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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프로복싱의 시작, 그 키워드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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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0여년이 흐르며
https://cafe.daum.net/ssaumjil/LKnS/319286?svc=cafeapi
3. 선수와 선배와 매니저
화려했어요. 아니 화려하다기보다 멋있었습니다. 이미 프로복싱을 보는 사람들이 매니아층 비슷하게 된 상황이었지만, 이 선수의 경기가 있다면 복싱 관심없는 사람들도 주목했습니다.
바로 동양챔피언 김민욱 선수입니다.
김민욱 선수가 활약하던 2010년 초 당시는 우리나라 프로복싱에 대한 관심도가 그때까지 중 최저였을 겁니다. 세계챔프라는 지인진, 최용수 선수는 K-1 격투기 무대에서 전부 패하며 커리어를 끝냈고, 프로복싱 쪽에서는 여자프로복싱이 활개를 치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여자선수들이 남자선수들보다 더 유명하다고 보기도 힘들 정도로 인지도는 없었습니다(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이 와중 김민욱 선수는.. 과도하게 화려한 격투기 무대에 비해 정말 촌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프로복싱 무대임에도 정말 ‘멋’이 있는 선수였습니다. 국내유일의 OPBF 동양챔피언으로 4차 방어전까지 치른 얼마 후, 필리핀의 위대한 복서 파퀴아오 캠프에 스파링 파트너로 들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827500045
그런데 이 기사 후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 의외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바로 김민욱 선수가 국내 코치진 및 매니저와 연락을 '갑자기' 끊고 미국으로 갔다는 소식이죠. 당시 기사들이 지워진게 많아서 조 타운슬리 블로그의 글들이랑 링크로 대신할게요.
https://blog.naver.com/memo/MemologPostView.nhn?isHttpsRedirect=true&blogId=townsley&logNo=110176736495
요약 : 관장님이 선수에게 전화하니 갑자기 없는 번호라고 떠서 놀라서 선수 부모님께 알아보니 말도 안되는 계약조건을 이야기한 송 x라는 사람이랑 같이 미국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며칠 있다 실제 미국에 갔다. 4년 한솥밥 먹은 사람을 버리고 딱 두번 만난 사람 따라 미국에 갔다. 사이비종교에 빠진 사람 비슷한 일을 내 눈앞에서 본거다. 한국권투발전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 송 뭐라는 사람이 정말 밉고 지금 굉장히 슬프다. 송 x라는 사람은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정상적으로 잘하고 있는 선수를 작은 불만을 빌미로 극대화시켜 김민욱 선수를 현혹한 전형적인 사기꾼인것" 같다.
저는 이 내용들을 보면서 일단 궁금한건 이거였습니다.
‘왜 미국일까? 극대화시켰다는 작은 불만은 뭘까?’
작은 불만이.. 후에 전해듣길 대전료 문제도 있었다고 들었지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또 김민욱 선수가 왜 미국으로 간건지도 정확히 잘 모릅니다만, 대략 3달 후 김민욱 선수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억압적인 분위기가 싫었다는 식의 말을 합니다. 오래전부터 미국행이 꿈이었다고 하고요.
https://blog.naver.com/townsley/memo/110183555618
이런 사건과 관련된 인터뷰가 다 진실을 말하는건 아니겠지만, 평소에 김민욱 선수가 다큐 등에서 보인 모습을 보면 무엇에 답답해 했고 동경했던 미국의 문화가 무엇인지 대충 알것도 같습니다.
