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이채
탓하지
마라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한 장면일
뿐이지
?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이채 (정순희) 시인
1961년 경상북도 울진 출생
한맥문학 등단(1998)
조경주 화가 / 삶의 노래 - 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