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마라톤협회'라는 마라톤기업,
이 기업인지 단첸지를 이유있게 싫어하는 분들이 있고 또 이유없이 미워하는 분들도 있는것 같다.
나와의 인연을 거슬러 가보자면...
2001년 6월, 내가 왕초보 시절 이 단체가 출범했고 그 뒤 내가 클럽에 들어온 뒤에야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마협'이라는 사단법인체가 '전국마라톤협의회'라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를 대표할 명칭을 쓴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였고 (누구 맘대로 협의회를 써?) 그 다음엔 숭고한(?) 마라톤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돈벌이를 한다는 것인데...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단합과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연결조직인 이른바 '전국 아마추어 마라톤 연맹'이 필요하다고 주창하던 사람들의 논리가 그것인데 클럽을 연결한다는게 단순한 친목이나 화합의 수준을 넘어서 조직체계식으로 편제되고, 정기적인 회비를 걷고, 결의사항에 따라야 하는데서는 글쎄?
어찌되었건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약칭 '아마연'은 '전마협'을 향한 그 대립각을 꺾지 않고 있다.
대회개최에 관한 나의 사례를 통해 본다면...
그해 가을에 급조된 성남대회에 갔다가 병원응급실에 실려가는 변을 당하고 또 그로부터 2주 뒤 역시 급조된 '광주김치마라톤대회'에 나갔다가 출발지점에서 출발신호 조차 해주는 사람 조차 없이 빗속에 떨다가 경기 후 기념품이나 완주메달은 커녕 기록증 조차 받지 못했었는데 이런 대회는 당연히 그 다음해부턴 자취를 감추지만 그 뒤로도 엄청나게 많은 이상한 대회가 난립하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그런 연유로 보면 마라톤대회를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진행, 운영하는 단체나 기업의 필요성은 있을 법도 하고...
아마연에선 '상업적 단체에게 대회를 맞기지 말고 순수한 달림이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대회를 기획해서 즐겁게 달려야된다'는 입장인데 일면 맞는말이고 그 자체에 관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대회를 기획하고 운영하려고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아닌데...
하여간 나 개인에게나 클럽에게나 '대회유치'에 관련된 각종 제안이나 유혹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글쎄?
"난 그냥 자가용보단 영업용 타고 다닐레요!"
영업용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상업적인 기업에 동조하는게 아니고 내가 편할려고,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일 수도 있으니까...
2002년 클럽이 창단된 두해째 들어서며 기틀을 잡으려던 시기엔 '없이 사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이웃 선진클럽에서 볼땐 정말 '형편없는 족속들이 만든 웃기는 집단' 처럼 보였겠지만 '말 한마디 빈정거림'이나 '글 한줄의 독소'는 잊을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되었다.
강해져야 하고 커져야 하는 분명한 이유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고 어찌되었거나 그 덕에 클럽은 짧은 시간내에 남들이 무시하지 못하는 '실력있는 집단'이 되었다.
'거시기한 집주인을 만나야 내집 마련이 빨라진다'는 속설과 상통하는 것 아닌감?
그런데 클럽이 어떻게 그리 짧은 시간내에 기틀을 잡고 실력을 키웠을까?
그 첫번째 은인은 바로 '장영기' 당시 전마협 사무국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일주일씩 두 차례에 걸쳐 매일 새벽마다 경기장으로 출근해서 '마라톤 교실'을 열어 지도해 줬는데 아무런 기초도 개념도 없던 클럽에겐 가장 유용한 밑천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는 것이고 ...
전주클럽 유관장님, 전마협 장영기 회장님, 국가대표 형재영 선수, 문기숙 선생님 ... 어느 한분도 잊을 수 없는 은인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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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전마협 홍보대사들의 모임
신청한 적도 없는 홍보대사에 선정되었노라고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도대체 무슨 연유로 신청도 안한 것을 선정되었다고 통보가 왔을까?' 의아해 왔다가 지난 1월 중순 어느날에야 '문정구 형님'이 대신 신청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알게 되었는데 신세진 것을 보은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행여 뜻하지 않은 구설에 또다시 휘말릴까 한편으로 걱정도 앞서고...
정읍 상기씨네 어린이집 차에 산이와 함께 낑겨타고 금산 금강변의 경치좋은 가든에 도착했다.
알만한 얼굴들이 많이 있어 반갑기 그지 없는 가운데 10시40분경에 행사의 하나인 달리기가 시작된다.
금강변을 따라 충북 영동 방향으로 왕복 10Km를 달리는 것인데 초반부터 선두그룹엔 쟁쟁한 맴버들이 무리를 이룬다.
장영기, 서건철, 박철완....
주로는 아주 적당하게 굽이를 지며 빼어난 풍광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마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본 경치를 연상케 한다.
반환점까진 선두그룹에서 10명 내외가 함께 달렸는데 시간이 22:59, 얼레? 거리가 좀???
반환점에서 급수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장회장이 꼭 산소탄 물을 먹고 뛰어보라고 권한다.
그냥 뛰어야 되는데...
물을 마시며 20여초 동안 맛을 음미하다보니 엉? 어느새 선두그룹이 되돌아 가고 있다.
30여미터 쯤 떨어진 거리를 만회하려고 마음이 급해지지만 선두권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제 속도를 내는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절대고수 세사람을 포함해 다섯명이 무리를 이뤄 200여미터쯤 먼저 앞서 골인하고 그뒤로 그 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두사람이 순차적으로 들어간 뒤에 가든에 도착하는데 또다른 고수 양석철, 김상기 선수는 각각 애로 사항이 생기는 바람에 한참 뒤에 들어온다.
총 소요시간은 43분을 조금 넘었는데 아마도 가든에서 냇물을 건넌뒤 도로에 나선 뒤부터의 거리가 10km인가 보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양석철씨가 저녁을 산다고 무주로 초대,
상기씨네 식구와 우리부자까지 도합 11명이나 되는 대식구가 저녁을 함께 하였다.
돌아오는 길은 국도를 타고 한가롭게~
고수, 즉 달리기 모범생들과 하루종일 접하다보니 과연 고수는 달리기만 잘하는게 아니었다.
자기관리가 뛰어나고, 절제할줄 알고, 더 나아가 항상 자신을 낮출줄 아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과 어울려야 덩달아 우등생 된다듯이 오늘은 뭔가 큰것을 배운것 마냥 가슴이 뿌듯하다.
한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던 '마라톤 붐'이 절정을 지나 침체기에 이르렀다는게 대세인것 같다.
탁구가 그랬고, 볼링이 그랬고, 당구가 그랬었다.
마라톤이라고 다를건 없을 것이다.
운동은 그저 운동일 뿐이니까
다만 나에겐 운동치고는 아주 특별한 운동이라는게 다를 뿐.
마라톤이 있기 때문에 내일이 더 즐거울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