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天冠山)은 호남 5대 명산의 하나로 호남 정맥중 사자산 지류의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연대봉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다도해가 보이고 산마루에는 우뚝 우뚝
기암괴석이 장관이며 억세풀이 산 기슭을 뒤덮어 가을에 더욱 좋은 산이다.
순천-> 목포간 국도를 가며는 장흥이 나오고 5분쯤 지나 관산<-> 영암간 23번 지
방도로 빠져 나온다. 관산쪽으로 30여분 가니 천관산이다.
관산읍 연지리(부락)-> 문학공원-> 문탑-> 포봉-> 거북바위-> 정상:연대봉->
환희대-> 구정봉-> 금강굴-> 장천재-> 관광농원-> 방촌마을 종주 산행를 택한다.
10월 19일 일요일은 "제10회 도립 공원 장흥 천관산 억새제" 날이다.
10시 50분 연지리 마을 주차장에 닿자 (공무원)행사자 호르라기 소리로 바쁘다. 집집
마다 익은감이 주렁주렁 열여있고 담장에는 맨드라미, 과꽃,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문학공원을 거쳐 탑산사에 오르는길은 시멘트 포장길로 가파르다. 승용차로도 오를수
있는 길이지만 돌탑들이 보기좋게 쌓여있고 나무들이 우거져서 걸어 오르기에도 좋은
길이다. 사찰 입구에서는 '천관산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공짜 커피를 주고 있었다.
자운은 연대봉쪽으로 오른다. 때죽나무, 노각나무, 곰소나무, 사스레피나무가 많은 산
이다. 산에서는 맑은 산소를 얻고 채내의 노폐물을 땀으로 흘러 보내서 좋다. 나무숲
사이에서는 명상의 시간이 있다. 눈을 감고 바른 자세를 취하는 명상도 있지만 돌을
밟고 흙길을 오르며 무념 무상의 시간도 명상이다. 빨갛게 익은 냉감, 잎이 바랜 도토
리나무, 무성한 풀, 돌과 같이 천년을 살아온 이끼들를 보며 마음의 순수를 찿는 겄이다.
12시 정각 포봉(浦峯)에 오른다. 큰바위가 비탈에 붙어 터를잡고 석봉이 그위에 세
덩어리가 붙어 있는데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고 작은 갈대 숲을 이루고 있다. 옛날
에는 金蟹(금해:붉은게)가 그 밑에서 살고 있었다 한다.
12시 20분 불영봉(佛影峯)에 오른다. 여기서 연대봉까지는 1.2km 가 남아 있다.
큰 바위들이 무더기로 쌓여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겄이다. 바위와 어우러진 주변 경관
은 영묘하고 기이하여 구름과 말을 건내고 싶은 충동이다. 사방이 트인 능선은 소의
등줄기처럼 완만하게 산정으로 뻗어나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길은 그냥 억새풀로 이루어져 있고 사이 사이로 구절초, 개쑥
부쟁이 야생 국화가 피어있는 능선의 길이다. 깃발바위, 북바위등 기괴한 바위들이
산허리에 나와 있고, 멀리 남쪽 바다는 수많은 섬들을 옹기 종기 깔아 놓고 푸른 하늘
과 푸른 물빛이 맞닿아 있다.
마음의 여유를 잃었거나 누구를 아직 미워한 사람이 있다면 여기로 오세요! 사랑하는
있는 사람이 있으면 여기 산마루에 같이 오세요!
12시 55분 연대봉(723m) 이다.
남도 조망봉이라고 해도 될겄같다. 회진포구 우측으로 강진, 완도가 보인다. 좌측으로
고흥이 있고 팔영산이 멀리 있다. 바로 앞이 득량만이고 자운의 탯줄이 묻어진 고향
마을이 아득하게 보인다. 부모님 산소에서 바라본 바다 건너 오목한 산이 여기 천관
산인것을 몰랐었다. 연대봉에서 환희대 까지는 억새밭 지대이다.
제단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사물놀이가 올라와 있다. 삼려산악회 회원과 점심시간은
이번 추석에 담았다는 게장으로 밥맛을 돋구운다. 매실주 한잔.~ 억새 미인 대회에
나가겠다는 60세 아줌마의 발그작작한 얼굴은 함박이다.
땅을 온통 억새풀이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산야에 흩어져 바람이 스칠 때마다
하느작 하느작 일렁이는 은빛 물결은 경이롭다.
