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말, 다음의 인도방랑기'에도 비슷한 질문이 올라 온적이 있었습니다. "4박5일
일정으로 인도에 다녀오고 싶다. 가능한가?"
그런데 다들 4박 5일 갖고는 어림도 없단 란 말들을 하기에 당시 시간도 좀 있고 그러길래 써본 답변입니다. "배낭 여행은 000해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들과는 달리하려고 썼지요... 그런데 쓰다보니 무지하게
길어졌더군요. 크크크...
당시 올렸던 글을 다시 옮깁니다.
짧은 일정으로 인도를 다녀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글을 쓴 시점이 2002년이란 점을 미리 염두에 두시길...
일부 내용은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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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의 인도여행 가능
합니다.(주의! 글이 무지막지하게 깁니다)
인도 여행 최소한 한 달은
잡아야 한다는 게 거의 정설입니다. 그것은 배낭여행 기준이지요.
그러나 보통 직장인의 경우 한달을 시간 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없는 사람은 인도를 볼 자격이 없는가? 아닙니다.
단지 시간이란 일정의 여유가 없다는 것 뿐입니다.
시간은 돈입니다. 그
시간을 돈으로 사면 됩니다. 돈이 없는 사람은 극기 훈련식의 여행을 즐기면서 장기를 하면 되는 것이고, 돈은 있지만 시간은 없는
사람은 거기에 맞는 여행을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충분조건으로 있어야 합니다. 4박5일간의 해외여행, 사실 배낭여행이라면 인도가 아닌 다른 나라라 하더라도 그리 쉽지 않은 짧은
일정입니다. 보통의 패키지라면 몰라도 자신이 직접 일정을 만들고 이동수단을 확인하고 숙소 잡아야 하고... 더군다나 한국과 같은
사전 예약 시스템이 되어 있는 나라가 아닌 곳에서 4박 5일의 일정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오기란 자칫 여행이 끝난 뒤엔 후회막급이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 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필요충분 조건.. 반드시 직항이어야
합니다. 한국과 인도를 잇는 직항으로 델리를 연결하는 노선은 현재 아시아나 뿐입니다. 아시아나 델리 노선은 일주일에 두 번
운행되는데 인천에선 매주 화 목 토요일에 출발하고 델리에선 매주 수 금 일요일에 출발합니다. 한국에서 인도를 갈 수 있는
비행기는 아시아나 외에도 있긴 합니다만 직항이 아닌 이유로 일정이 짧은 님께서 탑승하기엔 현실적으로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겁니다. 물론 대한항공으로 인천 뭄바이 노선이 있긴 하나, 여행을 목족으로 할 경우 적합한 항공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에어인디아도 나름 직항이긴 하나, 짧은 일정의 여행자에겐 부적합한 항공편입니다.
첫째날 인천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는 저녁 7시 40분이 탑승시간입니다.
델리엔 밤 12시가 좀 넘어서 도착합니다. 물론 도착은 인도 현지시각 기준입니다. 저녁 7시 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인천공항에 오후 5시
40분까지 도착하셔야 좋습니다. 님께서 4박 5일 일정을 잡게 된다면 인천공항에서 화요일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시고 약 8시간 비행 뒤 델리 공항 밤 12시 정도 도착... 물론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을 나오면 통상 새벽 1시는
넘습니다. 만약 비행시간이 다소 꼬이거나 인도 공항측에서 수속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새벽 두시가 될 가능성은 늘 잠재해 있습니다.
돌아올 때는 인도 델리에서 일요일 새벽 1시 50분 비행기를 타셔야만 4박 5일 일정에 맞는 여행이 될겁니다.
인천공항에는 일요일 낮 12시 정도 도착하게 되지요...
실제로 님께서 인도에서 보내실 수 있는 요일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저녁 까지입니다. 혹시 "다른 항공편은 없을까요?" 란 질문이 나올 경우, 다른 사람들도 혹시 궁금해 할지 모르니까... 단호하게
말합니다. "4박 5일 일정에 맞는 비행기는 현재로선 아시아나 뿐입니다."
