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 착용하고 있던 총 중량 10돈의 순금 목걸이가 무지하게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색깔도 변하지 않고 착용감도 없고 해서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종로 귀금속 동네를 방문해서 눈요기도 하면서 목걸이를 주문했다.
사실 난생 처음 귀금속 매장을 찾은 것이다.
링 한개당 중량은 순금 한 돈, 총 55개의 링으로 구성된 48센티 체인을 주문했다.
팔에 착용한 체인과 두께를 비슷하게 맞추기 위한 주문이었다.
금값외 세공비 35만원을 달라고 해서 냉큼 줬다.
그러는 과정에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니 휘황찬란한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보석들이란 게 저런 것이구나 싶어서 주의깊게 구경을 하다보니,
처지가 홀아비라 그런건지 관심이 갔다.
해서 눈깔 크기만 한 빚깔이 영롱한 다이아몬드를 구경해 볼 수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물건을 냉큼 보여주지는 않고 사람 깐을 살피면서 이런 저런 말을 시킨다.
매장에 물건이 없는 것으로 보여져서 일주일 후 목걸이를 찾으러 올 때
다이아몬드를 보여달라고 제안했다.
한국 귀금속 하면 그래도 서울에서 종로인데 그곳에서
전문적으로 다이아몬드 감정과 거래를 하는 매장에 물건이 없다니 싶었지만 나중에 이해를 하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져 관련자료를 열람해 보니 그 가격이 장난 아니었다.
그런 건 찾는 사람도 없어서 굳이 무리를 하면서 매장에 비치할 이유가 없었다.
하기사 5년 전 즈음 63인치 pdp tv를 구입할 때도 매장에 진열되어 있지 않은 물건이었고
카다로그를 들이밀어서 그걸 보고 주문했었다.
진열된 게 왜 없냐구 물었더니
일 년에 두세 대 파는 물건이고, 자리만 많이 차지하는 큰 물건을 진열할 이유가 없다는 게
종업원의 설명이었다.
큰 나머지 언듯 보기엔 유리알 같은 분위기를 내는 고가의 다이아몬드가 매장에 없는 이유와 같다 할 것이다.
다이아몬드 공부를 해보니 갑갑함이 밀려왔다.
1.5 캐럿을 넘어가는 중량의 다이아몬드는 국내 업계에서 통용되는 리스트 프라이스가 없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게 사치품이다 보니 업계의 어두운 면이 극명하게 느껴졌다.
에쿠스 차량이 일억 원, 파가니 후에이라 차량 가격이 일백만 유로라는 게 나는 적절하다고 느낀다.
그 가치를 평가할 안목이 있고 아울러 시장의 가격정책을 내가 안다는 뜻이다.
아무리 비싸다 할지언정 공개적으로 그 가격을 고시하지 못하고 밀실대화로 가격협상을 한다면
내가 뭘 알고 준비해야 적정가 평가가 가능할까.
사실상 나로서는 협상 대응력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물건을 모르면 즉 그 가치를 평가할 안목이 없다면 비싼 것을 선택하라는 말을 들은바 있다.
이 말은 품질면에서 아무래도 비싼 것이 더 우수할 개연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말은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상술한 말은 좋은 품질의 물건을 고르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그 댓가의 지불에 있어서 적정성 평가를 무시하기 때문에 결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물건의 가격은 그 가치의 평가에서 결정된다고 하지만 가치평가가 아무렇게나 쉽게 되는 게 아니어서
사실상으로는 우리가 수용하는 물건의 가격은 개개인의 여건 즉 정서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다.
가죽장갑 한 컬레가 이백오십만 원이라면 그 가치를 논하기 전에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인데,
그러나 유럽 프로축구팀을 장바구니에 담은 다음 동 팀의 채무 팔천억원을 일시불로 갚아버리는
<만수르>라면 가죽장갑 한 컬레 이백오십만 원이어도 정서적으로 별 무리가 없으리라 추측해 본다.