억새 이랑 사이를 자운은 혼자서 길을 가고 있다.
달포형, 호수동생 그리고 아랑은 무었을 하고 있을까? 서산에 내려간다고 했고 호
수는 북한산에 간다고 했다. 아랑은 집에서 일본 구로이(상)이 온다고 준비중이다.
(On-line)한백산악회는 둘째, 넷째 일요일에 정기산행을 한다. 시간나는 회원끼리는
인터넷 산방에서 번개 산행을 알리고 언제나 가고싶은 산행을 한다. 회원은 600여
명이다. 그리고 자운은 여수에 있을때면 (Off-line)삼려산악회 회원으로 산에 간다.
달포는 사무실에 토목 기사가 2명이 있는데 아랑의 자격증을 월130 만원이나 주고
임대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랑이 미인이고 혼자 살고 있다는 겄을 알고 있다.
달포와 아랑의 관계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가 궁금하다. 오늘 달포와 아랑이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정사(intimacy)를 이미 갖은 관계인지도 모른다.
자운은 산에 오르면서도 아랑이 생각으로 가득했다. 저기가 내가 살던 고향이라고
알려주고, 억세숲에서는 구절초 꽃송이를 모아 주고 싶었다.
들꽃처럼 나는 욕심없이 살지만 그리움이 많아서 한이 깊은 여자
서리 걷힌 아침나절 풀밭에 서면 가사장삼 입은 비구니의 행렬
그 틈에 끼어든 나는 구절초. 다사로운 오늘 볕은 성자의 미소
유안진 '구절초'의 時이다.
환희대 쪽으로 가니 광주 시호크 클텁회원들의 헹글라이딩 레포츠가 한창이다.
"일주일 이상 교육이면 누구나 할수 있지요. 강한 바람은 오히려 장애물 입니다.
쩌그를 못 넘으면 무자게 (바람에)뚜드러 맞을겁니다." 산자락에 헹글라이더들이
오르락 내리락 산행객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歡喜臺에서 바라본 서쪽 능선은 산아래로 겹겹이다. 가히 하늘의 갓이라는 天冠
이라는 산이름이 제격이다. 기암괴석이 그런 겄이다. 실루엣으로 비쳐드는 능선
위로 이제 시작한 울긋 불긋한 단풍이 곱게 비처 든다.
천관산은 지제산 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신라 김유신 장군이 소년 시절에 사랑
하는 천관녀가 숨어 살았던 산이라 한다. 불서에는 '천관 보살이 사는 산'으로
기록하고 있다. 바로 아래로는 천주봉이다. 금관봉(金冠峯)은 하늘을 지키는 듯이
서있고 계속하여 금강굴이 나온다. 샘물은 마실수 없었다.
마산 넝쿨산악회 30대 막내(女)회원은 머리를 양갈래로 다소곳하게 따고 있었다.
매주마다 산에 가는 산사람이다. 산벗나무, 오리나무, 시누대가 많은 산자락에서
부터 산동무로 내려 오고 있으며 또다른 (男)회원과 이야기 길을 이루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린 강원도 산골의 아침.
" 이장입니다. ~ 눈이 겁나게 많이 왔습니다. ~ 치와야 겠습니다. ~ "
눈이 더많이 내린 다음날 아침.
" 이장입니다. ~ 어제눈은 좆도 아닙니다. ~ 빨리 치와야 겠습니다. ~ "
막내 회원은 주차장에서 빨갛게 익은 능금 한개를 주고 갔었다.
아름드리 600년 소나무가 있는 장천교에 내려오니 3시30분이다. 4시간40분 산행
이었다. 방촌마을 장흥 위성탁 (옛)가옥까지는 억새 축제로 법석이다. 강원도 찰옥
수수, 오뎅, 핫바, 품바 엿장수, 막걸리, 부침 안주 장사가 에드멀룬속에 성황이다.
장흥에서는 장흥 위씨가 권세였다. 이산 기슭에서 태어난 조선조 후기 지제지(地
提誌)를 쓴 실학자 위백규가 이고을 사람이고, 요즘 유명세를 날리는 골프선수 위
성미가 여기 출신이다.
주위로 헹글라이더가 하나, 둘 안착 한다. 뛰는놈 위에 나는놈 있다더니 자운과 환
희봉 쪽에서 이야기 했던 헹글라이더이다. 바람따라 만나고 또 만나는 인간사이다.
"이리오십시오~ 막걸리나 한잔 합시다~ .