자.. 배낭을 짊어지고 인도 공항을
나섭니다. 예정대로 착착 맞아 떨어지면 님께서 공항을 나오는 시간은 새벽 1시입니다. 숙소로 이동해야겠지요. 물론 공항 주변에도
호텔은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최소한 100불 이상입니다. 배낭여행자들의 집결지라 할 파하르간즈의 메인바자르로 갑니다. 물론
한밤중이니까 선택의 여지없이 택시를 타야 합니다.
택시는 반드시 선불제 택시 즉 프리패이드 택시를 타야만 합니다.
공항 수속을 밟으면서 나오다 보면 여행자를 부르는 창구가 있습니다만, 반드시 건물 밖으로 나오신 다음 프리패이드 택시를 끊어야
합니다. 건물 안의 여행자 정보센터니 안내소니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고가입니다. 님께서 보통의 환영객이 있는 입국장(묘하게도
인도에선 마중을 하기 위해 입국장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는 환영객들에게 이른바 입장료를 받습니다.)으로 나온 다음 걸어나오면서
오른쪽 출구로 나오면 건물 밖인데, 나오자 마자 오른편에 유리창이 있는 나무 박스 같은게 보입니다. 일종의 창구이지요. 그곳이 바로
프리패이드 택시표를 끊는 곳입니다.
주의할 것은 이때 미리 인도 돈이 있어야만 합니다. 달러로 지불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랬다만 사기 당하기 딱 안성맞춤입니다. 이미 정보가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공항 안에선 50달러 정도만 환전하세요..
물론 20달러도 좋습니다. 가능하면 적게 환전하란 이야깁니다. 프리패이드 택시는 파하르간즈 즉 메인바자르까지 200루피(2010년 현재의 요금은 정확히 얼마하는지를 기억못해서리) 정도
할겁니다. 더 이상 줄 필요도 없는 공정 가격입니다. 혹시 10루피 정도 올라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의 경우
가끔 250루피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택시값을 지불할 때 절대 500루피짜리는 사용하지 마세요. 순간 인도인 농간에 그
돈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500루피를 냈는데, 왜 100루피를 줬느냐 하고 창구직원이 가끔 장난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택시비라고 해도 신경 쓰고 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전표 같은 것 즉 택시 번호가 적힌 영수증 같은
것을 줍니다. 적힌 번호를 볼려고 하면 이미 인도인이 "몇 번인데?" 하고 올겁니다. 차번호와 영수증의 번호가 일치하면 그 택시는
님을 메인 바자르까지 실어다 줄 합법적인 택시입니다. 그런데 이 합법적인 택시가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메인바자르로 가자고 하면
'그곳은 현재 안좋다. 자기가 아는 곳이 더 좋을 것이다'란 말로 슬슬 님을 유혹 혹은 협박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단호하게
"메인바자르"라고 한 마디 하면 됩니다. 그래도 귀찮게 굴어도 다시 "메인바자르"라고 말하세요...
이렇게 해서 메인
바자르에 갑니다. 그러면 아마 새벽 2시 가까이 되는 시간일겁니다. 님께서 볼 수 있는 것은 캄캄한 어둠입니다. 한국의 밤시간에
비해서 말이지요. 아마도 택시는 님을 뉴델리 역쪽이 아닌 메트로폴리탄게스트하우스 쪽에 내려줄겁니다. 어둡습니다. 인도가 처음인 님으로선
슬그머니 겁도 납니다. 혹시 여기가 엉뚱한 곳은 아닐까 싶기도 하겠지요. 누군가에게 물어보자니 다들 시커먼 인도인 뿐입니다.
거기에 좋은 호텔로 안내해 주겠다고 엉겨 붙습니다. 들리는 영어는 영 이상하게 들립니다. 그래도 넘 경계 마시고
"메인바자르?"하고 물어보세요.. 그래서 메인 바자르가 맞다고 하면 전표 즉 택시 영수증을 택시 운전기사에게 주면 됩니다.