https://music.bugs.co.kr/album/364746
김민욱 선수는 옷도 상당히 잘 입고 어울리는 사람들도 보면 홍대 음악가, 래퍼들도 간혹 보이는등 영혼도 자유로워보이고.. 세월이 흘러 지금 인스타그램 등에서 '멋있는 복싱, 자유로운 스타일, 선이 이쁜 복싱' 이런 단어들을 쓰는거 보면 그냥 시합에 이겨 사람들이 좋아하는 복싱이 아닌 미국복싱의 자유로움을 동경했던거 같습니다. 미국에서 프로복싱과 프로복서는 아직도(아마 앞으로도) 멋있는 운동 및 인물입니다. 그러나 김민욱 선수가 운동할 당시 한국에서 김민욱 세대가 롤모델로 삼을만한 멋진 선배는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 당시 현역 중엔 당연히 롤모델이 없고, 그때 있던 복싱‘선배’들에 대해서도 가만히 생각해보면(거의 세계챔피언) 그들이 활동할 당시의 사람들에겐 멋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들이 은퇴하고 난 이후엔 그냥 구세대일뿐, 정말 복싱 스타일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은 선배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사실 당시 한국에서의 프로복싱은 헝그리 정신을 외치는 선배들이 본인들 전성기 때 분위기로 ‘부활’시켜야 할 그들만의 리그의 연장으로 보이지 않았을까요(실제로 전 당시 그렇게 보였음) 그래서 전 당시 김민욱 선수 사건이 저 관장님 말처럼 사이비 종교 이런게 아니라 세대간의 충돌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궁금한건 이거였죠.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계약 내용이 뭘까? 그리고 파기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저 관장님 글이랑 그 전 파퀴아오 캠프 간다고 인터뷰하고 한 정황들을 보면 암말없이 갑자기 떠난건 맞는거 같아요. 그래서 가만히 좀더 생각해보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왠지 전 김민욱 선수가 미국으로 떠나길 원했고 그러려면 서로 맺은 계약이라는걸 해지하고 싶은데, 그런 말을 꺼낼 용기가 안나서(혹은 해지하겠다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그냥 도망치는 길을 택한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김민욱 선수 다큐 중. 프로복싱을 부모님은 정말 반대했는데 이미 계약서를 써서 왔고 파기도 안됐다는..
후에 당시 소속사였던 버팔로 프로모션의 유명우 대표(전 세계챔피언)는 헤아리지 못한 본인의 잘못이라고 김민욱을 보내준다고 했었습니다. 계약을 풀어준거죠.
* 전 김민욱 선수가 백프로 선이고 잘했다는게 아닙니다. 어떤 계약내용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대화도 안 하고 떠난건 성인이 아닌 애같은 행동이라고 봅니다. 사실 김민욱 선수는 미국무대서 은퇴할 때도 미국쪽 매니저와도 마찰을 빚은 적 있습니다. 뒷마무리 정말 제대로 못 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민욱 선수의 계약내용은 제가 알 수 없습니다만 훗날 제가 찾아보고 알게 된, 일반적으로 한국프로복싱에서 선수와 관장, 프로모터의 이른바 ‘계약’관계라는 게 어떤건지에 대해선 설명해 드릴 수 있을거 같아요. 이 부분 관련해서 한국복싱관계자들은 이전글들에서 말한대로 그냥 ‘이전에 해오던대로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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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에는 선수와 관련되는 매니저 그리고 트레이너 관계가 있습니다. 매니저는 뭐고 트레이너는 뭔가... 그게 그거 아냐? 하실 수도 있지만 매니저는 선수 시합을 잡고 관리를 하는 역할이고 트레이너는 말 그대로 트레이닝을 시키는 역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매니저는 처음에 보통 관장님이 맡으니 매니저 겸 트레이너가 되는겁니다.
자료 1번.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127257
"프로테스트에 통과함과 동시에 선수는 매니저 계약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선수 등록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육관 관장이 자연스레 매니저가 된다. 그 결과 한국 복싱은 활동선수보다 매니저가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선수활동이 목표가 아닌 자신의 기량 테스트를 위해 프로자격증을 따도 일단 매니저에게 소속되고 만다. 선수가 매니저를 갖는 것이 아니라, 매니저가 선수를 확보한다고 하는 표현이 맞다."
