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오픈탁구대회 우승후기

[후니38]

제1회 영덕군수배 전국오픈 탁구대회 출전기

최근 몇 년동안 연합회이사에 몸담으면서 경기 등을 진행하느라 실제경기 참여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타지역에서 큰대회가 있어 우리구장 사람끼리 한조를 맞추어 참여하기로했으며 입상하지 못하더라도 즐겁게 탁구치고 소통하며 올때는 물회한그릇하자는 맘으로 참 편하게 출발했습니다.

전국에서 몇안되는 탁구전용체육관이 있는 영덕은 전국오픈대회를 열기에는 다소 작은 규모로 보였으나 바로 곁에 문화회관이 있어 탁구회관은 보조경기장으로 활용되더군요.

보통은 개인전을 참여해야 단체전 참여도 가능한데 이 대회는 고맙게도 따로 분리되어있습니다. 토요일은 개인전과 복식경기만 하고 일요일은 오로지 단체전만.

단체전은 남녀통합으로 대게부 선수부-5부까지 5명, 그리고 복숭아부 4부에서 7부까지 5명

통상적으로 적은 인원이 참여하는 대게부를 지원할것이냐 핸디를 주는 부담이 큰 복숭아부를 갈것이냐?

그래도 많은 경기를 할뿐만 아니라 핸디를 주는 한이있어도 승리확률이 높은 복숭아부에 등록을 했으며 안동 영양 태백 동해 울진 영덕 구미 대구 포항 경주 등등 주변에서 50개도 넘는 팀이 참여를 했습니다.

일단 처음 목표는 8강전에 가서 상금받고 물회한그릇하기.

예선전은 참좋은팀과 왕하오팀

왕하오팀은 중국인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 모두 일펜(중펜)그립에 뒷면에는 롱핌플을 붙이고 있었으며 참좋은팀도 롱핌플 유저 여성이 2명이 있었습니다. 최근 대회의 경향을 보면 롱핌플유저가 굉장이 많아진 추세이며 롱에서 평면으로 가는 숫자보다는 평면에서 롱으로 가는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일것입니다.

우리는 4부가 많은 왕하오팀을 견제했는데 의외로 쉽게 이기고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 부전승으로 다음경기의 전략을 짜기위해 64강전을 살폈습니다. 울진팀(정확히 몇 번째인지 모름)과 영덕A팀이 경기를 지켜보았는데 통상적으로 A팀이 에이스이므로 영덕이 이길것으로 보고 부수와 오더 그리고 선수들의 전형과 특성을 하나하나 파악했습니다. 역시 영덕1장이 에이스답게 드라이브도 좋고 상대를 쉽게 제압하더군요. 작전은 굳이 상대 에이스랑 우리에이스와 붙을 필요는 없다이며 미안하지만 폭탄제거반을 투입했습니다. 우리팀 맏형으로 쇼트를 커트로 받는 스타일인데 랠리가 길고 딱 끊어치는 스타일이라 어처면 사고칠수도 있다고 생각되어서입니다.

32강전에서 영덕과의 시합에서 에이스가 1번을 나오더군요.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우리 맏형님이 상대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커트쇼트로 받아버리니까 당황하면서 홈런이 많이 나오네요. 탁구는 역시 상대성이라 직접 붙어보기전에는 모르는것입니다. 1번이 무너지자 2번3번도 같이 무너집니다. 그지역의 최고에이스팀을 두려워했는데...쉽게 이기고 16강 진출합니다.

16강은 포항의 이카루스엔루이스 B팀으로 남성1명에 여성4명으로 구성. 이전 대회부터 이카루스의 실력을 아는지라 절대 쉽게 이길수 없는팀. 그렇다면 역시 오더싸움입니다. 막강한 팀은 에이스가 주로 1.2,3으로 출전하므로 우리팀은 또 폭탄제거반을 투입했습니다. 1번은 맏형님이 나갔는데 졌으며 2번은 드라이브잽이인 우리팀 에이스였으나 상대의 숏핌플 2부여성에게 힘없게 져버렸습니다. 나머지 3명이 이기지 못하면 물회한그릇못하고 집에가야겠죠. 3번인 저와 4번이 잡고 마지막 5번에서 동탁수비수가 스매싱전형 여성 펜홀드를 몇차례나 역전으로 이겨서 3:2로 가까스로 기사회생했습니다. 주로 이럴 경우 예방주사를 미리 맞았으므로 잘 풀이는 경향이 있죠.