운전기사가 아는 곳이 있다면서 친절을 베풀어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님께서 생각하신 길을 줄구장창 가면 됩니다.
택
시에서 내려 약 200m쯤 가면 다소 밝은 곳이 나옵니다. 아제이 호텔이 있는 곳이지요.. 이 지역은 주로 서양 여행자들이 주로
묶는 숙소 지역입니다. 더 이상 가기 무섭고 그러기에 이쯤에서 숙소를 잡아도 됩니다. 돈의 여유가 된다면 비벡호텔도 괜찮습니다.
처음 가는 이들에게 배낭여행으로 인도에 밤늦게 들어가기가 쉽지 않기에 많은 여행자들은 공항의 그 엄청난 에어컨디셔너 바람을 견디면서
밤을 지새운 뒤 다음 날 아침 버스를 타고 메인바자르로 옵니다. 하지만 일정이 짧은 님으로선 그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숙소를
잡고 아마도 님께선 200루피에서 350루피 사이의 방을 잡게 될겁니다. 저의 경우엔 나브랑이란 그 귀신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100루피 짜리 방에서 잡니다만... 나브랑엔 가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리는 곳입니다. 그러나 전 이곳이 저렴하기에 늘
이곳에 묶습니다. 어찌됐든 아제이 혹은 비벡에서 님은 짐을 풉니다.
혹자는 델리에 가면 어느 어느 게스트하우스가
좋은데 하면서 뉴링고 혹은 스마일 인 혹은 마이호텔 또 디센트 등등의 호텔을 추천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은 십중팔구
에어인디아를 통해 저녁 9시나 밤 10시경 무렵 메인바자르 도착한 분들일겁니다. 저녁 9시와 새벽 2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답니다.
새벽 두시가 다된 시간 혹은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 님의 처지로선 그닥 찬밥 더운 밥 가릴 상황이 아닙니다. 더 싼 호텔
찾는 것은 더더욱 그럴 것이고 말이지요. 그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면 아제이를 중심으로 한 그 주변 호텔들이 편할 겁니다. 보통의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는 숙소를 그 시간에 초행자인 사람이 찾아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좀 그렇습니다.
인도에서의
첫날이니 마음도 설레입니다. 몸을 씻고 짐을 정리하고 나면 이미 새벽 3시는 넘게 되지요... 뱃속이 어딘지 허합니다. 그러면
호텔 앞.. 물론 아제이나 비벡 쪽입니다. 10루피짜리 묘한 계란 토스트를 팝니다. 아침까지 영업을 하니까.. 그런대로 출출함을
메울 수 있습니다. 이쪽엔 밤늦게 까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피시방(?)도 있습니다. 가격이 좀 비쌉니다.
둘쨋날 이제 아침이 밝습니다. 첫 날이기에 그리고 숙소 수준이 뭔가 찜찜하기에 잠을
옳게 들진 못했을겁니다. 거리로 나갑니다. 개들이 킁킁거립니다. 때론 짖기도 합니다. 어슬렁 거리는 소도 보입니다. 영화에서
방송에서 본 것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몇몇 곳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뭔가를 호호 불며 마십니다. 이른바 인도식 Tea
짜이를 마시는 것입니다. 델리에선 통상 3루피입니다. 첫날 아침 이 짜이를 한 잔 마실 것을 강력 권유합니다. 그런 다음 호텔
주변에서 대충 아침 식사를 합니다. 앞에서 말한 계란 토스트도 괜찮습니다. 주의할 것은 이 토스트 장사는 오전 7시 까지만 장사를
합니다. 시커멓게 태워서 그렇지 먹을만하답니다.
아침 8시가 되면 님은 다음날 아그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뉴델리역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자세한 서술을 하지 않겠습니다. 쓰다보니 손가락에 쥐가 나려고 합니다.
