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에 경희궁 회상전 자리에 들어선 경성중학교 풀장에 관한 몇 가지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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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일보』 1932년 6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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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교의 조선(文敎の朝鮮)』 1932년 8월호
지난 상반기에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된 엽서자료들에 대한 해제작업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지금의 경희궁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경성중학교(京城中學校, 서대문정 2정목 2번지) 관련 기념엽서들 가운데 '경성중학교 풀장'의 모습을 담은 엽서도 한 장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렇잖아도 일제시기 경희궁의 문화재수난사에 대해서는 늘 관심이 많았던지라 이러한 흔적을 예사로이 넘겨버리기가 어려워서 다시 관련자료를 뒤져보았더니 여러 개의 신문기사들이 발견된다. 다만, 이러한 자료의 출처는 아무래도 이 학교가 일본인학교이다 보니 우리말 신문 쪽에는 관련기사가 거의 없고, 대부분은 『경성일보』 라든가 『조선신문』 이라든가 하는 일본어 신문에만 잔뜩 수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이 풀장(수영장)이 준공 개장된 것은 1932년 6월 11일이었던 모양이다. 이보다 앞서 1931년에 용산중학교에 풀장이 완공되었다는 기사도 있었고, 또한 경성운동장(경성그라운드, 옛 서울운동장)에 풀장이 만들어진 것이 1934년이었으니 이 무렵에 서울지역에 풀장 조성이 붐을 이뤘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경성중학교의 풀장이 만들어진 자리가 바로 옛 경희궁 회상전(會祥殿)이 있던 자리였다는 기록도 눈에 띈다. (이 자료의 출처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를 봐서 따로 공개할 작정이다.)
회상전은 일제강점기 이후 경성거류민단립 남대문공립소학교와 종로공립소학교 교사가 건립중일 때 임시가교실로 사용된 바 있고, 1911년 4월부터 1921년 3월까지는 경성중학교 부설 임시소학교교원양성소의 교실 또는 기숙사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1928년 5월 일본인 사찰인 조계사(지금의 동국대학교 자리)에 매각되어 이 절의 고리(庫裏)로 사용되다가 1936년에 화재로 소실되어 완전히 그 존재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러한 내력을 지닌 유서깊은 건물터는 1932년이 이르러 느닷없이 수영장(풀장)이 들어서게 되었고, 그나마도 이 자리는 다시 일제패망기에 이르러 1944년초부터 '경성중앙전신국'의 피폭에 대비한 '지하전신국'을 구축하기 위한 방공호 구축공사가 진행되면서 다시 이 구역은 완전히 훼손되는 과정이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니까 수영장(풀장) 역시 10여년의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방공호 구축을 위해 다시 철거된 것이 아닌가 짐작이 된다.
(정리 : 이순우, 2020.10.17, http://cafe.daum.net/distorted)
첫댓글 그러고보니 방공호는 아직도 폐쇄된 상태인가요? 활용 안할거면 철거하고 침전 영역 복원하면 좋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