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희 씨의 집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두번 놀라게 됩니다.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이 예쁘고 로맨틱한 집 꾸밈새에 한번 놀라고, 그 화사한 가구들이 모두 주웠거나 얻어온 것이라는 걸 알고 한번 더 놀랍니다.
장미 조각으로 장식된 피아노, 괘종시계를 사용해 만든 장식장, 라탄 바구니를 얹은 철제 수납장, 협탁을 사용한 소파… 모두 민은희 씨가 직접 페인팅하고 커버를 씌운 가구들입니다.
어떤 가구들이 리폼한 것이냐는 질문에 “침대만 빼고 전부 직접 만들거나 리폼한 거예요.” 라며 웃는 민은희 씨.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지만, 그녀가 가구 리폼을 하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년 전 선물로 받은 아기 식탁 의자가 민은희 씨의 첫 작품입니다. 어둡고 칙칙한 색의 의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냄새가 독하고 다루기 힘든 유성 페인트를 사용한 데다가, 페인팅 요령을 몰라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힘들여 완성된 가구는 그만큼 볼 때마다 뿌듯한 보물이 되었습니다. 한번 시도해서 자신감이 붙으니 다른 가구들도 자꾸자꾸 바꿔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새단장한 가구들은 이제 어디 내놔도 남부럽지 않을 민은희 씨만의 작품입니다.
리폼을 하는 데 작은 협탁의 경우 2~3일, 화장대 서랍장의 경우 1주일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급한 마음에 완전히 마르지도 않은 페인트 위에 덧칠을 하는 수가 있는데, 그럴 경우 페인트가 들고 일어나서 가구를 아예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페인트 말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가구 리폼을 할 때 사용하는 페인트는 유성보다는 수성을 추천합니다. 수성은 독성도 없고 빨리 마르는데다 냄새도 별로 없어 좋습니다. 수성 페인트를 사용할 때에는 물을 섞어줘야 합니다. 페인트와 물의 비율을 3대 1 정도로 섞어주는데, 약간 묽은 느낌으로 붓이 쓱쓱 잘 나갈 정도가 적당합니다. 물을 섞지 않으면 페인트가 밀리고 붓자국이 남아 보기에 안 좋습니다.
리폼을 하는데 필요한 재료들은 보통 인터넷에서 구입한다고 합니다. 상점에서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팔기 때문에 페인트의 경우 빨리 굳고 보관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각 몰딩으로 가구를 장식할 땐 민은희 씨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몰딩을 지점토로 직접 만들어 붙이는 것입니다.
기존의 가구에 마음에 드는 조각 장식이 있으면 그 부분을 지점토로 본떠 틀을 만듭니다. 그 틀에 다시 지점토를 채워넣어 모양을 만든 다음 금이 가지 않게 그늘에서 잘 말리면 멋진 몰딩이 완성됩니다. 이것을 글루건이나 본드를 사용해 붙이고 그 위에 페인트를 칠하면 감쪽같습니다.
몰딩을 따로 사더라도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하나 값으로 몇개를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고 재미도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우리집을 보면 놀려요. 공주방 같다고요.” 놀리는 마음보다 놀라는 마음이 더 클 것을 아는지, 민은희 씨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이 ‘공주방’이 고가의 가구로 꾸민 집과도 바꿀 수 없는, 그녀의 솜씨와 정성이 구석구석 스며있어 더욱 값지고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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