델리 기차역으로 갑니다. 이미 인도를 다닌 이들에겐 아주 익숙한 풍경이지만 처음 가는 분들로선 이것저것 낯설고 일부는 충격일 수도
있습니다. 뉴델리역 2층 즉 외국인 전용창구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인도인들이 또 귀찮게 합니다. "어디에 가는가?" "아그라
가려는데.." " 아 지금 거기 가는 기차 문제 있다..." 라는 식으로 슬슬 묘한 말거리짓을 합니다.
그래도 님은
꿋꿋하게 외국인 전용창구가 있는 2층으로 가셔야 합니다. 간혹 어떤 인도인들은 그 2층도 엉뚱한 곳으로 안내해 한탕할 생각으로
호시탐탐 노립니다. 어찌됐든 모든 인도인들을 물리치고 님은 외국인 전용창구로 갑니다. 벌써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자칫하면 님은 기차표를 예매하는 데만 한 시간 이상을 소비할 수도 있습니다.
다들 뭔가를 씁니다. 이른바
예매 신청서 같은 겁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래도 여기저기 물어 본 끝에 아그라 가는 기차를 알아내 이것 저것
쓰라는 대로 씁니다. 물론 에어컨디셔너가 없는 일반 기차로 말입니다. 님은 행선지를 아그라로 씁니다. 한참 기다린 끝에 순서가
돼서 철도직원 앞에 앉습니다. 근데 어느 아그라냐고 묻습니다. 순간 정신이 없어집니다. "씨~불~ 아그라가 또 있나?" 그러면
님은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난 말이여 타지마할 가려고 하거든.." 그러면 인도인 철도 직원은 표정도 없이 예매표에 뭔가를
써놓고는 컴퓨터를 두들길 겁니다. 다행히 기차표를 끊게 됩니다.
그런데 환전한 영수증을 달라고 합니다. 공항에서 정신
없는 가운데 환전을 하고는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그러면 인도인은 말합니다. 환전 영수증 가지고 다시 오라고
말이지요.... 그러면 님은 환전 영수증을 다시 찾으러 가던가 아니면 다시 환전을 해서 영수증을 확보하러 뉴델리역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오지만 여전히 사람들 줄에 다시 서야합니다. 그런데 기껏 기다렸더니 이번엔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시간은 이미 오전 11시가 다되어갑니다. 님의 인도 여행 첫날 오전 세시간은 이렇게 기차표 예매하는 데만 허비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런 것이 모든 배낭 여행자들이 겪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상황들입니다.
그러기에 님은 시간이
없기에.. 타지마할은 기차보다 관광버스로 해야 합니다. 이른바 인도식 타지마할 패키지입니다. 패키지는 메인 바자르 곳곳에서 예약
가능합니다. 대부분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비슷비슷합니다.. 보통의 배낭 여행자들은 그래도 단 10루피라도 싼 곳을 알아보기 위해
발품을 팔기도 합니다만, 님으로선 그럴 시간이 없겠지요. 숙소 주변 혹은 바로 옆 혹은 숙소 1층 로비에 있는 여행사에서 토요일에
타지마할 일일 패키지를 예약하면 됩니다. 가격은 에어컨디셔너가 있는가 없는가로 큰 차이가 납니다. 즉 버스 말입니다.
주의 할 것은 타지마할 입장료는 별매입니다. 패키지라고 하지만 단지 아침에 갔다가 돌아 오는 버스에 불과합니다. 모르긴 해도
에어컨디셔너가 없는 버스는 200 루피(2010년의 시세를 저 역시 모릅니다. 틀린 가격일 가능성이 큽니다.) 정도 할겁니다. 이제 토요일의 타지마할 예약이 끝났습니다. 이제 님은 인도에서의 첫날을
델리 투어로 보내게 됩니다. 일일이 걸어다니며 혹은 사이클 릭샤도 오토릭샤란 것도 타보면서, 여기 저기 여유 있게 둘러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군요.
