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집배원 이승우의 문장배달 - 서이제,「0%를 향하여」

[새벽애(뎀)]

문학집배원 이승우의 문장배달 - 서이제,「0%를 향하여」

https://youtu.be/VbolrlqtDHI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운영하는 ‘문학광장’에서 제공합니다.

서이제,「0%를 향하여」를 배달하며

멀리까지 가야 하는 일이 있다. 보아야 할 것이 멀리 있을 때이다. 가까이 있는 것을 보기 위해 멀리까지 가는 사람은 없다. 멀리 ‘있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그것을 보기 위해 가거나 가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 멀리까지 가지 않으려면 멀리 있는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멀리 있기 때문에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그것이 하필 멀리 있을 뿐이지 않은가. 거리가 매혹의 이유가 된 것이 아니라 매혹이 거리를 넘어서게 하지 않는.가. 어떤 것들은 시간이 가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예컨대 ‘독립영화’. 안타깝지만 그것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멀리까지 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초대 받았으므로, 그리고 초대 받은 사람이 소수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문학집배원:소설가 이승우 22.12.01(목)


작가:서이제
출천:「0%를 향하여」를 배달하며(문학과 지성사)

[국내도서] 0%를 향하여

0%를 향하여 | 서이제 - 교보문고

원문보시려면 ☞ 서이제, 「0%를 향하여」 중에서 – 문학광장 문장 (munja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