8강전입니다. 태백에서 오신분인데 부수에 비해서 매우 고급플레이를 합니다. 여성동호인도 2명이나 계신데 구력이 오래되신 듯 펜홀드를 갖고계시며 제가 1번으로 나가 3:0으로 이겼으나 그 과정은 참 힘들었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롱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스매싱전형보다 드라이브 전형을 잡기가 더 유리하며 여자는 참 힘든 유형입니다. 업치락 뒤치락하면서 또 5번까지 가네요. 우린 무조건 5번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에 강자를 배치했는데 역시 5세트까지 가서 이겨버렸습니다. 선수물 좀 먹은 우리팀 5부인지라 멘탈이 좋아 역전패는 거의 없습니다.

탁구장 밖으로 나가서 이제 목표를 달성했다며 담배(저외 모두 담배를 피움)을 피우며 이왕여기까지 왔는데 우승하고 가자고 서로 응원하고 토닥여주며 4강전에 오릅니다.

울진A팀과 4강전. 탁구대가 많아서 이제는 5명 모두 시합에 들어갑니다. 작전이고 벤치고 없습니다. 달랑 선수5명에 맏형님의 배우자 1명이 수건들고 왔다갔다하며 응원을 하십니다. 반면 울진은 근방이라 대대적인 선수와 응원단(알고보니 70명), 처음 1세트는 모두 우리가 졌습니다. 저랑 게임한분은 6부로 핸디3개, 백핸드가 정말 일품입니다. 롱이고 뭐고 통하지 않고 마구 후려버리는데 다 들어옵니다. 10:8로 이기다 역전패하고 결국 0:2가되었습니다. 경기를 하면서 우리팀을 보니 대부분 수세에 몰리면서 열심히 파이팅하는 모습이 들어왔으며 저 역시 쪽팔리지 않게 지더라도 한세트만 따자 생각하고 공을 끝까지보고 한알만 더 막자고 생각하고 보다 짧게 넘길려고 노력했습니다. 작전은 주효했는데 막고 또막으니 미세하나마 짧게주니 백드라이브가 들어오기보다는 아웃이 많아졌고 3:2로 역전승을 하자 비슷한 시간에 우리팀 모두가 개별 3:2로 이겼습니다. 결국 팀 5:0으로 가볍지만 힘들게 결승까지 오게되었습니다.

4강이 상금15만원이고 2등이 30만원이며 1등이 50만원이므로 상금으로 보면 이제부터가 시작인셈입니다.

드디어 결승.

포항의 이카루스앤루이스A팀으로 남성3명에 여1부 2명으로 구성된 막강한 전력부대

역시 5대 탁구대만 남기고 모두 철수하며 이번대회를 마무리합니다.

이번 오더싸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 우리가 약팀이나 대등한 경기를 모두 이기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5번으로 나가 여1부와 핸디없이 게임을 했습니다. 이전부터 잘 아는 선배님이고 뚫리지 않는 벽임을 아는지라 미리 어떻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랠 리가많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계속 롱으로 버티는 작전. 랠리가 엄청나가 진행됩니다. 저는 딱히 공격을 하지 않고 질 것 같이 생각되지않으면 굳이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관중은 답답해할지언정)

의외로 앞선 4명의 경기는 바로 끝나버리고 2:2가 되고 모든 탁구대를 접고 달랑 제가 게임하는 한 대만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단체전을 참여하면서 결승전은 항상 제가 5번을 하였고 단 한번도 나까지왔을때는 힘들었지만 진적 없이 우승한 기억을 가지고있습니다. 그래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차분히 풀어보자 생각하고 2등해도 후회는 없다는 도전자 자세로 임했습니다.

