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동남아, 주식은 분산투자 | ||||||||||||||||||||||||||||||||||||||||||||||||||||||
급등과 급락을 이어가는 주식시장,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미국발 부동산 악재, 중국발 인플레이션 압박, 지방 건설사 연쇄 부도 등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제 상황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의 혜안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2008 대예측 책자에 참여한 각 부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재테크 상품 선택에 따른 수익률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간접투자, 투자처 다변화 등 분산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각 부문 최고의 전문가들로 통하는 ‘머니매니저’들의 재테크 팁을 정리해 봤다.
“해외 주식에 60% 이상 배분하라”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구재상 사장은 2008년에는 해외 펀드 비중을 60%로 늘리라고 조언했다. 국내 소비가 회복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에 비해서는 낮은 이익성장률을, 유럽에 비해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해외 시장의 성장성이 더 밝다는 것이다. 구 사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한 미국 소비시장 위축이 아시아 및 신흥시장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 경제가 월등한 인구구조적 우위와 생산성 향상을 바탕으로 수요 및 공급량 측면에서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구 사장은 자원이 많은 브라질, 러시아 등과 저성장국면에서 탈출하고 있는 유럽 지역도 관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견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올해 해외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길수 슈로더투신운용 사장은 “일단 미국 주택시장의 추가적인 약세는 예상할 수 있지만, 여타 수요와 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향후 중국발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은 잠재적인 불안 요인으로 인식해야 하지만 이들은 이미 예견된 악재라 중장기적으로는 악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전 세계 정부의 조치가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기 때문임을 꼽았다. 그는 “런던 본사에서는 중국 등 신흥시장이 15년 이상 지속성장해 결국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으로 본다”며 “경제 여건 호조 속도보다 증시가 앞서나갈 때 단기적 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세 상승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공모형 헤지 펀드인기 끌 것” 미래에셋증권의 인사이트펀드가 장안의 화제다. 일종의 헤지펀드(국제 증권 및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이익을 올리는 민간 투자기금) 성격을 띤 인사이트펀드는 발매 초기부터 4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는 이런 공모형 헤지펀드가 2008년에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헤지펀드는 차입금으로 투자해 더 큰 투자수익률을 추구하는 지렛대 효과를 노린다는 점과 투자 방법에 제한이 적다는 것이 특징. 그간 추이를 봤을 때 헤지펀드는 적은 수의 인원이 투자하는 사모펀드 형태가 주류였다. 최 상무는 “지난해 유럽에서는 재간접펀드 형태의 공모형 헤지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 등 제한적이지만 일부 헤지펀드 성격을 띤 펀드가 출시되면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동남아,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 될 것” 정부가 그간 1인당 300만달러로 묶여있던 해외 부동산투자를 자유화하겠다고 나섰다. 투자 여건이 좋아졌지만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난감한 때가 적지 않다. 이병철 다올부동산신탁 사장은 2008년 유망한 해외 부동산투자 지역으로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금리, 물가의 급등 가능성, 환율의 높은 변동성 등 부동산 투자환경이 우리나라와 달라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에서의 부동산 가격은 높은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조정 뒤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이 특히 동남아시아를 강조한 이유는 단기 가격급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 규제완화, 세제혜택 등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은 신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후유증이 최소 2년은 갈 것으로 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성장” 각종 계량 분석 자료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퀀트 출신 스트래티지스트로 유명한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해 “크게 둔화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수년간 중국은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규모로 볼 때 올림픽이 미치는 경제 효과가 전체 경기를 좌우할 만큼 크지 않다는 점과 거대한 인구가 갖는 성장 잠재력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중국 관련주들은 상승 추세는 유지되겠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변동성이 매우 커질 것이며 이에 따라 상승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유지된다고 보지만, 계속되는 긴축과 위안화 절상 등 누적되고 있는 외생변수들의 부정적 변화가 중국 경기 및 증시의 변동성을 일시적으로 크게 확대시키는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노려볼 만” 이승익 루티즈코리아 사장도 이병철 사장처럼 동남아시아 부동산 시장을 밝게 봤다. “미국 부동산의 경우 현재 바닥을 쳤다는 얘기도 많지만 한 번 더 바닥이 올 수 있으므로 2008년 중반 이후 투자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는 이 사장은 대신 유망지로 말레이시아를 꼽았다. 이 사장은 “연 5% 이상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말레이시아는 정부가 올해 5월 양도세를 전면 폐지하면서 부동산투자 열풍에 불을 지폈다”라며 “이슬람 국가 특성상 중동 오일머니와 함께 화교 자금까지 말레이시아로 많이 몰리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12년 주기설도 말레이시아 부동산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이 사장은 “73년, 85년, 97년 등 정확히 12년 주기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지금은 2009~2010년에 펼쳐질 4번째 붐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