개인적인 관계를 산행후기에 삽입시킨다는건 제 입장에선 어떤 의도로 그러시는지 이해가 어렵군요... 가능하다면 산행하면서 느낀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후기를 장식해 주셨음 하는 바램으로 감히 몇자 적어 봅니다... 그럼 늘 건강+ 해피함으로 행복 만땅되십시요... 토네이도 옆지기...
첫댓글 주인공 이름: 여수-> 자운으로 바꿈. Have a good time! ~~
말로만 듣던 장흥 천관산, 그곳의 산세때문에 걸쭉한 인물이 많이 나온다는 곳이죠? 저도 잘아는 위모씨가 그곳 출신이라 잘알지요. 한번쯤 가보고 싶은 산이었는데 여수님의 산행후기로 나마 즐거운 산행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금요일 정모에서 한잔술에 취하고 일산에서 짱이님과 3차, 새벽2시에 귀가, 4시에 기상하여 금산의 대둔산 단풍에 취하고, 산행후 영종도에 가서 산낙지와 낙지뽁음에 취하고 일요일에는 북한산에 재진이와 함께 절정인 북한산 단풍에 취하고...길고도 짧은 주말연휴를 보냈답니다. 이번주 도락산에서 뵐수 있기를~~``
우~~와!! 모두들 어찌그리도 바쁘게 사시는지~나원참! 개구짱이는 몬(?)따라 하겠습니다.조은님은 여자철인이구 호수님은 남자철인 이네요.여수형님의 천관산후기 잘읽었는데요 항상 궁금하네여.나오는 배우들과의 관계가..ㅋㅋ
닉이 자운으로 개명 추카합니다 도락산에서 만나요,,
감사! 산낙지중에 "세발낙지"라고 펄에서나온 아주작은 낙지가 맛있는제철입니다. 호수님:무자게 바쁘셔~. 딱부리님:닉은여수고 산행기 주인공 이름만 자운으로~. 개구짱이: 동생~ 배우관계는 쐬주한잔 들어가야 나온디~~
길고긴 산행후기글 잘읽고 억새가 하늘거리고 구절초가 많은 천관산은 가을산이군요 ㅎㅎ저도 언제 한번시간내서 다녀와야겠네요...짱이님 말대로 호수님과 조은님은 철인 ...글구 넘 샘나게 잼나게 사시네요? ~~~~ 질투에 화신ㅋㅋㅋㅋ
그럼 쇠주 한잔 하는날을 잡아야쥐요~~하여튼 여수형님은 한백에서 작가가 되셨습니다.축하합니다.*^^*
지금이 세발낙지 먹을때 인가요 ? 옆지기와 남도기행 떠나려 하는데 목포 세발 낙지 먼저 가자해야 것내요 . 정말 모두 넘 잼나게 사시내요 . 부러버라 시인 여수님 철인 호수님과 철녀 조은님 체력이 . . .
좋은글 감사합니다... 근디요 ^^* ... 여수님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로 착각하시는것 아닌가요? ... 글을 재미있게 묘사하려고 주인공들을 삽입시키드라도... 성인인 만큼 상대방 입장도 있고... 너무 노골적?인 표현은 좀 그렇네요... 달포님과 아량님 관계라든가...(아래)
개인적인 관계를 산행후기에 삽입시킨다는건 제 입장에선 어떤 의도로 그러시는지 이해가 어렵군요... 가능하다면 산행하면서 느낀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후기를 장식해 주셨음 하는 바램으로 감히 몇자 적어 봅니다... 그럼 늘 건강+ 해피함으로 행복 만땅되십시요... 토네이도 옆지기...
여수님의 후기는 픽션과 논픽션을 혼합하여 산행후기를 쓴 것으로 실화를 가미한 소설쯤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아랑이는 실존인물이 아니고 여수님의 소설속에등장하는 여주인공으로 이해해 주시면 될것 같네요. 산방의 인터넷 산행소설로~~~~~~~~~~~ 매주 연재되는 소설로서 이해해 주시길~~~~~~~
하하하 드뎌 토네이도 옆지기님도 혼란속에 빠지셨군요.내용을 글로 이해하시는게 편할듯 싶네여.저도 쬐금은 혼랑스러웠는데..ㅎㅎ암튼 재미있네요.날씨가 추워졌네요.우리모두 감기조심합시다.아랑이랑 소주 한잔 했으면 좋겠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