그러기에 님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시내관광 패키지를 끊는게
좋습니다. 이 또한 여행사에서 예약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패키지는 외국인 보다는 인도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기에 외국인들로선 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별 5개짜리 호텔 급에서 하는 고급버스 투어도 있습니다만, 당일 발품 팔아가며 예약하고 또 호텔
까지 가서 다니기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전 님에게 자동차 렌탈을 추천합니다. 에어컨디셔너가 없는 한국의
타우너 크기의 미니 승합차 한 대가 운전사 포함하여 8시간 기준으로 600에서 700루피 정도면 렌탈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운전기사에게
100루피 정도는 팁으로 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잘 가는 숙소라든가 식당 등지에서 물어보면 될 겁니다. 당일 렌트가
가능합니다. 그래도 약 한시간 혹은 두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합니다.
이렇게 렌트를 해서 델리 곳곳을 둘러보면
될겁니다. 어디 어디를 갈지는 님께서 미리 알아보셔야 합니다. 인도인들이 알아서 안내해 줄 것을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인디아
게이트, 레드포트, 간디 기념관, 혹은 인도 박물관, 꿉뜨미나르 등등... 아.. 저녁엔 델리 게이트 근처의 안주나 홀에서 하는
무용공연도 있습니다. 입장료가 지금은 350루피 정도는 할겁니다. 이 시각까지 자동차 렌트를 한다면 아마 돈을 더 주셔야
할겁니다. 공연시간은 저녁 7시 30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공연은 그다지 추천할만하지 않습니다.
저녁이 됩니다. 델리에 있는 한국인 식당 인도방랑기라든가 쉼터까지 가셨으면 님은 한두
사람 이상의 한국인 여행자를 원하든 원치 않든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나는 한국인들에게 가능하면 4박 5일 일정으로 여행
온 거라고 말하지는 마세요. 자칫 님께서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상처인지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슬쩍 직접
실험을 해보셔도 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 몰지각한 젊은 여행자들이 수행이 떨 된 자세로 '4박5일 가지고 어떻게게
인도에 왔는가. 그래도 한 달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하는 으스대는 것처럼 보이는 말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를 알려주마'란 태도로 말입니다. 그게 묘하게 상처가 됩니다.
그냥 "델리에 일이 있어서 왔다. 그래서 온김에
가볍게 구경하려고 한다."하는 정도로만 가능하면 자신은 적게 말하고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듣기를 바랍니다. 십중팔구 게거품이 날
정도로 나오는 무용담을 님은 인도 현장에서 듣게 될 겁니다. 그러면 님은 감탄만 해주면 됩니다. 귀동냥의 즐거움이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이 귀동냥만 잘해도 님은 고수급 선수가 될 수도 있답니다. 전 귀동냥을 통해 얻는 것만으로도 필살비기의 수행을 한
고수들을 만난적이 있었답니다.
그들과 가볍게 맥주 한 잔 할수도 있습니다. 골든 리젠시 혹은 메트로폴리탄 게스트하우스에서
시원한 맥주로 말입니다. 주말의 경우엔 골든리젠시 호텔의 일층 레스토랑에선 생음악 연주도 합니다. 그러나 전 메트로폴리탄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의 맥주를 추천합니다. 근데 모국어가 친근하게 들리는 인도방랑기 혹은 쉼터에서의 소주나 맥주 한 잔도 괜찮을 겁니다.
이제 밤이 깊습니다 밤 10시만 되면 어찌됐든 숙소로 돌아오는 것이 좋습니다.
토요일이니 나이트 클럽에도 갈 수 있지만 델리를 잘아는, 아니면 노는 것 쯤은 끝내 줄 엄청난 고수가 아니라면, 함께 동행해봐야
별볼일 없습니다.
셋째날 다음날 아침 6시 타지마할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졸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가끔은 고개가 뻑적지근해지기도 합니다. 오전 11시 정도면
타지마할에 도착합니다. 점심을 먹고는 타지마할 구경을 합니다. 물론 비싼 입장료는 현지에서 내야 합니다. 타지마할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하진 않겠습니다.
