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감독 코지마 히데오의 블로그에서 발췌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감독으로 유명하지요.
코지마 히데오는 오래전부터 박찬욱 감독님의 매니아로 유명합니다.
잡지에서 영화칼럼을 쓰는데 올드보이를 보고 충격을 먹은후 곧바로 박찬욱감독님을 만나러 한국에 왔을정도입니다.
이번에 번역한거는 올드보이 이후의 블로그 글입니다.
--------------------------------------------------------------------------------------------
2005.11.07 Monday
수요일부터 G스타 참가로 인해 한국 서울에 가게 되었다.
그래서 9일날 박찬욱 감독과 만나기로 했다.
만나기 전에 봐두고 싶었기 때문에,
박찬욱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 를 받았다.
지난 달의 도쿄 국제영화제 시사회때 스케줄이 아무래도 맞지 않아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DVD를 한국에서 보내줘서 한국어 음성으로 된 영어 자막판이었다.
「 이건 못 알아들어요!」
..라고 생각했는데, 토시바 엔터테인먼트씨의 호의로 일본어 자막 첨부의 비디오를 구할수있었다.
일본에서는 이번 달 12일부터 극장 공개된다.
한국에서 돌아오면, 한번 더, 영화관의 큰 스크린으로 봐야지.
어쨌든 나는 박찬욱 감독의 대팬이다.
그는 나보다 하루만 형이다.
영화 이야기를 가득 하고 와야지.
----------------------------------------------------------
2005.11.09 Wednesday
편리한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영화를 한 개도 보지 못하고 도착...한국은 그만큼 가깝다.
신추천의 영화 「여행하는 진즈와 16세의 여름」이 기내의 리스트에 있었지만, 단념했다.
비행기에서 눈이 감싼 후지산이 보였다.
후지산은 이제 월동준비.
공항 도착하자 로비에서 팬들 수십명이 마중나와 줬다.
모두 손에 「I LOVE MGS 」, 「HIDEO KOJIMA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었다.
고마워서, 싸인을 몇명 해줬다.
그중에는 「게임」이나 「MGS 」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중년의 팬들도 있었다.
나를 다른 누군가와 착각 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코나미의 아시아 지점,UNIAN A의 윤사장님과 여러분들과도 재회.
딱딱한 악수를 주고 받았다.
이전, 2월에 김포공항에 내려섰을 때는 비정상적으로 추웠었다.
착륙전의 기내에서 「기온은 섭씨 4도!」라고 하는 아나운스가 나왔으므로,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번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춥지 않고, 따뜻했기 때문에 안심.
차로 박찬욱 감독이 기다리는, 행주대교로 향했다.
약속시간보다 빨리 도착했으므로, 가까이에 있는 행주산성을 보러 갔다.
차분히 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위까지는 오르지 않고, 아래쪽을 조금 견학했다.
은행나무잎이 떨어져 길이 노란 융단이 되어있었다.
한겨울에 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인상.
한국도 일본과 같이, 단풍이나 황엽이 잔뜩.
일본과 같은 사계가 풍부한 나라야.
「나루터」라고 하는 한국 가정 요리의 가게에 도착.
박찬욱 감독이 오기 전에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의 DVD에 수록되는 영상 특전용의 인터뷰를 촬영했다.
갑작스런 일이었으므로, 카메라를 향해 일본어로 인사를 했다.
스탭으로부터 「친절한 금자씨」 유행어로도 된 「너나 잘 하세오」를 배웠다.
일본에서 말하면 「너도 노력해 주세요(불필요한 도움입니다)」같은 의미.
지미·오오니시가 개그맨을 하고 있었던 무렵의 일발 개그를 닮아 있다.
「친절한 금자씨」 형무소에서 출소한 금자씨가, 마중 나온 목사를 향해 말한 대사.
한국에서는 이 대사가 대단히 유행한 것 같다.
다만, 무례한 표현이므로, 영화를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박찬욱 감독에게 전한 그림.
신작 「금자씨」를 그려 주었다.
박 감독과 9개월만에 재회했다.
2 시간 반 정도, 점심 식사를 먹으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주로 근황 보고, 그리고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의 이야기, 서로의 다음 번작의 이야기등.
