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31일
날씨 : 흐리다가 약간의 비가 내리다. 누군가가 그리운 날.
코스 : 모악산 정상에 오르다. 왕복 20Km
산사에서의 잠,
새벽 3시에 깨어났다. 새벽예불을 드리는 시간이다.
잠시 갈등하다가 계속 잠을 자려고 선택했다. 그냥 일어나야 하는데...머리속에서의 무언가를 생각하면 이를 취하게 되고
그것이 곧 잠을 선택하게 되었다.
늦장을 부리다가 8시경에 일어났다.
어제는 '서전'이라는 전각에서 잠을 잤는데 이곳은 스님들의 선방으로 이용되었다가
지금은 산사체험을 하는 공간이다. 따뜻한 방에서 마음 편하게 잠을 잤다.
일감스님방에는 벌써 여러사람들(어제 만난 분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스님께서는 잠을 잘 잤냐며, 어디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아침공양을 했는지를 물어온다.
현종이가 옆에서 배가 고프다고 솔직하게 말을 했다.(나도 솔직해져야 한다.)
어제 마친 전국템플스테이문화축제 이야기들이 들린다. 하루만 일찍 왔어도 축제를 체험했을 텐데...못내 아쉬웠다.
아침공양 대신에 행사를 마치고 남은 음식을 가득히 내어주신다.
떡, 과일, 초코파이, 고무마, 전통과자 그리고 차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스님과의 대화시간...
민중들의 삶과 애환이 서린 금산사 야그들,
진화론과 창조론은 옳고 그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존재해 왔다는 사실...
사람들이 모르는 우주의 비밀로 부터 우리가 살아가야 할 가치의식들...
우주와 사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공생공존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사람들 역시 서로 협력하여야 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함을 말씀하신다.
점심공양후 사찰을 둘러보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다. (기념사진도 찍고)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였다.
스님방의 툇마루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정겨울 뿐만아니라 참으로 평화롭게 보인다.(사진 봐주삼)
현종이가 신발이 떨어졌다며 투덜거리고 있고, 이에 질세라 구멍뚫린 양말을 현종에게 보여주면서...
(투덜되지 말라고) 이래도 아버지는 걷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구멍난 양말을 본 스님께서는 방안에서 3컬레의 양말을 갖다 주셨다. 마다하지 않고 받았다.
산사에 우리만 있었다.
스님은 오늘 오후에 순천 송광사를 거쳐 2~3일 동안 출타하신다고...
돌아올때까지 선사를 잘 지켜 달라고 하신다.
스님이 떠나시면 작은 암자 2동의 전각에 우리 둘만이 있게 된다.
우리는 전각뒤편에서 장작도 패고, 방사 구들장에 불도 지피고,
금산사 산사체험 수련복으로 갈아입은 후 밀린 빨래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절에서 주무실 분은 필히 장작패는 기술을 익혀야...)
스님방의 컴퓨터(인터넷) 사용도 허락받은 터라 내집처럼 지냈다.
다음날 6시에 기상...
새벽에 비가온듯 땅이 촉촉히 젖었다.
대나무 숲에서는 산바람 소리가 들려오더니 바람이 그친 후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잠시나마 자연을 느껴보며 하나되는 듯한 착각에 빠져본다.
점심 공양 후, 모악산 정상(790m)에 올랐다.
높지 않는 산이어서 아무런 준비없이 산에 올라갔다. 올라갈때는 계속 오르막길이였다.
숨이 깔딱 넘어갈 지경이다. 내가 너무 얍잡아 본 것이다.
내려올때는 계속 계단이여서 조금 지루한 감도 있다. 산세는 그리 험하지 않았는데도.
(악산은 악산이로다)
정상에서는 날씨가 흐려 잘 보이지 않지만 전주시내가 흐릿하게 보인다.
(맑은 날에는 전주와 완주 그리고 김제시가 보인다고 한다.)
저녁공양 후 스님방에서 글을 올리고 있다.
따뜻한 아래목을 생각하니 빨리가서 눕고싶다는 생각뿐,
내일은 어디로 갈것인가? 일단은 전주로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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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현종이의 룸메이트인 보성 대원사 사무국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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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방] 문화축제 끝난후 음식들을 함께 먹고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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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통]예전 서민들이나 전시에 승려들이 사용한 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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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각] 보성대원사 모윤스님, 일감스님, 현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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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방 툇마루] 나른한 오후...툇마루에 앉아 얘기 나누는 모습이 너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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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현종이의 손금을 봐주신다. 돈 많이 벌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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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오늘 잠잘방의 구들장에 불을 지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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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패기]나무를 패다. 한방에 갈라져라!!! 뒷쪽 장작을 다 패야하는데...큰일이다. SOS 걸섭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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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불을 지피니까 연기가 나온다. 그럼 그렇지 연기가 나와야 정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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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왼쪽이 구멍난 양말...나머지는 스님께서 주심. 고맙습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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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체험]금산사 산사체험 수련복을 입고...아싸! 수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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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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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의 소나무와 돌들이 너무 멋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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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가 좋아지는데...당신...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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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안계실때 스님의 흉내를 내보는 현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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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의 산사체험을 마치고...일감스님께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스님. 더불어 함께 살께요.
첫댓글 댓글 올려주고감
이런걸 대리만족이라고 하는 거죠. 갈수는 없고 누군가 가고 있는 길을 함께 하는 듯한.. 하긴 언젠가는 내가 그 길을 갈 수도 있으니 그때 좋은 분들 많이 소개받을 수 있으니 그것도 좋은 방법이군요. 사진상으로는 건강해 보여 다행입니다.원주도 봄이 완연합니다. 바람난 가시내모양 마음도 바람이 단단히 불었습니다. 그래선가 더 부럽군요.그리운 사람이라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마음에 울리는 잔잔한 진동은 그대들의 목탁소리인가?
좋아 이제 스님이 되는 것이다![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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