이건 2009년 기사지만 요새도 복싱 프로테스트를 할 때 소속 체육관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근데 요샌 동시에 매니저 계약을 하진 않는거 같고(지금은 프로테스트를 자격증 도전하듯 도전해보기 위해 따는 사람도 많은데 그들과 다 계약서를 쓰진 않겠죠) 보통 데뷔전을 할 때 계약을 하는거 같더군요.
"2009년 신인왕전 예선전 및 준결승까지의 대전료는 고작 20만 원에 불과하다. 결승전 대전료는 고작 40만 원이었다. 모든 체급 우승자를 통틀어 MVP 1명에게만 500만 원의 상금을 주었다. 그런데 20만 원의 상금마저도 선수 몫이 아니란다. 매니저에게 33%, 트레이너에게 10%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한국권투위원회의 일괄적인 매니저 계약조항이 그렇기 때문이다."
기사대로 대전료의 43%. 정도는 매니저 및 트레이너에게 갑니다. 보통 체육관 관장님이 둘다 겸하죠. 그리고 협회에서 가져가는 건강보험료 등이 있어 선수에게는 보통 대전료의 50%가 갑니다.
대전료가 책정되지만 선수에겐 그 대전료의 반만 돌아간다. 그리고 그게 일괄적 매니저 계약조항이다... 만약 독자분이 선수라면 뭔가 억울할거 같으세요 아니면.. 매니저 트레이너가 날 훈련시키고 시합잡는다고 고생하셨는데 그 정도 드려야지..라는 생각이 드세요?
이 부분은 시대, 환경, 개인여건 등에 따라 좀 의견이 갈릴 거 같아요. 제가 만약 프로선수로 데뷔한다면 일단 저는 저희 관장님을 굉장히 좋아하고 제 직업이 따로 있어 돈도 벌고 있기 때문에 4라운드 데뷔전을 한다면 기념이자 감사하는 차원에서 반이 아니라 대전료 40만원 전체 그냥 다 관장님 드렸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추억으로 여기고 조용히 취미로 운동하며 살았겠죠. 한때 체육관에서 운동 열심히 하던 중 제의받은 적 있었는데 혼자 했던 생각입니다. 제가 프로선수 인생을 진지하게 살 수 있을거란 생각은 잘 안 들더군요.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상황에 따른 판단이고, ‘대전료 반 정도야..’ 하는 생각을 자율이 아닌 제도적으로 만들어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게 옳은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지금 시대엔 아닌거 같아요. 저도 만약 엄청 큰돈이라면 좀 생각이 복잡해질거 같고요.
근데 배분보다 더 문제되는건 매니저의 권한입니다. 한 법무법인에서 선수-매니저 관련 소송을 맡은 후 적은 이야기를 한번 보시죠.
자료 2번.
https://wiclaw.com/2008/03/10/%ED%94%84%EB%A1%9C-%EA%B6%8C%ED%88%AC%EC%84%A0%EC%88%98%EC%99%80-%EB%A7%A4%EB%8B%88%EC%A0%80%EA%B3%84%EC%95%BD/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가수나 탤런트 등의 경우 반드시 매니저가 있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매니저가 일(광고출연, 드라마출연, 행사출연 등)을 따오지 않더라도 가수나 탤런트 본인이 직접 아는 사람을 통해 일을 얻더라도 그것이 법적으로 당연히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프로권투선수의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더군요. 프로권투선수는 자신이 위원회에 등록한 매니저의 동의없이는 시합출전이 불가능합니다. 기존 매니저의 동의 없이는 새로운 매니저에게 이적할 수도 없습니다. 즉 매니저가 선수의 활동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위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매니저가 악의이든 능력부족이든 시합을 제대로 알선하지 않는 경우, 선수는 시합에 나가는 것이 원천봉쇄되고 , 매니저가 악의적으로 이적을 동의하지 않는 경우 다른 매니저를 구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경우 은퇴 안하고 시합을 하려면 방법은 두가지. 소송을 하거나 아님 계약기간이 끝날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그럼 계약기간은 어떻게 될까요? 2007년말에 나온 기사입니다.
