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울산점이 5년째 추진 중인 교보문고의 울산 입성 시기가 자꾸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대형서점인 ‘반디앤루니스’가 울산 신규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서울문고가 운영하는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 ‘반디앤루니스(BANDI & RUNI’S)’에 따르면 그동안 교보문고 입점이 확실시돼온 롯데백화점 울산점에 신규 매장 개설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실제 추석 전 이미 울산의 상권과 도서 시장, 사업성 등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다음주에는 울산을 방문해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빠르면 다음달 중순까지 검토 작업을 마무리 짓고 백화점측에 신규 매장 개설을 위한 협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1988년 ‘서울문고’라는 상호로 문을 연 ‘반디앤루니스’는 2000년 간판을 바꿨다. 현재 롯데백화점 스타시티점과 현대백화점 목동점, 신촌점, 일산컨텍스점 등 백화점 내에 4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서울 코엑스점, 사당역점, 신림역점, 서강점, 종로타워점, 창원점 등 모두 10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코엑스점의 경우 동양 최대 규모(1만1,900m2)로 꼽힌다.
이 업체가 울산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교보문고가 벌써 5년째 울산 입성에 ‘뜸’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이 국내 서점업계 ‘빅1’인 교보문고 유치에 처음 시동을 건 것은 지난 2006년. 당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연초에 고향인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롯데백화점 지하1층에 교보문고를 유치하라”고 주문하면서 부터였다. 최대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당초 롯데백화점은 울산에 고품격 복합문화·휴게공간을 조성하겠다며 2007년 5월쯤 교보문고를 개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보문고 입점 사업은 순조롭지 못했다. 건물증축 허가 문제로 입점 시기가 한 차례 연기됐고, 내부 설계 변경 때문에 또 한번, 롯데백화점의 해외(모스크바·중국) 진출 사업에 우선 순위가 밀린 뒤로는 사업 추진 자체가 무기한 보류됐었다가 올해 들어서야 오는 12월 지하1층 식품매장에 2,145~2,310㎡(650~700평) 규모의 교보문고를 오픈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지역 동네서점주들까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중소기업청에 ‘교보문고 참고서 판매 금지’ 강제 사업조정신청을 내겠다”며 반발하자 교보문고측이 입점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 사이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2007년 2월 파케이드 건물(영플라자) 3개층에 영풍문고(영업면적 500여평)를 개점, 울산 대형서점 시장을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반디앤루니스’ 관계자는 “울산은 서울 면적의 1.5배지만, 상권이 삼산동과 공업탑로터리, 구시가지 등 몇몇 곳에 집중돼있어 마케팅을 펼치기 용이하다”며 “매년 1~2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으로써는 울산 시장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교보문고와 먼저 입점 협의가 진행돼 온 만큼 교보문고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며, 교보문고는 “현재 롯데백 울산점의 입점 여부를 검토 중으로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