오후 4시 델리로 돌아오는 버스를 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잠시
마투라에 들르기도 합니다. 크리슈나가 태어났다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이런저란 시간이 지나면 오후 6시가 됩니다. 그리고 델리에
돌아오면 밤 10시 혹은 밤 11시가 됩니다. 바로 숙소에 들어가서 자야 될 시간입니다.
넷쨋날 드디어 인도 여행 사흘째를 맞습니다. 인천에서 화요일 비행기를 탔으면 금요일이 됩니다. 그런데 전 이쯤에서
무척 난감해집니다. 그냥 '자이뿌르'를 추천합니다만, 델리 아그라 자이뿌르는 짧은 일정에 할 수 있는 삼각형의 일정이거든요, 근데 그렇게만 말하자니, 바라나시가 좀 걸립니다. 인도 여행이라면 그래도 바라나시 만큼은 들러줘야 된다는 속설... 그래서 자이뿌르 여행을 추천은 하면서도 뭔가 찜찜합니다. 자이뿌르 일정 역시 메인 바자르에
있는 여행사들에서 1일 패키지 예약이 됩니다. 바라나시 일정을 잡으실 경우 짧은 일정의 여행자에겐 사실상 기차 이동은 불가능합니다. 인도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 점에 대해선 상세하게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주의 하실 것은 바라나시 공항과 여행자가 머무는 곳은 엄청나게 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통상 택시로 1시간 이상 걸립니다. 바라나시 숙소와 일정에 대해선 다른 분들의 글을 참조해보세요.
다섯째날 토요일... 자이뿌를를 다녀왔다면 하루가 남습니다. 바라나시라면 이 하루가 남지 않겠지만서도 말이죠. 그런데 마지막 즈음, 님은 의외로 지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델리에서 마지막 날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디를 가는가... 만약 우선 아침 열시 쯤 되면 인도의 백화점 구경을 나서보세요.. 안살 프라자로 불리우는
인도 백화점입니다. 남쪽 델리입니다. 그곳에서 쇼핑을 하셔도 좋습니다. 아니면 인도의 상류층은 뭘 사는가 하고 그냥 눈요기만
하셔도 됩니다. 점심은 안살프라자 안에서 해결하셔도 되고요... 살것이 아니더라도 그런대로 괜찮은 의상실에서 이옷 저옷 입어보고
음반점에선 그냥 음악도 기웃거리며 들어보고 그러다가 인도에 온 기념으로 즉석 사진 한 장 찍으셔도 됩니다. 참고로 이곳은 한국인이
운영합니다. 스티커 사진 100루피입니다. (근데 요즘엔 구루가온 쪽에 현대적인 쇼핑몰이 우후죽순이 생겨나고 있기에 그쪽이 더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렇게 구경이 끝나면, 안살프라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유명한 곳이 하나
있는데.. 거리 이름이 하우스카스인데.... 인도의 고급 의상실이 밀집해 있는 인도판 로데오 거리입니다. 디자인이 제법 인상적인
물건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과 같은 풍모를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그곳에 가면 그럴 듯한 무굴시대의 고성도 있습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거리엔 한국 식당이 있습니다. 배낭여행자가 가기엔 많이 비쌉니다.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아마 오후 세시 정도는 될겁니다. 그런 다음 찬드니 촉이란 곳으로 가세요... 이 지역은 올드델리입니다.
안살프라자하고는 분위기가 확 다르지요. 인도의 전통적인 풍모가 보이는 시장입니다. 그곳에 가면 시크교의 골든템플도 볼 수
있답니다. 여기서 여행자의 여유(?)로 쇼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후 5시 혹은 6시 가 될겁니다. 님은 인도의 현대적(?)
백화점과 전통적인 시장을 하루에 보게 된겁니다.