전에는 촬영중이었기 때문에, 빡빡한 느낌이 있었지만, 오늘의 박찬욱 감독은 매우 릴렉스한 분위기였다.
정말 즐거웠다.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한국에서 발매되고 있는 「올드보이」의 얼티메이트 에디션 DVD BOX 를 선물 받았다.
꽤 호화로운 BOX다.
패키지·디자인이 영화에 나온 「비밀의 상자」였다.
안에 사운드 트랙이나 사진집, 그림 콘테, 세니 타입, 그리고 영상 특전 DISC도 4장이나 수록되어 있다.
확실히 궁극의 BOX .
일본에서도 발매했으면 좋겠다.
무려, 그 안에는 영국밴드「starsailor 」가 「올드보이」의 영상을 사용해 제작한 뮤직비디오 (BRING MY LOVE )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
「starsailor 」는 메탈기어솔리드3 의 엔딩곡 (WAY TO FALL )에서도 채용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국 밴드이다.
너무 우연이었으므로 서로 놀랬다.
한국, 일본, 영국이 하나로 연결된 순간이다.
확실히 강한 정을 느낀다.
일본에서 가져 온 「금자씨」의 프레스 시트에도 싸인을 받았다.
박 감독들과 헤어져.......
생략....
------------------리플들----------------------
1 / 블루스영혼 / 2005年11月14日 19:50
코지마 감독 in한국!
읽고 있는 저도 두근거립니다.
2 / 우 / 2005年11月14日 20:27
좋은데―
나도 싸인 가지고 싶다...
3 / 감동 십대! / 2005年11月14日 21:09
금자씨가 사용하고 있던 총은 메탈기어솔리드4에 어떨까!
숨겨진 무기같은 느낌으로!
4 / 국지조 / 2005年11月14日 21:27
한국에서 발매되고 있는 이상한 엿.
일본에서도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먹은적은 없기 때문에 어떤 맛인지 궁금합니다.
감독은 사진으로 보이는 4종류중 어떤 것을 빨았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애기 젖꼭지가 제일 호기심이 갑니다만..(웃음)
7 / 시몬 / 2005年11月14日 22:40
「너나 잘하세오」저에게 말하는것 같은 말입니다····
저, 노력하겠습니다!
8 / TiA76 / 2005年11月14日 22:41
코지마 감독은 한국에 갔었습니까...
블로그가 갱신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걱정했습니다
9 / 설월화 / 2005年11月14日 22:45
박찬욱 감독과 코지마 감독이 나눈 대화내용이 비정한것처럼 보여 신경 쓰여요∼.
두명이 대화하면 어떤 영화나 어떤 작품명이 난무하는지 흥미 진진합니다∼♪
11 / 베이 / 2005年11月15日 00:04
"친절한 금자씨" 기다려집니다!
물론 "메탈 기어 솔리드4"도!
「올드보이」의 얼티메이트 에디션 DVD BOX 가지고 싶어요!
일본에서도 발매되지 않을까···
-------------------------------------------------------------------------------------------
보너스로 코지마 히데오감독의 메탈기어솔리드 한국판에 실린 박찬욱감독님의 코멘트
번역 : 한류열풍 연구소 "석삼아" (Shy in the world)
--------------------------------------------------------------------------------------------------
참고하시라고 코지마 히데오감독의 올드보이 칼럼도 올릴께요.
코지마 히데오 - 나와 『올드 보이』
코지마 감독이 자신의 게임 제작에 영향을 준 영화를 소개하는
「interview with the inspired naked」.
이번 회는 감독에게 있어서 2004년도 넘버원 영화인
『올드 보이』
영화란 체험이다. 자신이 모르는 세계, 시대, 인간 드라마를 의사체험하게 해준다.
내가 영화에 기대하는 것, 그것은 「새로운 체험」「처음 보는 세계」이다.
스크린을 통해 미지의 여행을 한다, 미지의 경험을 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영화의 묘미. 스토리나 영상, 연기나 음악은 나중 문제이다.
나에게 「몰랐던 세상」를 소개해 주는, 나의 미지를 기지로 바꿔주는, 그것이야말로 내게 있어서의 영화인 것이다.
