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마가 취소가 되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그 날이 다가오니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차비탈님은 풀코스를 뛰고,
누구는 자전거를 타고,
누구는 수영을 하고..
그렇게 특별한 그 날을 각자가 의미있게 보내는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제는 지쳤다.
동마날에는 나에게도 의미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띠리리리링"
"형님 어쩐일이세요?"
"우리 창원에 옻닭 먹으러가자"
옻닭먹으러가자는 제안에 솔깃하였으나,
나는 좀 더 풍성한 먹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좀 더 좋은 코스가 있는데.."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그 분이 떡밥을 물었다.
"콜~!"
"근데 좀 멉니다"
"응?"
한 번 미끼를 물었을 때 노련하게 끝까지 낚아올려야 한다.
그렇게 급조된 "먹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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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날 셋이서 멀리멀리 떠났다.
먼 줄은 알았지만,
은근히 많이 미안했다.
너무 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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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날 1차
예전에 추억으로 다시 찾았던 영금정 포차단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6B1405E797B0C0A)
전복소라를 시키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97B405E797B0D0A)
도루묵구이도 시켰다..
아... 그런데 가격이 너무 창렬하고,
주변에 관광객이 너무 북적인다.
말소리도 잘 안들려..
어서 빨리 2차 자리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예정에도 없던 비는 억수로 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CB5405E797B0D08)
그렇게 찾은 2차자리.
우연찮게 들어간 무한리필 소고기 집이었다.
여기에서 무한리필은 하지 않고,
따로 한 판을 시켰다.
살짝 감동
적당한 고요함과 풍성한 고기맛에 술을 계속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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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C6FF405E797B0E03)
큰 형님은 여사장님과 담소를 주고 받으신다.
담소는 참으로 길다.
이럴때마다 큰 형님을 참으로 존경해마지 않는다.
나는 1분만하면 레퍼토리가 떨어지는데,
마치 단골집 사장님과 대화하듯이 자연스럽다.
그래.. 이 분은 능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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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치열했던 술자리에...
아.. 그렇구나..
숙소에서도 3차를 했어가지고,
다들 기억을 잃고 쓰러졌지..
이튿날 아침
해장하러 나섰다.
원래 잘 다니던 속초의 물곰탕집이 있긴 했는데,
오늘 방문한 이곳은 아침 물곰탕 메뉴를 위해서
현지 택시기사분에게 따로 알아놓은 곳이다.
다른 집은 비싸서 물곰이 아닌 물메기를 쓴다고 하고,
내가 잘 다녔던 그 집 마저도 '냉동' 물메기를 쓴단다.
아.. 속았다.
역시.. 믿을 놈 없구나..
이 집이 생 물곰을 사용하는
그리고 속초에서 오리지널로 인정받는 곳이란다.
택시기사에게 사전정보를 입수하고,
예전 그 물곰탕집을 외면하고 여기에 온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17B1405E797B0F3F)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3E53E5E797B100B)
캬..
맛나다.
보통은 지리로 물곰탕을 먹는데, 여기는 곰치탕 (김치를 넣은) 을 추천한다.
아침에 해장으로는 정말 최고인 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A163E5E797B110B)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커피라도 한 잔 해야겠다 싶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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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E30A3E5E797B1202)
어차피 커피 마시러 가는 길
우리는 심박수 올리며 힘차게 페달을 돌리는..
그런 짓 안한다.
게다가 술도 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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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이 형님들.
술이 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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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가진 물회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속풀이 식사를 한 번 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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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를 먹고나니
그제서야 이제 술이 좀 깬다는 작은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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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햐아....
이런 경치를 보며 물회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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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물회에 말아먹을 소면도 따로 엄청 많이 주신다.
계획 변경이다.
이걸 점심으로 하기로 한다.
밥까지 추가로 시켜서 밥도 말아드심..
알고보니 공기밥도 서비스였네..
인심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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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도무지 안꺼진다.
커피 마시러 다시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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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 대왕이 말이야...."
화진포에서 온갖 구라를 털어내시는 큰 형님
작은 형님은 곧이곧대로 그 말을 믿고 있다..
아..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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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통일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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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신고소가면 큰형님의 화술로 자전거를 맡기고
택시타고 전망대까지 다녀와볼까 했는데,
출입소가 문닫았다.
큰형님왈
"다행이야.. 5만원 굳었다."
택시비는 5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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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를 찍었더니 진짜로 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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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3986345E797B193A)
드디어 안식처를 찾았다.