그러자 의외로 1세트를 이기고 2세트는 듀스가서 지고 3세트는 10:8에서 또 역전패되었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체력도 바닥나고 물만 벌컥벌컥 마시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상대 선배는 마무리 하자는 생각으로 공격횟수가 늘어났으며 평소와는 달리 영웅심인지 모르지만 그냥 막는 것이 아니라 되치기를 했는데 들어가버렸습니다. 결정적일때마다 역공을 해서 점수를 얻었으며 드디어 5세트까지 오게되었습니다.

5세트.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나도 힘든만큼 상대도 힘들 것이다여기고 계속 롱으로 블록하고 밀고 때리고 집요하게 밀어붙였습니다. 롱은 에러가 적을뿐만 아니라 상대의 에러를 유발하기 딱좋죠. 시소경기가 진행되다 6:8에서 8:8을 만들고 드디어 제가 앞서기 시작합니다. 9:8이 되니 욕심은 생기나 절대 서두르지 말자고 되뇌였습니다. 3세트에서도 10:8에서도 졌으니 말입니다. 랠리가 진행되다 엄청난 공격이 들어왔습니다. 도저히 막을수 없는 공이 내몸뒤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으며 어디에서 초인적인 힘이 나왔는지 점핑하며 평면으로 돌려 머리위에서 때렸는데 그만...상대팀코트로 빨려들어갔습니다. 관중들의 환호성!

이공이 들어가버리니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 생각했는지 에러를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역사상 가장 멋진 공으로 생각될 듯...

드디어 10:8이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우리팀원을 보았고 절대 먼저 끝나기전에 샴페인을 터트리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서비스는 제가 2개 갖고있고 이전과 같은 평이한 서비스(상대 백쪽으로 낮고 짧은 하회전)를 넣고 수없이 랠리하다 손가락에 쥐가난 듯...그만 제가 넷트행. 10:9가되었습니다. 관중들이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끝내지 않으면 무조건 지는 경기.

타임을 요청하고 물을 마십니다. 선수물 먹은 5부 후배가 상대 포핸드로 짧게 하회전서비스를 넣어라고 주문합니다.

이 주문 받기전에는 지금까지 한번도 넣지않은 롱핌플로 굴리는 서비스를 넣을 작정였거든요.

탁구장에서는 많이 써먹는데 대부분 네트행이 되며. 둘중 어떤 서비스를 넣을까 갈등하다가 만약 지더라도...코치탓(?)을 하기위해 상대 포핸드로 짧게 하회전서비스를 넣었는데 아뿔사 바로 들어서 때려버립니다. 제가 어렵게 롱으로 다시 넘기기는 했으나 공이 너무 많이 떠버려셔 공격을 당하겠다고 직감, 의외의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너무 쉬운공이다 생각했는지 롱으로 보낸 힘없는 공을 때렸으나 탁구대를 살짝 벗어났습니다. 내가 이길줄 몰았는데 어안이 벙벙...우리가 우승한 것을 알고서야 우리팀은 좋아서 얼싸안고 파이팅을 외칩니다. 이렇게 30분의 혈투는 승리로 끝났습니다.

돌아올 때 차안에서 오늘의 경기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또 이런 기분을 경험할수 있을까 싶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저녁은 물회에서 소고기로 급선회되었으며 마지막 2점은 한알에 10만원짜리 였습니다.

자고일어나니 목이 쉬었습니다. 응원도 별로하지 않았는데...알고보니 저도 모르게 경기에서 1점 1점을 얻을 때 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주파수로 파이팅을 외친 것 같습니다. 역전승이 많다보니 더욱 그러하겠죠. 참 좋은 추억으로 이번대회를 마무리합니다^^

에피롤그: 저는 경기를 할 때 징크스가 있습니다. 첫경기에서 이기면 그 이긴패턴대로 하죠.

1. 수건은 탁구대에 걸지않고 뒷 가림막에 가지런이 건다

2. 경기시작전 화장실 가서 손을 씻는다

3. 물통은 점수판뒷쪽에 둔다(제가 물통을 둘려고 보니 4개가 엎어져있어 가지런히 정리함)

4. 라켓케이스도 점수판옆에 가지런히둔다

5. 오더는 무조건 하나의 볼펜으로 내 필체(저는 특이한 필체가 여러개있음)로 적는다

6. 선수물먹은 5부선수 두명만 오더를 정하고 의견을 구한다.끝까지(다른분은 뒤에서 기다림)

7. 급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고 좀 늦으면 본부측에 양해를 구하고 쉬면서 안정을 찾는다

8. 자세를 낮추고 공을 끝까지 보고 절대 집중력을 놓치지않는다(경기들어가기전 마음가짐)

9. 상대의 약점을 파악할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등등

이렇게 하면 나를 도와줄것이다는 믿음을 가지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분좋습니다.