2003년도 마이 베스트 영화는 브라질, 미국, 프랑스 합작영화 『시티 오브 갓 / cidade de deus』(2002)이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만큼 강렬한 영화이다.
그런 브라질은 본 적이 없다. 그런 공영주택지역(신의 거리라 불리는 슬럼)이 이 지구상에 있을 줄 누가 상상했을까.
『시티 오브 갓』은 그런 「몰랐던 세상」을 가르쳐 주었다!
「이런 세계도 있다」며 영화는 무지한 나를 좀더 현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난해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9)도 좋아한다.
그 영화에서 나는 염원했던 우주로 갈 수 있었다.
영화 자체는 별로 좋게 평가되고 있지 않은 『쥬라기 공원』
(1993)도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 나는 달리는 공룡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2004년도. 나는 『21그램』(2003)을 제일로 꼽았었다. 이 영화도 나에게 「몰랐던 세상」「몰랐던 인간의 갈등」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당연히 2004년도 마이 베스트 영화는 『21그램』이 되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12월 초, 나는 한국영화 『올드 보이』(2004)와 만나고 말았다. 우연히도 시부야 어뮤즈 cqn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엄청난 충격! 엄청난 세계! 이런 영화는 본 적이 없었다!
이런 체험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야말로 「이게 뭐얏!」싶은 놀라운 영화였다.
그 후 해가 바뀌어서도 각지에서 롱런이 계속되었다.
처음 봤을 때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가 솔직한 감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영화는 가슴 속에 남아, 존재감이 계속 커져갔다. 또 보고 싶어졌다.
참지 못하고 나는 긴자의 시네캐논에서 『올드 보이』와 재회했다. 그리고 냉정하게 두번째 봤을 때, 그저 기세 뿐인 영화가 아니다,
용의주도하게 짜여진, 계산된 영화라는 것에 새로운 선망을 느꼈다. 이 『올드 보이』는 아시다시피 저 쿠엔틴 타란티노의 절찬을 받고,
2004년도 칸느 국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에 빛난 작품이다.
이미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도 결정되었다.
북미에서는 한정적이나마 극장개봉도 했다.
그야말로 『올드 보이』는 전세계를 충격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영화인 것이다.
이 컬럼 「인터뷰 위드 더 인스파이어드」의 기획의도는 코지마 히데오가 소년 시절에 영향을 받은 명작, 구작 영화를 젊은 세대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룰이고 뭐고 없다!
이 4월, 드디어 『올드 보이 / 프리미엄 에디션』으로 dvd화되는
것이다!
아직 못 본 사람은 꼭 볼 것. 한번 본 사람도 dvd로 다시 한번 맛 봐야 한다. 그러나 조심하길 바란다.
「커플이나 가족과 보는 영화가 아니다」라는 소문은 사실이다.
엔딩은 엄청나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분개하는 사람도 있을 게 분명하다.
기죽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영화가 지닌 매력인 측면도 있다.
『올드 보이』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가?
먼저 설정, 플롯이 재미있다!
한 남자가 갑자기 납치되어, 어느 맨션의 7층과 8층 사이(7.5층)에 위치한 비밀방에 15년간 감금된다. 「대체 왜?」.
이유도 모른 채, 남자는 복수심만을 의지해 겨우 제 정신을 유지하
며 살아남는다.
그리고 15년 뒤, 해방된 남자는 자신을 감금한 상대와 그 동기를 규명
하는 복수의 여행에 나선다.
이게 엄청나다! 왜 감금되었는가? 왜 죽이지 않고 감금한 건가?
감금 이유는? 상대는 누구? 상대의 동기는?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최대의 의문,
「왜 15년 후인 지금, 그는 해방된 것인가?」.
미스테리로서도, 서스펜스로서도 설정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하나 하나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면서 밝혀지는 충격의
결말! 용케 이런 플롯을 생각해냈다.
「이유도 없이 감금된 남자의 5일간을 그린다」는 이 플롯,
영화의 좋고 나쁨은 이 불과 몇줄의 플롯(아이디어)으로로 결정된다.
