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빛의 미학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들도 있듯이 사진에서 빛의 방향과 그 양은 대단히 중요하다. 천체사진에서는 빛의 방향이 일반 사진처럼 달라질 것이 없으므로 무시되지만 빛의 양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지금부터 빛의 양, 즉 노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누구나 한번쯤은 일반 사진을 찍어보았을 것이다. 천체사진을 찍는 사람들 중에서 일반 사진, 예를 들면 야외에 가족들이 함께 노는 사진 등을 찍어보지 아니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 사진을 찍을 때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우리는 사진을 찍기 전에 카메라 창을 들여다보며 열심히 초점을 맞추고 그 다음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정한다. 자동카메라일지라도 조금 고급 카메라로 가보면 조리개 우선, 셔터스피드 우선 등의 모드가 있어서 스스로가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설정한다.
초점 조절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글에 쓴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 노출을 결정할 때 일단 조리개 우선 모드를 생각해보자. 자동이라면 조리개가 정해졌으니 그 다음에 그 조리개에 맞추어 셔터스피드가 정해질 것이다. 수동이라면 조리개를 고정시켜두고 셔터스피드를 조정할 것이다.
셔터스피드는 무엇을 기준으로 조정하게 되는가? 그냥 단순히 맑은 날 감도 100필름일 때 조리개가 11이면 1/125초라는 식으로 맞출 수도 있겠지만 좀더 정확하게는 카메라 내부에 보이는 노출 지침을 보고 맞출 것이다. 카메라 내부에 노출이 정확하다는 o 표가 나타나면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
이제 천체사진으로 돌아가보자. 여러분들은 천체사진을 찍을 때 노출을 어떻게 결정하는가? 그냥 막연히 정하지 않는가? 실제로 대부분의 천체사진가들이 아무런 지침이나 기준 없이 그냥 막연히 정하고 있다. 스스로를 잘 생각해보라. 훨씬 쉽고 간단하다는 일반사진을 찍을 때에도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노출계가 가리키는 지침에 따라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어렵다는 천체사진은 아무런 노출 지침이 없이 그냥 막연히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이상하지 않는가? 또 그렇게 찍어서 사진이 제대로 나오기를 바라는 것도 어찌 보면 놀부 심보가 아닐까? 일반 야외 사진을 노출을 맞추지 않고 그냥 막 찍었을 때 제대로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즉 천체사진에서 노출의 개념 없이 그냥 단순히 찍었을 때 사진이 엉망으로 나오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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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와 노출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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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에서도 일반사진처럼 카메라 노출계가 작동한다면 노출이란 대단히 쉬운 것이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일반 카메라 노출계는 그처럼 어두운 상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더구나 B셔터에서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체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노출에 대해 장님과 같은 상태에서 천체사진을 찍는 것이다.
먼저 노출에 대한 기본 상식에서 출발하기로 하자. 노출은 세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첫째가 필름 감도, 둘째가 렌즈의 조리개, 셋째가 셔터스피드이다. 필름 감도는 일반 필름이라면 흔히 감도 100 이다. 감도가 200이라면 100필름보다 두 배나 빛을 잘 받아들이는 필름이다. 감도 400이라면 4배가 된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는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의 제곱이 반비례한다.
날 맑은 날 오후 노출 지침이 감도 100필름에 조리개 11, 셔터스피드가 1/125초 라 하면 감도 100필름에 조리개 5.6, 셔터스피드 1/1000초도 같은 노출이 된다. 또는 감도 200 필름에 조리개 16, 셔터스피드 1/125초도 동일하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로 나타나는 빛의 노출량에 대한 개념은 천체사진이든 일반사진이든 대단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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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의 노출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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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천체사진에서도 카메라 노출계 같은 장비를 고안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어찌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므로 이러한 기기 이야기는 언젠가 다시 하도록 하겠다.
