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전환은 아름답다. 그것이 시처럼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방법이다.
12월 26일 창동운동장에서 열린 2010 카타 랭킹시상식은 파격이었다.
12년 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연말 시상식을 한 이래 호텔과 세종문화회관 등 고급스런 연회장에서 열어왔던 연말 랭킹 시상식을 테니스장으로 바꾼 것은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진화를 위한 모색이거나 다양함을 추구하는 대변신에 랭킹 시상자들의 반응 또한 각각이었다.
운동하는 사람들답게 심플해서 좋았다는 의견과 성장을 하고 우아하게 호텔로 가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각 부 랭킹 10위안에 든 시상자들은 창동 실내코트에서 오전 10부터 경기를 하고 오후 7시에 운동장에 있는 홍빠오 중식 레스토랑에서 연말 랭킹 시상식을 하였다.
각 부 최고의 실력자들을 위한 경기방식은 여자부와 남자부를 따로 하여 실력에 맞게 무작위 뽑기로 파트너를 정했다.
1회전부터 토너먼트로 진행하여 경기는 일찍 끝났고 이벤트 경기가 이어지면서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에 대한 상품이 푸짐했다. 참가 품 이외에도 8강부터 시상하였고 우승자들은 웬만한 전국대회에서 받는 만큼이나 두둑한 홍삼 제품을 한 박스씩 받아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1부 행사를 마친 시상자들은 중식당 홍빠오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우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카타 랭킹 시상식은 식순에 맞춰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성기춘 회장은 "12년 동안 호텔에서 해 온 시상식을 앞으로는 2~3년에 걸쳐 한 번씩만 할 계획이다. 거품을 빼니 경비도 절감도 되고 운동장에서 운동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며 탄탄한 기반을 갖춰 수 년 안에 누군가에게 회장직을 이임 할 계획임을 밝혔다.
신충식 명예회장은 축사에서 "축하한다. 다른 종목에 비해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가 나오지 않는 우리 테니스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이제는 동호인 테니스에 만족하지 말고 국가 테니스 발전을 위해 엘리트들에게 더욱 더 애정을 쏟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날씨와 상관없이 일 년 동안 수많은 대회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상을 받는 상위랭커들은 화사한 표정으로 상을 받았다. 개나리부 부터 헤드부까지 수많은 꽃다발과 카메라 조명을 받는 주인공들은 행복의 정점에 머물고 있는 순간이었다.
일 년 동안 상대를 이긴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자신을 이긴 사람들이다.
각 부 랭킹 1위와 2위는 1월 7일부터 홍콩클래식을 관전하고 파타야로 떠나는 여행 보너스를 받고 3위부터는 헤드 상품권으로 시상하였다.
상을 받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괄목할 만하게 성장한 몇몇을 만나 보았다.
스타부 1위 박지수신인부 우승을 하자마자 왕중왕까지 우승하여 스타부 랭킹1위와 헤드부 랭킹 10위를 차지한 박지수. 올해나이 28세로 대회 출전한지 2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섰다.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박정성)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어깨 넘어 배우기 시작하여 아마추어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늦게야 알게 되어 출전한 계기로 그간의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7주간 연속 입상하여 주변을 놀라게 했고 포핸드와 백핸드를 양손으로 치는 타법으로 아마추어 무대에 새로운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당구에 있어서도 입신의 경지 700을 치고 있는 박지수는 "테니스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반대했다. 테니스는 독학으로 터득했고 일 년 동안 대회장에서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는 법을 배웠다. 처음 파트너 하여 많은 입상을 함께 한 송재완 형이 정신적 지주로 이끌어 주었다"며 앞으로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기회가 되는대로 대회에 출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우 사무국장은 "랭킹 시스템이 시작된 이래 신인부 우승자가 헤드부에서도 랭킹 안에 들어 시상한 일은 처음이다"며 박지수가 그만큼 탄탄한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했다.
개나리부 1위 신명희 개나리부 랭킹 1위는 지천명의 나이인 50대 신명희가 차지했다. 20대부터 테니스를 배워 공백기를 거쳐 나이 마흔에 다시 테니스를 시작한 신명희는 "3월초 헤드배 개나리부를 우승하고 계속 랭킹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국화부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연속 국화부에서 3번 입상 하여 1위를 하게 되었다. 영광스럽고 신기하다. 지금도 얼떨떨하지만 기쁘다"며 가족들이 모두 다 장하고 기특하다는 칭찬을 한다고 전했다.
그간 랭킹 시상식장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심춘보가 베테랑부 랭킹 3위를 차지했다. 김창윤 김학윤과 한우리의 트로이카였던 그가 3년간 정선에서 머물다 다시 서울로 올라와 지도자 생활을 하며 다시 테니스 세상에 발을 들여 놓았다.
