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까지 가서 뛰어도 우리 클럽 이름이 최고”
4기 총회에서 총무부장의 중책을 맡으신 김부연 님이 충주 마라톤을 뛰면서 느낀 소감입니다.
하늘과 노을, 회원들도 다 좋은 분들이지만, 클럽 이름도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하디 흔한 ‘마라톤’이 안 들어간 것만 해도 이름을 지은 선배님들의 시적인 감각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온갖 클럽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는
달림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래와 같은 이름을 만나면 어떨까요?
괜히 혼자서 미소를 짓지 않을까요?
왜 뛸까?
한강고수부지에서 철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때마침 안산 마라톤
동호회인 ‘왜 뛸까’ 회원이 퍼져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이걸 보고 뒤에서
뛰던 달림이가 자신이 왜 뛰는지 생각하다가 중도 포기했다는 전설(?)이....
애주가
경향마라톤인가에 갔더니 떡 하니 스탠드에 붙여져 있던 이름. 자신들도 이름이 좀 그렇다고
생각해서인지 마라톤러버스클럽 이라는 별칭도 쓰고 있습니다. 경기도 학의천, 안양천 등을
달리는 클럽으로, 절대로 술 마시는 모임이 아니라고 카페에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당들이 많은 것은 틀림없을 듯...
달리그라
동두천 농협인가, 아무튼 경기도 방면 농협의 클럽 이름인데, 동아마라톤에서 우연히 만나고는
괜히 비아그라가 생각나서 혼자서 웃음. 여성 달림이가 입고 뛰기에는 좀 그런 이름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부산에도 같은 이름의 클럽이 있네요.
두발로
왠지 신발브랜드 같은 느낌이 나는 듯... 20~30대의 젊은 세대로 구성된 클럽으로 미혼인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달리기와 ‘작업’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하늘과 노을
에서 접수해 버릴까요?
서지마
달리다 절대 멈추면 안될 것 같은 이 클럽의 정식 명칭은 서울지하철 마라톤동호회. 약자로
쓰니까 느낌이 달라지네요. 2000년 지하철건설본부 직원 5명이 국토 종단 이어달리기에 참가한
것이 서지마의 탄생 배경이라고 합니다.
밤뛰사
왠지 이름이 어려워보이는 이 클럽은 서울대 동문들의 달리기 모임입니다. 낮에는 워낙 바쁜
사람들이 많아 밤에만 뛴다고 합니다. 3.5㎞의 서울대학교 순환도로와 캠퍼스 주변을 주로
달리는데 조금만 처져도 클럽 멤버를 찾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하네요.
꼴지완주자마라톤클럽
마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달리기클럽으로 등록회원이 700명이 넘는 큰 클럽. 전부 꼴찌만 하는지
궁금해서 카페 들어가보니 서브3가 “2명이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58개띠 마라톤클럽
지난해 혼자서 한강에서 뛰다가 처음 만났는데, 춘천 원정버스에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클럽 이름을 보는 순간 ‘58개띠들은 평소에도 그 소리를 지겹게 들을 텐데, 마라톤 클럽
이름으로까지 쓰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회원분들은 모두 좋은 분들인 듯.
그런데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지, 그게 늘 궁금합니다.
첫댓글 으흠, 재밋는 이름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항상머리속에 달림생각이 잠재해있는것 같애요. 저도 인터넷 검색시 마라톤 관련 내용을 많이 보거든요.. 무심코 지나쳤던 이름들이었는데 생각해 볼만 한데요. 잘 읽었습니다.
허허! 다들 재밌는 이름이네. 우리 홍보부장님 눈썰미도 기억력도 좋지 그런 걸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나요? 아무리 다녀봐도 우리 클럽 이름이 최고여. 이름도 내용도 단연 금메달감이지.
건달들=건국대 달리는 사람들. 디질라=디지라꼬 질주하는 라디오디제이 모임.....머 이런 잼난 클럽도 있더라구요~ 진짜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