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윤동주, 「바람이 불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그의 시의 특징이라면 '자기성찰과 부끄러움'의 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바람이 불어'에서도 시인은 '자기성찰과 부끄러움'의 정서를 보여주는데요. '바람'과 '시적화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바람'과 '시적화자'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요?
이 시에서 제시되는 대상들은 2가지 속성으로 대비됩니다.
바로 계속해서 움직이며 이동하는 대상(바람, 강물) 그리고 멈춰있는 대상(화자 자신)으로 말이죠.
때문에 바람과 시적화자의 관계는 반대되는 속성으로 대비되는 관계로 화자는 계속해서 흐르고 움직이는 바람의 모습을 보며 멈춰있는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합니다.
화자는 바람이 부는 것을 보며 자신에게 스스로 묻습니다.
'나는 괴로움은 있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라고요.
이에 대해 생각하며 한 여자를 사랑한 일(개인적 차원의 고뇌)도 없으며 시대를 슬퍼한 일(사회적 차원의 고뇌)도 없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어적 표현으로 화자는 '시대를 슬퍼한 일'을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실제 시대에 대해 인식(부정적 시대상황에 대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슬퍼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괴로움의 원인으로 결정하고 행동하지 못하고 있어서 이렇게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그래서 화자는 자신을 다시 반성합니다.
바람이 불고 강물이 흐르는 데 자신은 반석 위에 언덕 위에 서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이렇게 반성과 성찰로 시가 종료됩니다.
여기서 확인할 점은 반성과 성찰은 하지만 이 시에서는 시인이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삶의 의지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 *******************
(윤석열대통령 영국국빈방문시)
영국 국왕 찰스 3세, ‘윤동주 시’ “바람이 불어” 인용하다.
환영사에…윤 대통령 “친구여” 셰익스피어 건배사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며 만찬사를 시작한 찰스 3세는 한국 문화를 추켜세웠다.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있다”며 제임스 본드를 오징어 게임에, 비틀스의 렛잇비는 BTS의 다이너마이트에 각각 비유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저는 세종대왕의 뒤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알파벳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찰스 3세는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는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고 있음은 한국의 해방 직전에 불행히도 작고한 시인 윤동주가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며 그의 시 ‘바람이 불어’ 중 네 구절을 인용했다.
이어 한국어로 “위하여”를 외치며 만찬사를 마쳤다.
윤 대통령은 영국이 한국전쟁 때 8만1000여 명을 파병한 점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 친구들과 비틀스와 퀸, 그리고 엘튼 존에 열광했다”며 “지금 해리포터가 수많은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영어로 “친구여, 영국이여, 당신은 절대 늙을 수 없다
(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
는 말로 건배사를 마쳤다.
만찬엔 가수 블랙핑크 멤버 전원과 토트넘 홋스퍼 FC 위민에서 뛰는 조소현 선수, 유튜버 ‘영국남자’로 유명한 올리버 존 켄달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