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거 한 방’으로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생각뿐,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제멋대로 살아가는 미야모토 다쿠미. 소설은 그가 또 홧김에 일을 그만둬버리는 데서 시작된다. 공원에 앉아 시간을 때우던 그의 앞에 불현듯 ‘미야모토 도키오’라는 청년이 나타난다. 출생의 비밀부터 음식 취향까지, 어째서인지 다쿠미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는 도키오. 도키오는 자연스럽게 다쿠미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다쿠미의 여자친구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자 둘은 무작정 그녀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데…….
《편지》《유성의 인연》《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인어가 잠든 집》《녹나무의 파수꾼》 등 ‘가족 관계’ 또는 ‘인연의 소중함’에 대한 작품을 다수 발표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특유의 흡인력은 이런 따뜻한 ‘감동 드라마’ 계열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데, 《아들 도키오》 또한 예외 없이 읽는 이의 마음 한구석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작가는 자칫 신파 일변도가 되기 십상인 소재에 SF적 발상으로 접근함으로써 작품 전체의 무게감을 덜었고, 등장인물이 각종 제약에서 벗어난 만큼 이야기는 자유로워져서 결말 부분의 감동은 외려 몇 배의 힘을 지니게 되었다. 게이고는 출간 후 인터뷰를 통해 “내 아이로 태어나 행복했느냐고 물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 다음 부모에게 그 답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어떨까” 하는 발상이 소설의 출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식인 만큼 《아들 도키오》를 다 읽은 뒤 가슴에는 유난히 길고 진한 여운이 남지 않을까. -알라딘에서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음이 그리움으로 가득찼다. 과거 어느 시점에 내 아이가 와서 미리 만나게 고 그 아이로 인해 내가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용기를 얻었다면 내 아이에게 너무 고마운 일일까. 도키오는 불치병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직전 아버지미야모코는 기억이 난다. 지금 아들의 모습은 아니거 아들을 만난 기억을 떠올리고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20대에 둘 다 도키오를 만났다는 걸 안다. 그 모습이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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