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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북미향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블랙 스테인리스 디자인. 냉장고는 삼성 패밀리 허브. |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향후 먹거리 시장으로 고급 빌트인 시장에 주목하며 집중 공략에 나섰다. 고급 빌라나 아파트, 호텔, 펜션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환경에서 고급 빌트인 시장을 패키지로 공략할 계획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은 연간 130억유로(약 16조원)에 이르며, 전체 가전 시장 매출의 40%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국내ㆍ외 대형 가전업계가 국내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고급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 미국ㆍ유럽으로 활로 넓히는 국내 가전업계
삼성전자는 슈퍼프리미엄 가전 ‘셰프컬렉션 빌트인’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의 럭셔리 가전업체인 데이코를 인수ㆍ합병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역량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미국 고급 빌트인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 후 4개월 만에 삼성전자의 IoT(사물인터넷) 기술력과 데이코의 노하우를 결합한 가전제품 ‘헤리티지 라인업’을 출시하면서 업계에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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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북미향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메탈 디자인. 냉장고는 삼성 T9000. |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와 함께 북미 가전시장에서 쌓아온 입지를 토대로 2만 달러(약 2400만원) 이상의 럭셔리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일궈온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데이코와 협력해 고급 빌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특히 늘어나고 있는 미국의 40∼50대 신흥 부자들이 디지털 기능과 결합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신제품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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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
LG전자도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의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2000만원에 달하는 대형 얼음정수기 냉장고와 전기오븐, 5구 전기레인지, 후드,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된 빌트인 주방가전 풀 패키지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미국 최대 유통채널 베스트바이의 프리미엄 유통채널 ‘퍼시픽 세일즈’를 통해 미국 내 100여개의 프리미엄 매장 진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과 유럽 빌트인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체 가전시장에서 유럽과 미국의 빌트인 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 40%로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더군다나 고급 빌트인 시장이 연 27억달러(약 3조2200억원)으로 전망이 나쁘지 않고, B2B사업으로 B2C보다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국내ㆍ외적으로 대형 시장이 열린 셈이다. 또한 이들의 강점인 디지털을 기존 가전제품에 접목함으로써 미래 가전시장의 성장 동력으로도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도 떠오르는 ‘격전지’
국내 고급 빌트인 시장도 대형 가전업체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울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 가구에 셰프컬렉션 빌트인 공급을 시작으로 국내 고급 아파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5000억원 수준의 국내 빌트인 시장을 내년까지 1조원 규모로 키우고 국내 시장 점유율을 최소 60% 이상 차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풀 옵션 빌트인 시스템 에어컨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멘스와 밀레, 가게나우 등 유럽 가전업체들도 국내 고급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서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지멘스는 독일 최고급 주방가구 업체인 인터립케와 노빌리아 등에 빌트인 가전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고급 주방가구에 빌트인 가전제품을 접목함으로써 업계에서 럭셔리 빌트인 가전제품 입지를 단단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가게나우는 전세계 1%의 VVIP들을 위한 최고급 명품 빌트인 가전업체로 특유의 정교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고급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멘스와 가게나우는 화인어플라이언스에서 국내에 공식 수입하고 있다.
밀레 또한 국내 고급 빌트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밀레는 지멘스 등과 경쟁해 서울 잠실동 제2롯데월드의 30여개 층으로 구성된 주거용 고급 오피스텔에 밀레의 초고가 라인의 빌트인 가전제품을 납품했다. 두산건설이 뚝섬에 짓는 ‘위브 더 제니스’에도 빌트인 주방가전 제품을 납품하며 국내 고급 빌트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방가구와 가전제품이 깔끔한 빌트인으로 바뀌는 추세와 더불어 국내 및 해외 빌트인 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를 타고 있다”라며 “대형 가전업계 입장에서는 가전제품을 단품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이 매출 향상과 이익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해당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