천체사진에서는 카메라 노출계가 작동을 하지 않지만 여기에도 표준 노출이 있다. 일반사진에서 날 맑은 날 감도 100에 조리개 11, 노출시간 1/125초 같은 표준 값이 있듯이 말이다.
현재 국내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많이 퍼져 있는 공식은 "감도 1600 필름에서 조리개 수치의 제곱은 노출시간과 같다" 라는 공식이다. 즉 감도 1600 필름으로 사진을 찍을 때 조리개 수치를 4로 두면 노출시간은 16분이 된다. 만일 조리개 수치가 8이 되면 노출시간은 64분이 된다.
조리개와 망원경의 구경비는 동일하기 때문에 만일 당신이 4인치 F/8 망원경으로 직초점 촬영을 한다면 감도 1600필름에서 64분, 즉 1시간의 노출을 주어야만 한다. 엄청 오랜 시간이다. 그래서 천체사진가들은 구경비가 큰 망원경을 싫어한다.
일반 사진을 찍을 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날 맑은 날, 노출시간 1/125초가 항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을 수 있다. 만일 엷은 구름이 끼었다면, 또는 진하고 두꺼운 구름이 끼었다면, 거기다 태양의 고도가 좀 낮은 저녁이라면 노출시간은 분명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 노출계를 믿고 찍을 수밖에 없어진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필름을 산 후 필름의 종이 포장지를 잘 보면 그 내부에 노출시간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구름이 조금 끼면 1/60초로 한 단계 더 늘린다거나 그런 식이다.
천체사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밤하늘이 밝은 장소와 어두운 장소에 따라 노출시간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조금 더 요약 정리해보면,
태기산처럼 어두운 장소에서는 구경비의 제곱과 노출시간은 같다. 즉 감도 1600에 구경비 8이면 64분이다. 양평처럼 서울에서 좀 가까워진 곳이라면 앞의 노출시간의 1/2이다. 즉 32분이 된다. 그 이유는 밤하늘이 잡광의 영향으로 좀더 밝아지기 때문이다. 이천처럼 서울에 좀더 가까워지면 노출시간은 또 반으로 줄어서 16분이 된다. 서울에서 더 가까운 곳은 생략하겠다.
구경비가 8이 아니고 4라면, 또는 5라면, 그리고 필름 감도가 1600이 아니고 400이라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굳이 다시 쓰지 않겠다. 이미 앞에 잘 설명해 두었으니까 기본 원리만 이해한다면 쉽게 자신의 상황에 맞게 노출시간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여러분들도 그냥 막연히 10분 노출을 주면 되겠지, 20분 찍으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사진을 찍어 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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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어두움을 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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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짐작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천체사진에서 노출시간은 장소라는 큰 변수가 발생한다. 장소에 따라 노출시간이 달라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장소에 따라 밤하늘의 어둡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늘이 어두운 태기산에서는 노출시간이 길어지고 하늘이 밝은 이천에서는 노출시간이 짧아진다. 이 사실을 다시 잘 생각해보면 어떤 장소에 처음 별을 보러 가서는 제대로 찍기 어렵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먼저 한번 찍어서 표준 노출을 구해보아야 그 다음부터 적절한 노출 시간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장소에 대한 경험이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는 이 노출시간을 가지고 역으로 그 장소의 어둡기를 잴 수 있다. 이미 오래 전에 과학동아에서 주최했던 밤하늘 광공해 측정에서 쓰인 방법도 감도 400필름으로 노출을 줄 때 나타나는 필름의 감광 정도를 가지고 측정을 한 적이 있다. 즉 동일 필름으로 동일시간으로 찍어서 그 어둡기를 비교해보면 하늘의 밝기를 상대적으로 잴 수 있다.
예를 들면 소백산 하늘과 태기산 하늘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서울 하늘과 양평 하늘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하는 것을 수치적으로 정량화하여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의 주요 관측지 하늘과 일본의 주요 관측지 하늘, 거기다 미국의 주요 관측지 하늘 어둡기도 측정가능하다. 외국 잡지에서 보이는 그들의 사진 데이터를 가지고 그곳 하늘의 어둡기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놀랍지 아니한가.