그 다음.. 어디냐.... 사람에 따라 다른 곳이 있겠지만 전 보통
두 곳을 추천합니다. 슬럼 지역 아니면 티벳탄 지역입니다. 님에겐 슬럼지역보다는 티벳탄 지역을 추천하렵니다. 시간상으로 초행길인
사람이 델리의 슬럼가를 가기엔 좀 불안합니다. 그래서 티벳탄 꼴로니를 추천합니다. 찬드니 촉에서 좀 멉니다. 깔라만디르(요 이름이
좀 자신없음)란 곳 근처에 티벳 사람들의 모여사는 곳이 있습니다. 통상 티벳탄 꼴로니라고 불립니다. 이곳에서 우리 입맛에 맞는
만두 육계장 수제비 같은 티벳 전통 음식들이 꽤나 있습니다. 막걸리 같은 것도 있고 말이죠... 자세한 서술은 안하겠습니다.
님께서 알아보셔도 됩니다.
막걸리 한 잔을 걸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아마도 밤 9시 정도 될겁니다. 그러면 공항 갈
준비를 해야겠지요. 위의 델리 일정을 즐기시려면 역시 보통의 배낭여행자와는 달리 자동차를 렌탈하시는 것이 효율적일겁니다.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시려다간... 짧은 시간 그냥 길위에서 버려진답니다. 그리고 오토릭샤라 하더라도 돈은 더 듭니다.
일요일 새벽 1시 5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숙소에서 11시에는 출발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남는 시간 짐을 챙기시면 될겁니다.
여섯째날 한국에 도착하면 월요일 낮 12시 정도에 도착합니다. 이제 님의 4박
5일 인도 여행은 이렇게 마감합니다. 위의 내용은 거의 현실적인 차원에서 올린 겁니다. 이런 일정이 반드시 지켜진다고 할 순
없습니다. 어떤 변수가 눈앞에 떨어질지 알수 없는 노릇입니다. 만약 님께서 해외여행이 처음이라면 차라리 여행사를 통해서 갈 것을
권유합니다. 일정이 길어질 경우엔 차질이 생겨도 느긋한 마음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4박 5일인 경우 하루가 어긋나면 님의 여행은
정말 꽝되기 쉬상이기에 말씀드리는겁니다.
이것은 인도라서라기 보다는 어느나라를 가든 설령 미국 혹은 유럽 아니면
가까운 일본이라 하더라도 무지막지한 정보를 가지고 또 현지에 익히 잘아는 사람이 있어서 하는 배낭여행이라면 몰라도 어느 나라를
가든 4박 5일간 배낭 여행을 즐기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대로 다닐수만 있다면 님은
인도를 짧지만 즐거운 느낌으로 여행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인도 공항에 들어갈 때 걱정이 든다면 요즘엔 그런대로 괜찮은 서비스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면을 박스로 가지고 가면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서 호텔을 잡아주고 다음날 델리 일일 투어도 해주는
곳도 있고, 비행기 티켓을 사면 역시 공항 픽업 서비스도 해주는 여행사도 있습니다.
차근차근 알아보시고 님께서
바라는 인도 여행이 즐겁게 계획되길 기원합니다. 인도를 한 달 두 달 다니는 것이 좋겠지만 시간이 안되는 사람들에겐 4박 5일이라
하더라도 인도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답니다. 뭐든지 이것만이 여행이다 라고 이야길 할 순 없는 것이지요.... 십인십색입니다. 돈이 없는 여행자는 시간으로 채우면 되는 것이고 시간이 없는 여행자는 일정 돈으로 채우면 됩니다. 여행의 방법을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이것이 정답이다 란 식의 공식은 없습니다.
아
참.. 인도에서 삼일 정도의 일정이라면 현지에서 쓰는 비용은 선물을 이것 저것.. 물론 어떤 것을 사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한화로
30만원은 넘지 않을 겁니다.습니다. 자동차 렌트비용까지 합쳐서 말입니다. 보통 여행자들은 하루에 만원에서 만오천원 정도 씁니다만
선물 사가는 것까지 생각하면 한화로 30만원... 그리고 비행기이면 4박 5일의 여행 일정에 예산이 그런대로
될겁니다..... 물론 호텔 수준을 상급으로 잡을 경우엔 100만원도 부족할 수 있지만서도...