이런 우승모습은 동영상으로 담아야하는데...모두 응원하느라 아무도 담지 못했네요(아쉽습니다)

[후니38]

가까운 거리라 오랜만에 나갔습니다.
감사드리며 글과 잇슈 잘보고 있어요

[즐건행탁]

부럽습니다^^

[후니38]

고맙습니다. 자주 나가면 요령도 생기도 운도 따르고 좋은 성적도 날것입니다

[SL9(FZD)]

멋찌십니다.. 축하드립니다~~^^

[후니38]

글 잘읽고있어요. 감사합니다

[얼음땡]

전 5세트 10:8에서 서브권을 가지고도 끝내지 못해 예선탈락했는데 역시 고수님이라~ㅎ
저도 요즘 단체전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네요^^
우승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후니38]

저도 몇번이나 10:8에서 졌습니다. 심호흡하고 반드시 전술을 갖고 가야지 상대실책을 바래서는 힘들더군요

[파워쉐이크]

축하합니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우승하는 기쁨은 두배지요.

[후니38]

고비를 넘기면 좋은결과가 오는데...넘기는것은 운이 많이 따르더군요

[범새끼]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 축하 축하 합니다

[후니38]

고맙습니다. 오더나 작전등 최선을 다하는것이 중요하더군요

[try!]

매우 기분 좋은 일입니다^^함께 기쁨을 나누며 축하드립니다^^

[후니38]

서울대표되신것 축하드리며 꼭 금메달 따세요

[파주지니]

축하드립니다~~~^^
멋지십니다!!!
많이 부럽구요~~~^^

[후니38]

감사해요. 고집통에서도 많이 보고있어요

[nice june]

단체전 마지막 결승에서 승리하며 전국대회 우승하신것 축하드립니다. 이긴 그 순간 감동이 있었겠어요,

[후니38]

네. 마지막이라 더 기쁜것 같습니다. 이맛에 단체전나가는것 같아요

[아이직파]

와 대단하시네요

[후니38]

고맙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있어요

[대표]

대단하세요~ 축하드립니다!

[후니38]

운이 좋았으며 축하, 감사합니다

[T&T&P (춘천 선남)]

우승 축하축하 왕축하드립니다. 그것도 말방에서..이기시다니..더욱 멋지십니다.
영덕 춘천에선 진짜 멀어요...지도보니 태백은 그나마 거리가 괜찮은것 같습니다. 5월의 출발속에 멋진 우승으로 시작하여 더욱더 감축드립니다.
여유되시면 춘천한번 오세요.
(아 출전하신분들 부수는 어떻게 되는지요?)

[후니38]

제가 춘천근교살면 자주 뵙고 공부할것인데 아쉬워요. 우린 4부4명과 5부1명입니다.

[수원치키타]

우승 축하드립니다.^^

[후니38]

축하 감사드려요♡

[면장]

잘 치시던데 어찌 하수들과 게임을 ...
어찌 되었든 우승은 쉽지 않은데 우승을 하셨다니 ...
대단히 우승 축하드립니다.

[후니38]

고맙습니다. 상위부는 선수들 및 상금사냥꾼이 많아서 이기기 힘들어요. 비록 부수를 좀 낮춰나와도 핸디주는것이 하위부라 생각하니 맘이 편하더군요. 탁구는 멘탈이 더 중요한것 같아요

[하이볼크]

대단합니다.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

[후니38]

축하해주셔 감사합니다^^

[달님]

합니다 첫 출발이 좋으시니 앞으로 좋은 결과가 기대 됩니다

[호엔하임]

축하드립니다!!!!

[일번지]

후니38님 추카 !추카 !
난 요즘 탁구와 넘 멀어져서...... 우승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