안타깝게도 밤하늘의 배경 밝기는 지리적 요건 이외에 날씨 요인이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같은 장소라도 날이 완벽히 맑은 날, 어느 정도 맑은 날, 대기가 안정된 날, 아닌 날, 여기에다 대기 중 습기가 얼마나 되는지, 먼지가 얼마나 있는지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비온지 얼마 안되는 여름밤 하늘과 오랜 가뭄 속의 봄밤 하늘은 그 투명도가 매우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노출시간도 차이가 발생한다. 우리는 천체사진을 찍을 때 이런 요소들을 경험적으로 적용한다. 하늘이 평소보다 매우 어둡다면 표준노출보다 150% 가량 더(+50%) 노출을 준다거나 지상의 빛이 많이 반사되어 평소보다 좀 밝게 느껴진다면 20% 가량 적게 준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러한 사실은 천체사진에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하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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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반칙불궤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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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천체사진의 기본적인 노출시간을 설명하였다. 일반사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소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다면 다른 문제점은 없는가? 안타깝게도 천체사진 노출을 엄청나게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이것이 바로 상반칙불궤 현상이다.
상반칙불궤현상이란 노출시간과 필름에 감광되는 빛의 양이 비례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1/60초 동안 노출을 준 것과 1/30초 동안 노출을 준 사진은 분명 빛의 양이 2배 차이가 난다. 일반사진을 찍을 때 우리는 경험적으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는 노출시간이 지극히 짧거나 길어지면 그 비례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노출시간이 1초보다 길어지면 그 비례가 깨어지기 시작하여 30초가 넘어가면 극단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노출시간 30분을 주었을 때 받아들이는 빛의 양은 1시간 노출 때의 양에 비해 정확히 1/2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노출시간이 길어질수록 필름의 감도는 저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노출시간 30분일 때 빛의 양이 100이었다면 노출시간 1시간이라면 빛의 양이 200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적어지며 때로는 150도 채 안되는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제 좀 문제가 발생한다. 감도 100 필름으로 1시간 노출을 준 빛의 양과 감도 200으로 30분 노출을 준 빛의 양이 달라진다. 즉 어떤 장소에서 감도 100으로 1시간 노출이 표준이라고 할 때 감도 200 필름을 사용한다고 하여 노출 30분이 적정 시간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필름마다 또 필름의 감도마다 그 특성이 다르므로 모든 필름에 대해 적정 노출시간은 달라진다고 보아야 하며 각각의 경우에 대해 테스트를 일일이 해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노출시간을 파악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이상한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이점이 천체사진에서 정확한 노출을 결정 내리기 어려운 이유이며 이 때문에 천체사진은 대단히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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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00S 의 표준감도는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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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할 수 있다. 이것은 필름을 증감할 때에 발생한다. 수소증감 같은 방법은 증감을 행하는 촬영자에 따라 무수히 많은 변수가 또다시 존재하므로 일단 무시한다고 하여도 현상소에서 단순히 행하는 증감의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요즈음 천체사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코닥의 E100S 필름을 예로 들어보자. 이 필름은 비교적 좋은 상반칙특성을 가지고 있는 필름이다. 즉 오랜시간 노광을 행하여도 감도의 저하가 비교적 적다. 이 필름은 100이라는 매우 낮은 감도 때문에 많은 천체사진가들이 현상 시 증감을 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대개 2+증감(4배증감)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1+증감(2배증감)도 때로는 한다.
