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회 회원 여러분들,
힘든 시절에 안녕하십니까?
정말로 금년은 국내외로, 특히 국내에서는 더욱 소란스러웠던 한해이었지만 낙엽지고 찬바람 한번 휙 불면 또 한해가 지나가고 새해를 맞겠지요. 그래도 금년 일 년 동안 우리 수석회 회원들은 모두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보고, 학생을 교육 시키며, 학문적인 연구 및 여러 학회에서 발표하고, 사회 봉사활동과 여러 곳의 여행과 사진 촬영 등 취미생활을 하며 뜻있게 보내었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풍부한 경험과 소재들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의사의 시각으로, 다른 한 편으로는 수필가의 시각으로 바쁜 생활 중에도 짬짬이 틈을 내어 가슴에 와 닿는 주옥같은 수필들은 모아서 제52권《멋있는 의사들》을 내게 되어 감개가 무량합니다.
몇 년 전 우연히 흑석동 중앙대 병원 옆 헌책가게에 들렀더니 눈에 띄는 책 한권이 있어 샀습니다. 《13인의 합창》으로 1983년에 출판된 수석회 제18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34년 전 일이지요. 지금 그 때 회원 13분 중 몇 분 만이 생존해 계시지만 그 분들의 쓰신 글들은 아직 제가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각각 파트가 있는 13인의 합창이 아니라 18인의 솔로라 해야겠지요.
제가 대학에 있었을 때 내과 강의를 처음 듣는 학생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희들이 의사 생활을 길게 하려면 최소한 두 가지의 취미활동은 하여야 한다. 즉 활동적인 옥외 취미로 등산, 여행, 낚시, 스포츠 활동 등이나 바깥에 나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옥내 취미로 독서, 음악연주나 감상, 아니면 글쓰기 등을 겸비하여야 진료실, 병실, 수술장 등에서 환자를 보며 쌓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글 쓰는 의사들의 시집 발간, 또 발표하는 수필이나 출간하는 수필집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50년 이상 연연히 역사를 길게 이어 오는 수필 모임은 별로 없지요. 이번 수석회 제52권《멋있는 의사들》을 받아 보시는 분들은 책에 실린 의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에 한번 쯤 귀를 기울려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입니다.
2017년 11월에
제가 회장으로 있는 의사 수필모임에서 수필집이 나왔습니다.
우선 머릿말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