실은 이 영화, 일본의 만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원작이 된 만화 『올드 보이 / 루즈 전기』는 츠치야 가론 글,
미네기시 노부아키 그림으로 만화액션에 연재(1996~1998년)되었고, 단행본도 후타바사에서 간행(전 8권)되었었다.
츠치야 가론이 대체 누구지? 나는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진짜 펜 네임 「카리부 마레이」를 듣고 과연!
하고 납득했다.
실은 우리 세대에서는 카리부 마레이라는 작가는 80년대 만화계에서 뉴 웨이브의 기수, 만화 원작의 시조인 코이케 카즈오나 카지와라 잇키와는 또 다른 벡터를 지닌 컬트한 인기를 자랑하는 원작자였던 것이다.
만화계에서 느와르색을 담은 첫 작가일지도 모른다.
마츠다 유사쿠가 감독, 주연한 영화 『어 호먼스』(1986)도 카리부 마레이의 원작만화가 바탕.
카리부 마레이 원작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하루모토 쇼헤
이의 『배틀 키즈』(1985).
세계관은 이시이 소고 감독의 영화 『폭렬도시 / 버스트 시티』(1982)와 같다.
또 『올드 보이』와 가까운 분위기를 지닌 『days』(1985)도 좋아한다.
만화 『올드 보이』는 영화의 히트로 지금 대량 증쇄되어 매장에 나와 있다. 나도 바로 구입, 단번에 읽었다.
영화가 마음에 든 독자들은 꼭 원작도 읽기를.
영화와 만화는 범인이 감금에 이른 동기가 전혀 다르다.
만화판의 동기쪽이 문학적이고 숭고하기는 하다.
시대설정도 무대설정도 다르다.
감금 기간도 만화는 10년이나, 영화는 15년
(그 이유는 영화를 본 사람은 알 것이다)으로 변경되어 있다.
엔딩도 다르다. 만화판 쪽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에 의한 동기 변경과 살 붙이기,
한국영화다운 각색은, 직설적이기에 더욱 잔혹하고 미칠 듯하다.
나는 단연 영화판을 좋아한다.
영화 『올드 보이』의 매력은 이 대단한 원작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감독인 박찬욱의 연출이 또 대단한 것이다.
스토리 구성,화면 설계,영상 설계,편집 같은 영화 제작 부분이 뛰어나다.
영화로서의 디자인이 결정체처럼 정교하게 짜여져 있는 것이다.
박감독이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연구, 통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재패니메이션이나 헐리웃 영화를 되새김질 해왔을 뿐인 mtv계 신예 감독이나 오타쿠계 타란티노 세대와는 밑바탕이 다르다.
영화가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아직 작품으로서 건강했던 좋은 시절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 중에는 물론 쿠로사와를 비롯한 일본영화도 포함되어 있다.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기교에 공을 들여 새로운 기법에 도전하고 있다.
나아가 cg나 디지털 처리, 디지털 이펙트 등도 효과적으로 잘 담고 있어 훌륭하다.
『올드 보이』의 자세한 시퀀스에 대해서는 타누마씨와의 대담에서 이야기 했으니 이번에는 생략하기로 한다.
내용을 누설해서는 절대 안되는 영화이니 배역 이야기라도
하자.
처음 선역을 했다는 주연 최민식이 훌륭하다.
존재, 표정이 멋지다! 어눌한 자연체 속에 광기, 분노, 그리고 중년남(올드 보이)의 포용력과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타카쿠라 켄 계통의 배우이다.
한국 배우중에서는 『쉬리』(1999)로 유명한 송강호를 좋아했는데, 이 영화로 최민식의 팬이 되어버렸다.
또 미도역의 강혜정도 신선해서 좋다. 신인 여배우인 모양인데, 몸을 던지는 연기로 매료시킨다.
특히 러브 씬의 에로틱함은!! 내게 있어서는 이 장면이 『스탈린그라드』(2001)의 러브 씬에 필적할 정도로 관능적이었다.
앞으로가 주목되는 여배우이다. 5월에 박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2004)가 일본에서 개봉된다.
