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 홀 (wom hole) / 김정숙]
아무리 그리워도
아무리 소리쳐도
만날 수가 없데
너와 난
아주 먼 기억 속
깊고 넓은 바다를
끝없이 항해하는
푸른 꿈을 꾸어야 해
그리곤 날마다
사과를 갉아 먹는 벌레처럼
달콤한 추억을 먹으며 어둠 속
통로를 만들어야만 해
너는 지구 저편에서 해가 질때까지
나는 지구 이편에서 달이 뜰때까지
l해설l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라고도 불리는 웜홀은 서로 다른 두 공간을 잇는 가상의 통로입니다. 종이 양쪽을 겹치게 잡고 구멍을 뚫으면 종이 양쪽 끝에 원형의 구멍이 각각 생기게 됩니다, 그 종이를 2차원 세계로 대입하면 웜홀이 원이 되고, 3차원에서는 2차원의 원이 구가 된다는 학설입니다. 2차원인 종이의 면을 3차원적으로 구부려서 생긴 2차원 구멍(원)을 3차원에 대입하면 3차원인 우주 공간을 4차원적으로 구부려서 생긴 3차원 구멍(구)인 웜홀입이다. 종이의 면은 우주 공간에, 구멍은 웜홀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블랙홀끼리 연결하는 순간이동 통로라는 설이 유력한데, 넒을 땐 우주보다 넓고, 좁을 땐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마음이 그리움으로 치달을 때 김정숙 시인은 SF 영화의 감독이 되어 자신의 마음이 빨려 들어갔던 달콤했던 그곳으로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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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