자료 3번.
http://sports.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3254771
"권투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수와 매니저 계약은 한번 체결하면 영원히 바꿀 수 없는 종신계약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27일 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계약기간을 최장 10년으로 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그동안 프로복서는 따로 기간을 정하지 않고 매니저와 계약을 하는게 관행이었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의 ‘노예 계약’ 논란처럼 챔피언이 되고 나면 매니저가 ;초기 투자비‘ 운운하며 선수에게 불리한 대전료 배분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 2007년말 기사
* 1번 자료에 나온 당시(2009년) 일괄계약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최근 KBC는 이적료를 공시했다. 종전까지 종신 계약이었던 것을 6~8년으로 시한을 만들어 놓은 대신 어처구니 없는 이적료를 산정해 놓았다..." - 1번 기사에서
즉 2007년 이전엔 계약기간 명시 가이드가 없었기에 사실상 종신이었고, 2009년 쯤에야 최장 ‘10년’으로 표기를 하려고 하였고, 이후에도 계약기간은 최장 6~8년 정도로 제한되었다. 챔피언 되면 기간은 1~3년 자동 연장되었다.
저는 저 비슷한 시기인 2000년 중후반에 20대였습니다. 만약 제가 젊은 나이에 프로선수를 했다면 딱 저때에 선수생활을 했을거고 저런 상황에서 계약서를 썼겠죠. 종신이 될 수도 있었고.. 지금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약 제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부당하다고 느꼈을거 같습니다. 기간이 처음엔 10년으로, 그 다음엔 6~8년으로 점점 줄어든다는건 그런 최장사례가 실제로 있었다는 이야기죠. 6~8년이면 적은 기간 아닙니다. 10년은 더더욱 그렇고요. 더해서 그전엔 사실상 종신이었다는거죠. 더 놀라운건 기사로 미뤄봤을때 부흥기 70년대부터 2000대까지 거의 40년 세월간 저 상태였고 문제점이 있다는걸 알고 있다가, 프로복싱 인기가 확 죽은 2000년대 후반에 가서야 기간 명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는거.
저는 이 상황들이 정말 이해가 안되더군요. 하지만 왜 이랬을까 궁금해서 제가 접한 주변사례들을 떠올려보며 저 나름 이해를 해보려 노력을 했습니다. 인권 개념이 지금보다 약한 시대라는 면과 더불어 복싱부흥기 당시의 문화를 살펴보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이해하면 안되는데 그냥 억지로 이해해보려면 이렇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했을땐 운동선수의 덕목 중 일종인 군사부일체, ‘제자는 스승을 모셔야한다’는 시대적 당위가 지금보다 강했던거 같습니다. 과거 그 시절엔 스승님이 지독하더라도 ‘너 정말 나만 따라와’하면 선수는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대로 연습하고 얻어맞기까지 해가면서 운동해 결국 빛나는 결과를 만들어낸 일들이 있어왔고, 제자의 성장을 본 스승은 그를 대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한명의 성인으로 대우하며 관계를 재정립하는 사례들이 미담이었을 겁니다. ‘너무 어릴 때부터 돈욕심 내면 안된다’는, 트레이너를 떠나 인생사의 스승이자 성장기 아들을 둔 아버지의 역할까지 하는 거죠. 그리고 만약 부득이하게 매니저 해약을 해야 한다면, 기존 매니저 님에게 정중하게 찾아가 정중하게 이야기하면 스승 제자 관계에 해약을 안 해줄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고요.
제가 너무 순진한 생각으로 소설을 썼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예 없는 이야기를 창작한건 아닙니다. 이름 밝히긴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린 미담들은 실제 인물들의 일화들에서 따왔습니다. "군사부일체" 윤리적으로 아름다운 가치인 것은 맞아요. 근데 가만 생각해보시면, 성공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인, 그 성공을 하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은 엄청 많을거고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저런식으로 선수-매니저 관계를 맺게 됐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당연하게도 이 미담 사례 못지 않게 스승이랑 척을 진 관계들이 많다고 들었고 진짜 엄청 많을겁니다. 매니저 관계의 벽에 부딪쳐 소리소문없이 재능을 못 알리고 복싱을 포기한 사람은 아마 더 많지 않을까요?