그 단편 『cut』에도 그녀가 출연하고 있는 것 같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올드 보이』는 「복수」의 영화임과 동시에 「궁극의 사랑」이라는 금단에 도전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일본이나 헐리웃에서는 결코 태어날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본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을 게 틀림없다.
그와 동시에 감탄만이 아닌 다른 감정도 느꼈을 것이다.
이 영화가 국가전략으로 기세 넘치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에,
일본의 원작이 한국에서 영상화된 것을 질투한 게 아니다.
일본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에 문득 안도한 게 틀림없다.
비지니스로는 이 영화는 만들수 없다.
보통 정신으로는 영상화는 달성할 수 없다.
이윤추구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영화에 대한 집착, 에너지가 필요하다.
어쨌든 나는 『올드 보이』에 매료되었다.
오랫만에 영화에 압도당했다.
그리고 『올드 보이』의 충격은 날로 강해지고 심해졌다.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박찬욱이라는 미지의 영화인에 대한 흥미가 솟았다.
「더 알고 싶다!」. 그런 단순한 충동으로 『jsa』(2001)를 dvd로 보았다.
개봉시에 화제가 되었었지만, 볼 기회를 놓쳤던 영화이다.
『jsa』는 잘 만든 영화였다. 송강호나 한류붐으로 인기 절정인 이병헌 등이 출연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이 대립하는 38도선에 있는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을 무대로 한 영화이다.
서두에서 사건이 일어나, 주인공인 여성장교(이영애)가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소환되는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는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의뢰로 수사를 시작하지만,
남과 북의 증언이 어긋나는 것에 의문을 느낀다. 과연 진실은?
처음에 사건이 있고, 각 증언에 의해 엎치락 뒤치락 해가는 『라쇼몽』(1950)이나 『커리지 언더 파이어』(1996)식 구성의 영화이다. 정치 서스펜스라고 선전되었지만,
정치적인 어려운 영화는 결코 아니다. 남북 병사들의 우정을 그린 쾌작이다.
남과 북, 본의 아니게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비애를 유머를 섞어 깔끔한 터치로 그린 청춘영화이다.
길을 잃고 동료들과 떨어진 한국병사 이병헌이 잘못해서 지뢰를 밟아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을, 북한 병사인 송강호가 살려주어 거기서부터 병사들의 우정이 싹튼다.
정말 좋은 영화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대히트했다.
그러나 뭔가가 부족하다! 왠지 『올드 보이』와는 다르다!
이 위화감은 어디서 온 것인가?
다음으로 복수 3부작중 첫번째 작품으로 불리는 『복수는 나의 것』(2002)을 보러 갔다.
참고로 『올드 보이』는 복수 3부작중 두번째 작품인 모양. 한마디로 말하면 쓰라린 영화였다!
『올드 보이』도 쓰라린 영화였지만,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인터넷에서는 「『올드 보이』가 애들 장난으로 보인다」고도 소개되어 있다.
그러므로 만인에게 권할 수는 없다.
이렇게도 쓰라린 영화는 흔치 않다.
타란티노가 그리는 순수한 폭력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폭력으로 치닫는 광기! 미칠 듯한 폭력의 성! 혐오감을 동반한 도취! 슬프기까지 한 고통! 을 냉철하게 그린다.
그야말로 복수의 고통! 그리고 복수가 복수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슬픔의 연쇄, 끝없는 연쇄. 실로 쓰라린, 슬픈 영화이다.
표현면에서는 이마무라 쇼헤이, 쿠로사와 키요시에 가깝나?
「복수의 영화」라기보다, 「영화의 복수」같은 느낌이 든다.
이 영화, 한국에서는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을 얻었으나 흥행면에서는 실패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 보면 이 영화가 『올드 보이』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냉정히 생각하면 대히트한 『jsa』는 프로듀서색이 강한 상업영화였는지도 모른다.
『jsa』와 이 『복수는~』이 있었기에 저 『올드 보이』가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메이저와 매니악의 멋진 융합. 이 의욕작의 단계를 거쳤기에, 박 감독은 『올드 보이』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작년 말부터 머리 속에 『올드 보이』로 가득! 박감독으로 가득! 어떻해서든 만나고 싶다! 이야기가 하고 싶다!