봉크 올 것 같다고,
커피숍 들어 가자고 가자고
중간부터 이야기했는데,
출입사무소에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을 줄이야..
다행히도 인근에 정말 아늑하고 좋은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카페 라떼와 큰형님은 카라멜 마끼아또..
키햐아....
이제 커피를 마셨으니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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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때도 없이 멈춰서서
담배를 펴대시는 큰 형님.
여유롭다.
커피도 마셨으니,
이제 저녁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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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현지인이었기에 자신있었으나,
그새 변한 인심에 상처받고, 배신당해서...
조심스레 오늘 저녁을 찾아보았다.
홍게가 먹고 싶다는 작은형님
집에서 홍게를 먹고오라고 했다고.
어제 저녁에 홍게 무한리필이 있길래
그 집 가볼까 했는데,
매몰차게 우리를 쫓아내었던 사장님이 기억난다.
그래서 오늘은 근처에서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맛있는 녀석들에도 나온 준수한 집이길래 물어보았더니
홍게 한마리에 5만원 받더라..
심하다... ㅋ
초심으로 돌아가 현지인이 올만한 곳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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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곳은 관광객이 없다.
건너편 테이블에는 가족모임인데 다들 북한말씨 비스무레하다..
이곳이 우리가 찾던 곳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79A345E797B1A03)
무한리필이 되는 홍게라면
국물이 짜지않고 담백 시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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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가 매우 저렴했다.
받아보니 퀄리티도 매우 좋았다..
감동....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BC53F5E797B1C04)
홍게..
키햐아...
진짜 감동이었다.
처음으로 홍게를 먹어본 나로서는 감동받을 수 밖에 없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D5F3F5E797B1C07)
오늘도 달린다.
우리는 자전거를 달리지 않는다.
술잔을 달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5913F5E797B1D42)
낮에 큰형님이 캔에 들어간 황도먹고 싶다했다가
작은형님에게 무차별로 까였다.
영감쟁이냐고
그런데 후식으로 사장님이 황도를 내오셨다..
모~오든 것이 완벽한 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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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이랬는데..
오늘도 이러고 있다..
그리고 숙소에서 마실거리를 또 사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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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FD7B3F5E797B1D05)
이틀 연속으로 너무 달려서
오늘 아침에는 정말 해장국을 먹어야했다.
그세 몸무게가 너무 불은 것 같다.
안좋은 속을 달래며, 선지해장국과 우거지해장국을 각각 먹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5DD3F5E797B1E10)
오늘은 필살기
전통찻집이다.
전통찻집으로 가는 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BAF365E797B1E07)
울산바위가 보이는 이 길은
내가 예전에 그토록 많이 다녔던 그 길
자전거로 오니 새롭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829365E797B1F05)
너무 달려서 몸이 만신창이가 된 형님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779365E797B1F05)
찻집가는 길에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51D365E797B203D)
포즈도 취한다.
술이.. 깼을리가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430365E797B2009)
여기에 오르니 춥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0D9365E797B2007)
헉헉...
찻집은 대체 어디냐.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509365E797B213D)
드디어 도착한 찻집
예전에 처음 왔을때
너무 감동받은 그 곳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220415E797B210A)
계곡 건너 바위언덕이 보이는
정말 정취있는 그곳에 도란도란 앉아서
십전대보탕으로 몸을 녹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34D415E797B2207)
찻집이 절간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감자도 있고, 떡도 있었는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8B1415E797B2206)
자.. 이제 차도 마셨으니
또 먹으러 가자..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190415E797B2302)
이곳만큼은
예전과 같았다.
산채정식집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429415E797B2308)
흐뭇하게 드셔주셔서 감사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235415E797B240A)
여기서 자체 제작한 막걸리라 한다.
안마실랬는데, 어쩔 수가 없다.
또 달린다.
그렇게... 복귀하며,
마지막날 저녁은 굶으려고 했으나....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737415E797B2405)
먹고 죽은 귀신은 땟갈도 좋다고..
마지막까지 먹으러 갔다.
이번 먹벙여행에 생선구이만 못먹어봤다며 먹어야 한다는 큰형님
안그래도 산채정식이 생선구이가 딸려나왔으면 완벽했을 것 같다는 작은형님
그들과 고등어구이를 먹었다.
그렇게, 동마취소된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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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렸다...
함께 가시죠 ^^
혼밥하며 봤는데 댓글까지 읽고나니 그릇이 비워져 있네..ㅎ ㅎ
담에는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