게다가 백번 양보해 이런 시대정신이 있었다고 해도 이 내용을 규범화시켜서 적용시키는 건 또 다른 문제죠. 사람이 반드시 착한 마음으로 모든일을 대하진 않는다는건 기본상식이니까요. 더 큰 문제는 70년대에서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시대인 2000년도까지 흘러갔는데 변함없이 그대로였다는 겁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변했는데, 복싱계는 ‘그.냥. 이.전.에. 해.오.던. 대.로.만’ 한겁니다.
끝내기 전에 현재는 어떤지 한번 볼게요.
현재 한국프로복싱협회가 6개인데 각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표준계약 내용들을 공시해놨습니다.(없는 곳도 있습니다) 협회들이 갈라지면서 정관 및 협회 내부 규약들도 각자 다 정했을건데, 일단 일단 매니저 + 트레이너 비를 합쳐 전체 대전료의 43%라는 것은 어느 협회든 다 같습니다.(홈페이지 없어서 확인 못한 협회도 있음) 계약기간은 보통 5년~7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되어있습니다(다행히 제한기간 표시는 있더군요. 근데 기간명시가 없는 협회도 있었습니다) 챔피언이 될 경우 1~3년 자동연장된다는건 거의 다 있더군요.
* 현재 가장 큰 단체인 복싱M의 선수 - 매니저 계약서
이 계약서들을 과거엔 그대로 따라야 했다는데 지금은 법적으로 꼭 이 양식을 쓸 필요는 없을거 같긴 합니다. 대전료 배분이 마음에 안들면 고칠 수도 있겠죠 아마. 근데 보통 처음 프로복싱 시작하는 선수는 이거 협회 양식이라고 하면 그냥 다 그렇구나하고 사인할 것도 같고.. 어느 협회에선 견본양식이라는 말을 작게 써놨더군요. 만약 그렇다면 숫자들은 지워야하지 않을까요. 이게 넛지 작용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 미국의 선수-매니저 계약서 견본. 퍼센티지 기간 등 숫자 들어가는 칸은 다 공란이다. https://www.abcboxing.com/boxer-and-bout-sample-contracts/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매니저 관계 말고 처음에 언급한 헝그리 정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지만 너무 길어질거라 끊어야겠네요. 연작 중에 틈틈이 다루겠습니다.
다음편 글에선 ‘협회’에 대해서 한번 살펴볼게요. 댓글들 보니 많은 분들이 협회가 나뉜게 한국프로복싱이 이렇게 된 이유라고 이야기들 하시는데.. 사실 그게 외부로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대표적으로 지적하시는듯 한데 전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다음번 글을 위해선, 용감했던 한 선수에게 일어난 한 안타까운 사건을 언급해야 합니다.
좀 있으면 벌써 15주기가 되는군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다음 글로 뵙겠습니다.
이전글 : 1. 한국프로복싱의 시작, 그 키워드 '국가' https://cafe.daum.net/ssaumjil/LKnS/319274?svc=cafeapi
2. 40여년이 흐르며
https://cafe.daum.net/ssaumjil/LKnS/319286?svc=cafeapi
첫댓글 희안하게 한국식으로 바뀌면..
현 상황 분석이 탁월하시네요.
흥미롭습니다.
문화적, 시대적 배경을 곁들어 글을 전개하시는게.. 무릎을 탁 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이정도의 심도있는 글을 공짜로 본다는게 큰 복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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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저도 프로테스트 받고 갑자기 관장님이 계약서 주셔서 사본도 안 받고 싸인했었는데ㅋㅋ
재밌읍니다
잘봤습니다. 4편 직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