그러다 한국 서울에서 『메탈기어솔리드 3』의 발매 이벤트를
한다는 기획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냈다.
「이거 좋은 기회다!」싶어 박감독에게 연락을 취해,
「꼭 만나고 싶다!」고 러브 콜을 보냈다.
다행이도 「만나도 좋다」는 답을 얻어, 첫 방한을 결의했다.
2월의 극한의 시기(영하 16도!!), 한국의 "메탈기어솔리드"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내 맘 속에서는 박감독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동기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복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를 구정 연휴도 없이 촬영중이라는 것.
서울에서 차로 300킬로? 고속도로를 폭주해 3시간?
이벤트의 빈 시간을 이용해 옥천에 있는 촬영현장에 이르렀다.
박감독은 촬영현장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둘다 식사에는 별로 손대지 않고, 3시간 정도 영화 이야기만 했다.
너무나도 진한 영화 이야기로 통역이 따라오지 못하게 됐을 정도. 『서스페리아 part 2』(1975)의 한국판 타이틀을 몰라 유명한 자장가를 내가 부르자 바로 따라 부르며 미국 제목인 「deep red!」를 말하는 박 감독.
그 곡에 반응할 줄은! 쿠로사와, 히치콕, 드 팔머에서 알젠트까지... 역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보고 있는 남자」.
박감독은 영화의 하드한 내용으로부터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웃는 얼굴이 어울리는 나이스 가이였다.
너무나도 즐거운 한 때였다.
우연이지만 박감독은 1963년 8월 23일생, 내가 1963년 8월 24일생이므로 딱 하루 연상이 된다.
얼마나 기막힌 운명인가!
한국은 유교의 나라라 고령자를 존경하는 관습이 있다.
그런 배경도 있어선지 박 감독은 「내가 형」이라며 웃는 얼굴로 답해주었다.
참고로 『올드 보이』의 주연 최민식도 1963년생. 『21그램』의 알렉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도 1963년생.
모두 1963년생. 모두 40이 넘은 아저씨.
박감독도 나도 세간에선 「중년남 (올드맨)」이다.
그러나 제작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는 쇠퇴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들은 아직 소년의 혼을 지닌 아저씨 「올드 보이」이고 싶다.
『메탈기어솔리드 3』도 1960년대생 40대 크리에이터(음악의 해리씨가 1961년, 오프닝 타이틀의 카일씨가 1962년, 군사 어드바이저인 모
리씨가 1964년생)들이 모여 제작했다.
어느 업계나 아저씨들은 건재하다.
헤어질 때 박감독과 굳은 악수룰 했다.
그때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코지마씨하고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어릴 적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박감독은 나에게 있어서 오랜 친구(올드 보이)이다.
|
첫댓글 엉엉, 마이러브 스네이크 솔리드의 아버지 코지마 씨!! ㅠㅠ 박찬욱감독님 팬이란건 알고있었지만 글을 직접보니 더 기쁘네요. 두분다 좋은 명작들 만들어주시길.... 그런데 박감독님 차기작은 왜 안나오나요. 지금 제작중이신가... 메탈기어4는 노인이 된 스네이크 보고 마음이 시원섭섭합디다..=_=
박쥐? 인가.. 하는중으로 알고있어요...
박찬욱 조아...
올드보이칼럼은....오래 전에 올라왔던거네요....오래됐으니 또봐도 좋겠지만...
올드보이 칼럼은 못본분들 참고하시라고 보너스로 올려놓은거구요. 위에거는 제가 번역한거에요. 이거 풀버전으로 번역했는데 다른분들은 관심없을거같아서 박찬욱 부분만 갸져온겁니다.
아...그리고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감사댓글이 늦었네요..죄송.ㅎㅎ
명작 영화에는 두종류가 있조..때가되면 기억이나 보고싶어지는 영화와 너무 격렬해 한번 본 후 에너지를 모두 소비해 더이상 보고싶지 않는 영화,,,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후자...
전 요즘도 올드보이 봅니다. 지금까지 본 횟수로만 100번도 넘게 본듯.. 한 영화를 이렇게 많이 본적은 처음이구요. 아마 앞으로도 없을듯..ㅎㅎ 진짜 영화적인면에서는 너무나 완벽하고 재미있고, 배우고 싶을 정도의 작품성임.
