤더슨은 10대 시절 복싱을 시작해서 아마추어를 뛰었고 체전 우승 후 바로 프로로 전향했습니다. 이 선수가 좀더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타이슨 퓨리가 와일더 전 준비하면서 스파링 파트너로 앤더슨이랑 운동했었는데 퓨리가 앤더슨에게 엄청나게 고전했다는 후문이 돌면서였죠. 후에 인터뷰 중 기자가 앤더슨에게 스파링하면서 퓨리 이겼냐고 물어보니 그런거 대답 못 한다고 웃어넘기더군요. 생긴것도 포스있고 싸울땐 성난 사자같은데 인터뷰할 때 보면 좀 뭐랄까.. 겸손하고 둥글둥글한 느낌? 맞았다는 소문 상관없이 퓨리가 스파링 파트너로 최근 화이트전까지 계속 합류시켜 운동한걸 보니 성격도 괜찮은듯 합니다.
퓨리와 앤더슨. 퓨리 엄청 맞은듯한 얼굴이네요. 왼쪽의 와일더 닮은 선수는 에페 아자그바라는 나이지리안 복서인데 저 선수도 강하긴 하지만 여기 리스트에 끼기엔 2프로 부족합니다.
앤더슨 분명히 강합니다만, 아직까지 정말 이름난 강자와의 대결 경험은 없어서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R3bUwebbU
몸이 유연하고 빠릅니다. 폭발력도 있고요. 주로 크랩가드를 쓰고.. 특이한 점은 스탠스를 오른손 왼손 가끔 바꿉니다. 나이도 젊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
--------------------------------------------------------------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갑자기 한번 정리해보고 싶어서 정리해봤습니다. 이제 추적자들이랑 지배자들 편이 있는데 시간이 날 때 해볼게요.
첫댓글 참으로 이종다운 좋은글
작성하느라 고생하셧겟네요. 양질의
글 잘봤습니다 :)
해외에서는 괴물들이 계속 나오는군요 사실 퓨리 와일더 조슈아 우식 정도만 알지 다른 선수들은 알 수 가없는데 좋은 글 잘봤습니다
와우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추천 꾹
흥미진진한 자료네요! 정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복알못입니다만 우리나라의 김형규선수는 아마복싱으로 생활하다가 은퇴하고 교수의 길로 가겠죠?
그게 제일 안정적인 루트라고 알고는 있는데 모르죠^^ 근데 프로선수를 하진 않을거 같습니다
와 진짜 잘봤습니다 ㅋㅋㅋㅋ 진짜 이종다운 글이네요 고퀄 게시물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잘봤습니다....자레드 앤더슨선수 경기는 케이블에서 해줘서 본 기억이 있네요.
최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중 제일 재밌게 읽었습니다! 정보도 정보지만 글도 잘쓰시네요. 디테일하면서도 과하게 길지 않게. 이런 서타일 좋아합니다
재미잇게 잘 봤습니다 ^^
그외
장 코소부츠키 ( 카자흐스탄, GGG 헤비급 버젼?) WBA&WBC 인터내셔널 헤비급 챔피언, 18전 18승 17ko
블라디슬로프 시렌코 ( 우크라이나, 전쟁 X발, 하드펀쳐 ) WBC& ABCO 헤비급 챔피언 19전 19승 16ko
조지 아리아스 ( 도미니카, 짭 타이슨 개취 ㅋㅋ ) 18전 18승 7ko
알란 바비치 ( 크로아티아, 올드 스쿨 인파이터 ) 11전 11승 10ko
너무 잘봤습니다 요즘 헤비급 복싱 빅네임 아니면 잘 안보는데 다시 봐야겠네요 ㅎ
와 자료 대박이네요 ㅎ 감사합니다!
와ㅈ와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시간 다시 내서 영상까지 봐야겠어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