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훈화자료
아버지의 뜻
하루에도 우리는 수십 번 ‘주님’을 부른다.
꼭 이 호칭이 아니라도 우리는
하느님, 하나님, 부처님의 이름을 부른다.
이 이름들을 부르면서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
모든 어려움 없애 행복하게 살게 해 달라고.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마태 7,21)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행복을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님의 편에서 이야기하자면
당신에게 ‘주님’ 하고 부르며 간청한다고
그들이 원하는 행복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를 실망시키는 말?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이어지는 말씀에 그 진의가 드러난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그분은 십자가에 돌아가시면서도 아버지께 그런 기도를 하셨다.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우리가 주님을 부르는 이유는
대개는 내 뜻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이다.
아플 때 주님을 부르면 아프지 않게 해주고
불행할 때 주님을 부르면 불행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내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느님은 언제든 차버릴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우리는 그렇게
아픔을 없애는 것을
지금 불행한 상황을 피하는 것을
우리 인생의 목표로 삼는다.
아픔을 통해서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서 주님께서 우리게 주시는 인생의 의미를 놓치고 만다.
치유가 내 인생의 목표일 수 없다.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마태 7,22)
우리 인생의 목표일 수 없다.
그런 인생은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휘몰아치면
또 다시 무너지고 만다.(마태 7,24)
병이 나은 사람은 또 아프기 마련이고
죽을병에서 치유된 사람도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다.
낫고 안 낫고 하는 “내 뜻”에
내 인생의 전부를 걸지 마라.
치유를 인생의 목표로 삼은 그 병을
치유하도록 하라.
십자가를 내려달라고 기도하기보다
십자가를 통해 우리 인생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묻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