유난히 터치감이 좋다고 소문이 난 심춘보는 "기쁘다. 원래 랭킹에 신경을 안 썼는데 후반기 욕심이 생겼다. 대회장을 나오니 정든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다"며 같은 클럽 아우와 함께 우승했던 인천 남동배가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라고 전했다.
헤드부 1위 상남규왕중왕, 헤드부 랭킹 1위는 상남규.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다. 남궁범수와 김학윤 세 사람이 마지막까지 근소한 점수로 시소게임을 하던 중 파주 장단콩배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랭킹1위의 자리를 굳혔다.
"내년에는 더욱더 겸손한 자세로 노력하겠다"며 심플한 소감을 전하는 모습이 여유 있었다.
함께 참석한 상남규의 아버지 상병준씨는 "아들이 자랑스럽다. 우리집안은 아버지부터 손자까지 4대가 테니스를 즐기는 마니아들이다. 과거 MBC 가족테니스 대회에서 부자조와 모자조 부부조등 하루 16게임을 하면서 많은 부서에서 입상을 했다"며 역시 테니스가 최고 좋은 운동임을 과시했다.
국화부는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던 고옥란을 위협하던 김선영이 2위를 차지하면서 시선을 모았다.
카타 연말 랭킹 시상식장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김선영은 " 운이 좋았다.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파트너와 연결이 되었다. 하나은행배에서 우승을 했지만 파트너가 선수출신에 걸려 우승점수가 빠지다보니 국화부 랭킹 1위를 하지 못한것이 아쉽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시상이 이어졌다.
모범적인 대회를 운영하여 받는 카타 대상은 일산 호수배가 차지했다.
호수배는 작년 윔블던 대회를 관전할 수 있는 티켓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펼쳐 동호인들을 설레게 했던 대회다. 일산 호수배는 현재 1그룹에서 내년 A그룹으로 승격될 예정이다.
우수한 임원 상에는 신양수, 가장 매너가 뛰어난 동호인 대상은 강릉의 김순덕과 홍동표가 받았다.
모든 시상을 마치고 축하 노래가 이어졌다.
수의사에서 탤런트로 직업을 바뀌게 만들었다는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주제곡을 부른 신충식 명예회장의 목소리가 흥을 돋웠다. 호텔에서 운동장으로 발상의 전환을 한 2010 카타 랭킹 시상식은 타 단체에도 큰 영향을 줄 만큼 획기적이었다. 경비가 절감 된 만큼 더욱 더 의미 깊은곳에 사용한다면 칭송은 마르지 않을것이라고 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03F8504D1E53C419)
<b>시상 내용
카타대상- 일산호수배 우수동호인상- 김순덕 홍동표 우수 임원상- 신양수 운산상- 성기춘</b>
<b>각부 1위~10위</b>
개나리
1 신명희 청주 403 2 문은심 성남클럽 313 3 고미숙 부여백마 283 4 이종순 분당느티 274 5 가경순 서산어머니 240 6 장미애 부여백마 236 7 오경숙 수지어머니 232 8 임채현 풀잎 222 9 장은주 인천구월 217 10 이상희 수지어머니 211
국화
1 고옥란 풀잎 1257 2 김선영 송파화목 1140 3 정민숙 등마루 1002 4 강희순 대전무궁화 923 5 김하정 화곡 825 6 류은령 윔블던 811 7 최돈옥 수석/비트로 729 8 채수정 부천어머니 720 9 김서희 장미 711 10 김기숙 푸른들 666
헤드
1 상남규 일산대화 1454 2 남궁범수 춘천백두대간 1422 3 김학윤 클레이/기흥 1395 4 송재환 강백 1158 5 이근태 그랑프리 1091 6 유동현 베스트90 1035 7 여정구 강서어택 958 8 김일웅 강백 853 9 오혁종 위너스 825 10 박지수 수원그린 817
스타
1 박지수 수원그린 1019 2 조성열 덕양위너스 797 3 김현준 내수한마음 488 4 최관수 강서어택 412 5 김준호 조이 407 6 김일구 강서어택 386 7 홍현선 수원화홍 375 8 박정수 백두산 364 9 신용석 강백 306 10 최재진 김포동성 292
베테랑부
1 성기춘 그랑프리 1478 2 김용래 원주구영 1363 3 심춘보 안양탑 1053 4 김정균 수원화홍 1000 5 박주현 라인 844 6 이채응 매탄4단지 753 7 이일성 그랑프리 740 8 원용만 제천송백 652 9 반형석 명문 632 10 한준승 파주/59회 589 송선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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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상하신분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내년에 저자리에 제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