요약을 하자면 물건의 가격 적정성 평가는 기분상의 문제다 머 이런 말이다.
놀랄만큼 비싼 것이어도 정서적으로 수용 가능하거나 또 시장의 상태를 파악할 근거가 있다면
흥정을 시도 못할 바는 없지만 도무지 감이 없는데 어찌 흥정을 시도할 수 있을까.
라파포트가 어쩌구 하면서 설레발을 치지만 그것은 국제적인 기준 시세를 말하는 것이지
특정 제품에 대한 단가를 말하는 게 아니고,
국내 시장에서 그리고 특정 제품에 대한 가격은 차라리 라파포트와 무관하다.
고객은 그냥 한 마디로 가격의 적정성을 알 수 없다는 말이고,
그냥 눈 질끈 감고 달라는 돈 다주고 하나 사들고 오는 수 뿐인데...
그러기엔 강력한 동기가 없어서 그냥 왔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다이아몬드 사달라고 하지말자.
현금이 매우 정직하므로 순금으로 혼자 들고 도망갈 수 있는 양만큼 달라고 하자.
다이아몬드는 덤태기 쓰지않고 잘사면 되팔 때 삼 할 증발한다.
화려한 매장에 주눅들고 드센 말빨에 눌려서 다이아몬드 사면 되팔 때 육 내지 칠 할 증발한다.
물론 간직했던 귀금속을 되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다른 재산과는 달리 살아 있을 때 물려주는 것이 코스다.
그런데 훗날, 물려받은 년놈들이 보석이 맘에 안든다고 팔려고 할 때
매입처에서 똥값 부르면 물려준 사람이 죽은 후 머가 되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잡담 끝~~~
아 참,,,
주문한 목걸이 착용해 보니 완존 실패작이더라.~
왜냐구?
1.
이게 길이가 짧아서 여자 목걸이 길이와 같아.~
줄 두께를 고려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거임.
둥근 원형으로 목에 걸어야 하므로
줄이 두꺼워질수록 그 길이는 짧아짐을 계산하지 않아서임.~
2.
아 쓰블~
착용한 분위기 조폭 보스 냄새가 물씬 풍김.~
고상한 연출 불가함.~
3.
자면서 자세 바꾸면 철거렁 쇠소리가 남.~
자다가 놀라서 일어남.~
4.
목디스크 걸릴 우려가 있음.~
무거워서 그런 거임~
결론은 돈들이고 노력해서 인물 망친 거임.~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공부도 되고, 웃음도 가져가요~(^-^)
일빠 우인님, 반갑습니다.~ 히히~
저는 이곳 커피방의 영원한 이방인 에반이라고 합니다.~
언제 날 좋고 기분 삼삼한 타임에 식사 한 번 같이 하시지요.~
저는 바람이 없는 비오는 날을 조아 합니다.~
저의 이런 멘트가 인터넷 수작질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헤~
건승하세요.~
(^.^)
@에반 ( ^-^)ノ∠※。.:*:?'°☆
의미있는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드리며 오늘금욜
마무리 잘하시고
주말 아름답게 보내세요..
아이고 예 예, 고맙습니다.~
님께서도 짭잘하고 달달한 휴일 되시기를...
꾸 벅~
(^.^)
에반님 워요 너무 아름다워요
오랫만에 뵙습니다 건강히 잘지내신거죠
하늘빛이 너무 예뻐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날이네요
지금 하늘한번 보세요 파란 하늘에 흰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미소님,,,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요즘 가끔 암시적인 글 올리시던디...
조은 껀수 있음 동업 합시다요.~히히~
항상 건승하시고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이고 유리님.~
자주 인사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요.~
마음 같아서는 커피방 향기님들 모두에게 댓글로 덕담 도배를 해드리고 싶은디~
게을러서 죄송하구만유.~
날이 덥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멋지게 지내세유.~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