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공연, 폐영식(8월 11일) 준비와 사후 처리를 위한 일방적인 통보 때문이었다. 협조 요청이 왔다고 하지만 어린이 축구팬들 입장에서 봐도 '협조'가 아닌 것은 뻔하다. 그런데 더 심각한 일처리가 대한축구협회까지 포함하여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불똥이 여기저기 튀는 바람에 물로도 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상 진로를 틀어 북상하고 있는 태풍 피해를 우려하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칠 계획이었던 두 행사를 돌연 서울로 바꾼다는 결정이 나왔고, 잼버리 참가자 모두를 새만금 대회장에서 철수시켜 서울 등 수도권 임시 숙소들로 옮기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8월 폭염과 집중 호우, 태풍 등의 자연 현상을 정말 고려하지 못한 것일까? 말로는 '태풍 북상에 따른' 정도의 수식어를 앞에 붙이고 있지만 그것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 전라북도, 정부 관료들의 무책임한 회피일 뿐이다.
여기서 대한축구협회는 부랴부랴 월요일 낮에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 FC 두 구단에 공문을 보내 8월 9일(수) 오후 7시 FA컵 준결승 게임을 연기하겠다고 했다. 두 프로축구 팀 선수단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은 것, 적잖은 위약금 지불은 물론 수많은 축구팬들의 휴가 일정 모두가 어그러진 것이다.
우리나라를 알리는 세계적인 행사로 인해 축구 한두 게임 양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준비하고 추진하는 과정이 상명하달식 일방 통보였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애초부터 심각한 환경 문제가 깔려있는 간척지에서 대회를 개최하려고 한 잘못부터 밝혀야 하며, 이런 대회를 아직도 자신들의 치적으로 이용하고 자랑하려 한 꽤 많은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잘못을 지적하기만 하면 남탓만 일삼는 정부 관료들과 정치인들 눈에 축구로 삶을 위로받고 있는 사람들은 안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