복수는 나의 것은 진정한 후자죠...ㅋㅋ
전 한번보고 너무 충격을 먹은 영화라 아직까지도 한 장면장면이 생생히 기억이 나는군요,,2000년도 이후 한국영화의 넘버 원 영화
전 두번인가 봤는데..... 그래도 계속 보고싶어요 ㅋㅋㅋ마루님이 말씀하신 전자의 영화중에 저는 이와이슌지 감독의 하나와 앨리스... 처음에 영화를 봤을땐 전혀 못느꼈는데, 영화를 보고 난후에 시간이 흐를수록 가끔씩 영상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소녀같고, 깨끗한 감동으로 밀려오는 영화.......
^^훈훈한 글이군요
올드보이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인데..제주위사람들은..근친때문인지..참찜찜해 하드라고요~ㅎㅎ
그닥... 왠 동네 부랑아가 자뻑이 좀 심한듯... 지가 먼저 가서 이것저것 하며 기다리고 있던 주제에 뭔 박찬욱 감독이 기다리는 행주대교 ㅎㅎ
코지마 히데오는 게임의 ㄱ자도 모르는 저도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인데...동네 부랑아라니요-.-;;
메탈기어솔리드4 한글화 하지 않는다는 말에 팬들이 이렇게 말했죠. '박찬욱감독과 친분이 있으니 한글화 좀 해달라고..ㅋㅋ' '박찬욱형님이 코지마동생에게 한글화해! 임마~~이러면 코지마가 예, 하겠습니다. 형님~~'이럴거라고 ㅋㅋ진짜 이번 메탈기어솔리드4 정말 잼있던데, 한글화 안된게 제일 흠임. 어떻게 동영상이벤트 9시간 넘는것을 한글화자막도 없이 번역집보면서 하냐고!! 반지의 제왕 전시리즈를 번역책보면서 한꼴아닌가..ㅋㅋ앞으로 이런 게임이 10년안에 나올까 하는게 저의 생각. 이번 7월초에 내한했는데, 박찬욱감독과 만나지는 않았던 모양이던데, 개인적으로 의외였음.
한국에서 게임발매는 돈이 되지 않으니까요ㅠㅠㅠ(온라인게임제외) 오히려 불법 다운로드로 적자 예상이라. 그러니 한글화도 잘 안하는것 같더라구요. 바하나 사힐같은거 다 영어로 플레이;
근데 무려 뒤에는 숫자가 나와야 돼요. 일본과는 문법이 다르죠. '무려 30억이 넘는다고합니다' 이렇게 숫자를 강조할 때 쓰입니다^^ 그나저나 메탈기어 솔리드 진짜 유명한거 아닌가. 올드보이도 정말 좋았는데. 두 분다 대작 만드시길..
아 그렇군요. 제 느낌대로 번역하다보니 좀 어색하고 이상한 문법들이 보일겁니다. ㅎㅎ
박찬욱이나 저일본 감독이나 둘다 세기의 천재감독인건 맞는것같네요.. 두 천재감독이 만났으니 통역을 옆에끼고 얼마나 할얘기가 많을까요.....
메탈기어 라는 게임을 msx 시절부터 좋아했습니다만. 코지마의 히데오의 왕자병은 좀 짜증스럽네요. 자길 "감독" 으로 불러달라고 했다지만 메탈기어의 게임외적인 영상이나 연출은 헐리웃 키드마냥 대놓고 차용한게 한두개가 아닌데요. 북미에서도 메탈기어는 B급 장르의 인기 액션게임일 뿐이지 그걸 만든 코지마를 가지고 천재운운하는건 일본하고 한국밖에 못봤습니다.
그냥 일본 인기 게임프로듀서일뿐한 사람이 박찬욱 감독을 언급했다는 자체가 뭐가 그리 대단한 황송인냥 이슈화 되는게 너무나 어이없을 따름입니다. (- 박찬욱감독과 동급으로 놓고 이야기하는 댓글들도 너무나 황당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굴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