제조회사에서 제시하는 필름의 감도를 보면 +2 증감시 적정 필름 감도는 320 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천체사진에서도 그렇게 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이 320이라는 감도 수치는 노출 시간 1초 이하의 일반사진에서 적용되는 수치일 뿐이고 오랜 시간의 노출에서는 그 양상이 달라진다. 즉 320의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E100S 필름을 1시간 노출하여 2+로 증감하였을 때의 노광 정도와 감도 400필름을 1시간 노출하였을 때의 노광정도를 비교해보자. 2+ 증감한 E100S 필름이 감도 320이라면 당연히 감도 400필름의 노광 정도가 많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E100S 필름을 2+ 증감했을 때가 월등히 감도가 좋다. 즉 천체사진에서는 E100S 필름을 2+로 증감하면 감도 400 이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필름의 감도를 얼마라고 해야, 또 얼마로 보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천체사진을 정확히 찍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문제는 필름 감도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엄밀히 따지면 감광된 빛의 양으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 수치는 측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천체사진에서는 기존의 필름 감도와 일치하지 아니하여 이해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필름마다 그 특성 수치를 뽑아내기도 어렵다.
나의 경우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필름 감도를 정의하고 있다. 받아들인 빛의 양을 증감하지 아니한 필름을 노광시켰을 때의 값으로 한다는 것이다. 즉 빛의 양은 간단히 필름 감도 X 노출시간이 된다. 달리 말하면 필름감도는 빛의 양을 노광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이렇게 정의하면 감도 100과 감도 400의 차이는 엄밀히 노출시간 4배의 차이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해하기엔 편리하다.
다소 혼동스러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다른 것은 생각할 필요 없다. 그냥 우리가 쓰는 필름 감도 그대로라고 이해하면 된다.
자, 이제 다시 E100S 2+ 증감 필름의 감도를 계산해보자. 실험을 해보면 이 필름의 감도는 감도 700이 나온다. 즉 E100S 필름을 30분 노출 주어 2+증감 현상한 필름은 감도 700필름을 30분 노출 준 사진과 동일하다. E100S 필름을 3+ 증감 현상을 해보니 감도는 약 1400이 되었다. 2+ 현상한 것의 두 배이다. 실제로는 1400보다 약간 작다.
앞에서 이미 표준 노출시간을 언급하였다. 조리개 4에서 감도 1600필름의 표준 노출시간을 16분이라고 하였다. 그럼 E100S 필름으로 2+ 증감현상할 때 노출시간을 얼마로 주어야 하는가? E100S 필름을 2+ 증감 현상한 필르므이 표준감도를 계산하기 편하게 감도 800으로 보자. 그럼 노출시간은 32분이 된다.
E200 필름의 경우도 테스트해보면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E200 필름은 E100S 필름에 비해 거의 두 배의 감광 효과가 있다. 그래서 E200필름을 2+ 증감 현상하면 감도 1600(엄밀히는 1400) 필름과 동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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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사진은 어떻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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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마추어 천체사진가들을 보면 노출시간을 제멋대로 설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를 보면, 망원경으로 직초점 촬영할 때와 카메라로 성야사진을 찍을 때 그 노출시간이 다른 것이다.
일 예로 구경비 F/8의 망원경으로 성운성단을 찍을 때 감도 400필름으로 노출을 1시간 주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조리개 f/4로 두고 표준렌즈로 일주사진을 찍을 때의 표준노출은 15분이 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이번에는 노출을 30분 가량 준다. 왜 그렇게 주는가 라고 물어보면 표준렌즈로는 찍기 편해서 라고 대답하거나, 그냥 막연히 30분이 좋을 것 같아서...... 등등으로 대답한다. 이렇게 임의로 노출시간을 정해서는 절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표준 노출시간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여러 이야기를 했으므로 일주 사진에서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만 간략히 더 알아보자. 일주사진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왜? 배경하늘의 밝기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하늘 아래에서는 표준렌즈로 찍든, 광각렌즈로 찍든, 망원경으로 찍든 동일하다.
