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투어] 아름답고 평화로운 땅 빨간머리 앤의 무대
■캐나다ㆍ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몽고메리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만화 '빨간 머리 앤'은 어렸을 때 본 만화인데 요즘도 캐이블 TV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세대를 막론하고 인기를 끄는 작품이다. 캐나다 동북쪽의 평화로운 섬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보통 줄여서P.E.I라고 부른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서 태어난 빨간 머리 앤과관련된 곳을 제일 먼저 가보아야 할 것이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 자신의 작품을 구상했다. 푸른 초원과 고목들로 둘러싸인평화로운 전원마을을 소설
의 배경으로 설정하고, 순박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저마다 개성적인 성격을 입혀 이야기를 엮어간다. 그 이야기의 한가운데 빨간 머리 앤이서 있다.
앤이 살던 집, 마을, 학교 등을 상상하며 여행하는 일도 즐겁다. P.E.I에서는작가의 흔적과 함께 소설 속에 등장했던 장소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실제로 존재하던 마을과 집을 보고 이야기를 엮어 냈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은 처음 오는곳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친근한 기분으로 앤의 집을 찾곤 한다.
■엄격한 규제로 옛스러움 지켜■
P.E.I는 캐나다에서 가장 작은 주이지만 풍광은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드넓게 펼치진 들판은 초록빛으로 가득 덮이고, 땅은 비옥한 붉은 빛을띄고 있다. 주도인 샬롯타운은 다른 주의 주도들처럼 빌딩이나 현대적인 건물,복잡한 도심 등지와는 상관이 없다.
소박하다 싶을 정도로 아담한 소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도시 인구가 4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니 상상이 간다. 그다지 높지 않은 건물들이 정겹게 도시의 중심을 이루고, 외곽에는 목조로 된 주택들이 단정하게 들어서 있다.
이곳의 목조 건물들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데 옛스러움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차원에서 주택의 철거 및 재건립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샬롯타운은 21세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풍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19세기 후반, 혹은 20세기 초반의 평화로운 소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영국의 잘 보존된 전원마을과 비슷한 분위기다.
샬롯타운의 그레이트 조지 거리는 구시가지의 중심지다. 고풍스러운 상점들을하나씩 구경하거나 오래된 가로수 길을 산책삼아 거닐어 보는 것도 좋겠다.
잘 가꿔진 빅토리아 공원과 성 던스턴스 성당도 꼭 들러봐야 할 명소. 공원에서 내려다보는 항구 풍경도 멋지다. 시내에 있는 극장에서 빨간 머리 앤을 뮤지컬 공연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앤의 그린 게이블즈■
P.E.I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은 곳은 주도인 샬롯타운이 아니라 빨강 머리 앤의 집이 있는 캐빈디시다. 그린 게이블즈가 바로 앤이 살던 집의 배경이 된 농장인데 지금은 소설을 보고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개방해 놓았다. 소설을 읽고상상했던 그대로의 모습이라 놀랍기까지 하다. 하얀 목조로 된 2층 건물에 초록빛 지붕을 올린 그린 게이블즈.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마치 금방이라도 주근깨 투성이의 앤이 문을 열고 달려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린 게이블즈 농장은 물론 그 일대 모두가 소설의 배경이 되었다. 집 뒤편에흐르던 작은 시냇물, 앤과 다이애나가 자주 거닐던 연인의 길과 도깨비 숲 등을 찾아가 소설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는 것도 재미있다.
캐빈디시에는 P.E.I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짙푸른 대서양을 배경으로 붉은 해안 절벽이 우뚝 선 모습이나 이름 모를 들꽃과 풀들로 뒤덮인 들판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항공=우리나라에서 P.E.I로 바로 들어가는 직항편은 없다. 보통 토론토로들어간 다음 국내선을 갈아타는 방법을 택한다. 에어캐나다, 대한항공에서 토론토행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음식=P.E.I는 섬이기 때문에 풍부한 해산물로 만드는 요리가 일품이다. 특히 대서양에서 잡힌 랍스터 요리가 유명하다. 신선하기는 말할 것도 없고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무척 저렴한 값이다.
◇축제=9월20일부터 29일까지 나이아가라 일대에서 와인 페스티벌이 벌어진다. 와인양조장을 방문해 시음을 하거나 다채로운 이벤트와 콘서트 등 볼거리가준비된다. 여행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흥미로운 행사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