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9 (월) 2면 - 장현정 기자 |
◇지난 6일 춘천교대 석우홀에서 열린 2020 강원교육 국제심포지엄이 '모두를 위한 교육, 삶을 위한 수업으로 말하다'를 주제로 민병희 교육감,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이환기 춘천교대 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남덕기자 |
인공지능(AI)의 도입을 통한 학생 개개인 맞춤형 교육이 코로나19 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교육 불균형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지난 6일 춘천교대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 삶을 위한 수업으로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2020 강원교육 국제심포지엄'에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디지털 환경이 좋은 강원도의 의지만 있다면 개인별 맞춤형 학습 지원이 가능한 AI교육 플랫폼 개발과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주제발표에는 오연호 작가, 안데르스 슐츠 덴마크 뤼센스텐 귐나시움 고교 교사, 헬레 호우키에르 덴마크 크로고르스콜렌 초중등학교 교사, 황정회 원주 섬강초교 교사, 염혜현 삼척교육지원청 장학사 등이 참여했다. 남수경 강원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도 이어졌다. 강원도교육청과 강원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춘천교대가 후원한 이날 행사의 개회식에서 민병희 교육감은 “이 심포지엄은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고 강원교육의 뒷날을 그려보는 자리인만큼 지혜를 많이 나눠주고 얻어 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은 “수업혁신을 실천하는 행복한 덴마크 교육을 체험한 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국내외 석학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교육 패러다임이 강원도에서 먼저 실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환기 춘천교대 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강원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교육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심포지엄은 현장 심포지엄과 온라인 실시간 중계 채널이 동시에 운영됐다. 7일에는춘천교대 석우관에서 실시간 중계채널 등을 활용해 초등연구회 5팀, 중등연구회 5팀이 참여한 강원수업나눔한마당이 진행됐다. 장현정기자 hyun@ |
[2020 강원교육 국제심포지엄]“인공지능 활용한 교육시스템 구축 시급”
[기조강연]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2020 강원교육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6일 춘천교대 석우홀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 삶을 위한 수업으로 말하다'라는 주제로 민병희 교육감,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이환기 춘천교대 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남덕기자 |
한국 학교 디지털 기기 활용도 OECD 최하위권 코로나19 속 온라인 개학 디지털 교육 확산 기회 ◇미래시대의 교육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교육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우리나라는 특히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로 더욱 심각한 교육환경에 직면하고 있어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는 'SMILE'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스마일의 핵심은 I(Inquirybased·탐구형)로 질문 기반의 학습시스템을 뜻한다. 미래사회에서는 답을 기억하는 것보다 지식을 키우고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교육이 답을 맞히는 교육이 아니라 질문을 할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 2018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 따르면 한국 학교에서의 디지털 기기 활용도는 37개국에서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기기를 사용하면 학습자 데이터가 쌓일 수 있지만 디지털 기기를 쓰지 않으면 선생님들이 기록하는 생활기록부만 남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은 역설적으로 보편적인 디지털 교육의 출발이자 확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기반이 되는 것이 기기와 와이파이인데 강원도는 디지털 환경이 좋다고 알고 있다. 강원도에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이런 변화를 빨리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AI 기본소양을 함양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AI 전문가를 양성해 AI를 활용한 교육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기계가 일부 업무를 대체하고 선생님들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선생님은 슈퍼맨보다 아이언맨이 돼야 한다. 선생님들에게 자비스 같은 AI 비서가 있다면 다양한 평가 교육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미래교육 혁신은 큰 틀에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대입제도 개선 등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2020 강원교육 국제심포지엄]“삶을 위한 수업 교사·부모 역할 중요…미래 교육에 대한 준비 교육계 화두” [토론] |
박시현 아이들 다양성 인정…선택할 수 있는 문 여러 개 만들고 열어주길 민천홍 덴마크 교육의 가치 우리도 존재…문화적 차이로 다르게 구현 강경희 한국 교육 역시 삶의 본질에 충실한 인간 길러 내는 것이 목표 김현정 향후 과제로 꼽힌 'AI 활용 학생지원시스템' 눈여겨볼 만해 ◇박시현 춘천여고 2학년(삶을 위한 수업)=학생의 입장에서 '삶을 위한 수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첫째는 삶에서 배려와 협력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학생들 간 경쟁은 피할 수는 없지만 경쟁 속에서도 서로 아름다운 협력을 할 수 있는 수업 내용이 적용돼야 한다. 둘째는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을 만들고 열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삶을 위한 수업의 주체가 학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학생들이 수업을 위해 생각한 아이디어가 조금 부족할지라도 선생님과 소통하며 적용될 수 있는 수업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부모님들은 학생들의 생각을 인정하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배움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민천홍 남산초교 교사(삶을 위한 교육, 어떻게 정의하고 만들어 갈 것인가?)='위대한 평민을 기르는 교육'이라는 덴마크 교육의 가치는 강원도교육청이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교육'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 오연호 작가가 주제발표 글에서 언급한 덴마크 교사들의 수업철학 11가지 중 상당수가 행복 더하기 학교와 학교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교육적 가치다. 즉, 덴마크 교육에서 행해지는 것들이 우리 교육에서 없는 것들이 아니라 우리 교육에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존재하는 맥락과 공유되는 방식이 한국과 덴마크라는 사회의 제도 및 문화적인 차이 위에서 다르게 구현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쪽 교육에 대해 경이로움을 넘어 상호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것을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강경희 삼척여고 교사(삶의 본질, 교육의 본질)=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육이란 교사가 가진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한 '인간'을 성장하도록 이끌어 가는 일이다. 단순한 교과 내용의 전달이 아닌 삶과 세상에 대한 교사의 깨달음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나눔 활동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등 기술 발달이 가져오는 시대의 변화, 코로나19 사태가 유발한 예측할 수 없는 질병이나 재앙 등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 등에 대처하는 미래교육에 대한 준비 또한 현재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다. 덴마크의 '역량 및 능력을 강조하는' 교육은 우리의 교육목표와 절대 다르지 않다. 우리의 교육 역시 삶의 본질에 충실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고 있다. ◇김현정 한국학부모학회 병설 원주학부모연구소장(저출산 시대의 모두를 위한 교육)=우리는 공교육이 학교라는 영역의 개념이 아닌 어느 곳, 어느 때라도 공교육의 정신이 작동하게 하는 상황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상황 역시 그렇다. 한국 사회 여러 부문이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궁리하고 모색했다. 학교가 부분적으로 열리면서 현재 학교의 역할이 충실하게 드러났다. 학교는 '올림피아드'였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가 이뤄지니 팬데믹 시대 교육불평등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었다. 무엇보다 이 기간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아이가 점수를 통해 실패 경험을 누적했는지, 그로 인해 '놓쳐졌는지'를 생각해 본다. 이런 면에서 정제영 교수의 '미래시대의 교육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에서 밝힌 AI를 활용한 학생지원시스템은 눈여겨볼 만하다. ◇남수경 강원대 교수(좌장)=OECD가 실시하는 각국 학생들의 교육수준 평가를 위한 시험인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최근 시험 결과를 보면 유럽의 에스토니아의 결과가 가장 흥미로웠다. 에스토니아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높은 점수를 보여줬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순위가 높은 나라들의 대부분이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점수가 높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그만큼 굉장한 스트레스를 준다. 덴마크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다. 발표자들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협력, 공동체가 화두다. 오늘 모두 함께 미래교육의 교육과정을 구성해 강원교육을 만들어 간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장현정·권순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