감도 1600필름으로 구경비의 제곱이 표준노출이 되는 태기산에서 일주사진을 찍는다고 하자. 천체망원경의 구경비가 F/8 일 때 감도 1600필름이면 64분의 노출이 필요하다. E100S 필름으로 2+ 증감을 한다면 2시간의 노출이 필요하다. 이해가 안되는 사람은 다시 위쪽을 차근차근 읽어보라.
동일하게 E100S 필름으로 지평선 부근을 일주촬영한다고 하자. 얼마의 노출시간이 좋을까? 조리개를 망원경과 동일하게 8로 고정한다면, 그리고 증감을 2+로 한다면 표준 노출시간은 2시간이 될 것이다.
문제는 지평선 부근은 배경 하늘이 대단히 밝다는 점이다. 그만큼 노출시간을 짧게 주어야 한다. 표준렌즈일 경우(화각이 더욱 지평선 부근에 위치한다) 대략 4배 가량 배경 밝기가 더 밝아진다. 물론 장소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태기산 정도의 조건이라면 거의 비슷비슷하다. 즉 표준 노출시간은 2시간을 4로 나눈 값인 30분이다.
광각렌즈라면 사정이 조금 다르다. 더 넓은 화각을 가지므로 보다 높은 하늘까지 사진에 나온다. 28mm 광각 정도가 되면 나의 경우 1/4이 아닌 1/3을 준다. 즉 사진 중앙의 배경 하늘이 천정에 비해 3배가 밝다고 보는 것이다. 이때의 경우 노출시간은 40분이 된다.
만일 증감을 하지 아니하고 E100S 필름을 그대로 쓴다면 어떻게 될까? 감도가 100이므로 감도 1600에 표준 노출이 1시간이라면 이때의 표준 노출은 16시간이 된다. 하지만 표준렌즈이므로 1/4 하면 표준 노출시간은 4시간이 된다. 엄밀히 따지자면 표준노출은 1시간과 4시간 사이에 있다. 이는 상반칙불궤 때문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어려워지므로 여기서 일단 그만 하겠다.
일주사진에서의 이 노출시간은 배경 하늘만을 고려한 것이다. 일주사진에서는 지상배경이 들어가고, 지상 배경은 부분적으로 극단적으로 밝은 곳들이 존재할 수 있다. 즉 밝기가 고르지 않다. 또 자신이 넣고 싶은 배경 물체가 있을 경우 그 물체의 밝기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일주사진에서 노출시간은 대단히 복잡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계산해보자. 밤이 가장 긴 동짓날에 12시간의 북극성 일주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단, 12시간 동안 깜깜한 하늘이 유지된다고 본다(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박명에 관련된 노출시간은 훗날 다시 설명하겠다.). 어떤 감도의 필름으로 어떤 조리개에서 찍어야 하는가?
12시간의 노출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필름과 조리개만 정하면 된다. 이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막연히 아무 필름이나(분명 저감도를 사야할 것이다) 사서 대충 조리개 맞춰 그냥 찍을 것인가? 그렇게 하기엔 일 년 중 단 하루 밤이란 시간이 너무나 아깝지 아니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감도 100필름을 가지고 태기산에서 찍는다고 가정하자. 조리개는 얼마가 되는가? 1600필름일 때 조리개의 제곱이 노출시간이므로 감도 100이면 조리개의 제곱에 16을 곱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표준렌즈로 찍게 될 것이므로 지평선에 비교적 가까운 하늘이라 1/4을 한다. 조리개가 8이라면 4시간이 될 것이다. 이미 앞에서 이야기하였듯이. 그렇다면 조리개가 11이면 8시간이 될 것이고, 16이라면 16시간이 될 것이다. 즉 조리개는 11이나 16을 맞추어야 하고 필름의 감도는 100이어야 한다.
만일 감도가 50이라면 조리개는 8이나 11이 될 것이다. 하나의 천체사진을 찍을 때 이처럼 노출시간을 고민하고 찍는다면 분명히 여러분들의 사진은 획기적으로 그 정도가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