그리고 혼자 다닐 것처럼 하셨는데 일정도 짧은데 혼자는 왠지 외롭지 않겠어요.... 아니면
델리에서 아니면 비행기에서 누군가를 만나 함께 다닐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그들의 전적인 도움을 그리 크게 기대하진 마세요...
정보야 줄수 도 있겠지만 님과 함께 그 일정대로 다녀 줄 사람은 그리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차를 빌렸으니 함께 가자'
라고 말하면... 물론 그 비용은 님께서 부담해야겠지요. 그러면 함께 동행할 사람은 쉽게 만나게 될겁니다. 운이 좋으면 더치패이도
할 수 있고 말이지요...
나마스떼! 압, 인디아메 자웅가! 예 사쁘니 네히에.... 뻑까 진드기헤. 어루 사뜨헤...
당신안의 신에게 경배합니다. 당신은 인도로 갈 수 있을겁니다 이것은 꿈이 아닙니다. 진짜 삶입니다. 그리고
진실입니다,.
ㅤㄸㅗㅁ방 올림 |
첫댓글 위에 열거한 짧은 일정은 반드시 정답이 아닙니다. 여행자 스스로 일정 응용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5일째 밤기차를 타고 바라나시를 간다. 그리고 그날 저녁 국내선 항공으로 델리로 온 다음 바로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을 한다. 아니면 4일째 저녁 비행기로 바라나시를 간다. 하루 잔다. 닷새째 델리로 오는 밤 기차를 탄다. 짧은 일정에서 어찌됐든 가장 현실적인 여행지는 델리 아그라 자이뿌르 그리고 바라나시입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특히 처음 해외여행으로 인도를 선택한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목적과 취향에 따라 루트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현실적인 일정으로 보입니다...^^
처음 인도를 가면서 짧은 일정의 여행자에겐 골든 트라이앵글과 바라나시가 가장 현실적인 일정일 거예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서도...
우아 정말 현실적이면서 너무 친절한 글이네요 특히 다른 배낭여행자들로 부터 받을 상처까지 챙겨주시고요 ^-^ 그 수행이 덜 된 여행자가 나는 아니겠지라고 믿고 싶지만 행여나 내가 될 수도 있기에 마음 한 구석이 찔끔합니다 아직도 사람이 덜 됐나봐요 ㅠ.ㅠ
인도를 돌아다니면서 단기 여행자를 대하는 일부 여행자들의 좀 그런 모습을 자주 봤는지라.. 크크
깔라만디르 - > 마즈누 까 띨라 말씀하신 거죠?
네.. 맞아요...
아그라 뭐시기;;; 아그라 칸트 역과 아그라 포트 역이 있습니다. 둘 다 아그라 갑니다.
글쵸 둘다 아그라를 가는데, 처음 열차표를 끊는 사람은 좀 어리둥절하거든요,, 크크
실은 타지마할을 맨 처음 볼게 아니라 아그라 포트를 먼저 볼 계획이라면 아그라포트 역에서 내려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4박 5일 밖에 시간이 안 나는데, 그렇게 인도를 가면 돈 버는 일 홧김에 때려칠 것 같아서 걍 제주나 가려고 합니다.
전주영화제에서 영화보며 노가리 푸는 건 어떨까? 영화제 기간 거의 대부분을 전주에 있을 계획.. 그 다음엔 보성 가서 이틀 놀다 올 계획임...
와~~~~~대단하네요,,좋은글 감사해요
꾸벅~~~
잘 읽 고 갑 니 다 .댓 글 을 달 수 밖 에 없 는 글 이 네 요 .ㅎㅎ
헉............. 큰일날뻔했어요.
아시아나 예약해놨는데, 1:50 아시아나를 낮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맞춰 스케쥴 다 짜놨는데...
정말 큰일날뻔했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