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 언제까지 부모님께 손 벌릴 순 없잖아. 학점도 엉망인 게 나중에 뭐하고 사려고······. ”
“ 오세훈 부인? ”
“ 지금 끼 부리는 거냐? ”
“ 응. 나 지금 너 가지 말라고 끼 부리는 건데? ”
아, 씨발 권여주 진짜. 오세훈을 욕을 짓 걸였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나는 살짝 오세훈의 어깨에 손을 대며 말했다.
“ 라면 먹고 싶다. ”
“ ······. ”
“ 너희 집에서. ”
우리가 사귀게 된 뒤로 오세훈의 자취방에 들락날락하는 건 일이었다. 뭐 그러다 사랑을 확인하고 그런 건 어쩌면 꽤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다른 날과 똑같이 오세훈의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물론, 세훈이는 아직까지 교외활동을 해야한다면서 나를 두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한가로운 주말 나는 남자친구 없이 홀로 남자친구 집에 있었다. 그런 무료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내게 전화가 걸려왔다.
- 야 권여주!
“ 웬일이냐. 변백. ”
- 너 지금 어디냐.
“ 오세훈네. ”
- 오세훈이랑 같이?
“ 아니, 나 혼잔데 왜? ”
- 아 그럼 나 지금 간다.
저렇게 말을 하고 뚝 끊어버렸다. 뭐야 시시하게. 나는 다시 무료하게 텔레비전 채널을 돌렸다. 뭐 이때까지만 해도 진짜 변백현이 올 줄 몰랐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오래 지나지 않아 벨이 울렸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문을 열었다.
“ 왜 이렇게 늦게 열어. ”
“ 귀찮아서. 여긴 왜 왔냐? ”
“ 나 너한테 할 말이 있다. ”
“ 고백은 사절. ”
“ 어이구? 김칫국부터 마시네. 누가 아직도 너 좋아한대? ”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면 내가 더 민망하거든? 그래서 용건이 뭔데. 난 툴툴 거리며 말을 꺼냈다. 내가 용건을 말하라 하니 갑자기 변백현의 얼굴색이 울그락 불그락 해졌다.
“ 한지은 저번에 그 남자 새끼랑 잘 돼가는 것 같더라? ”
“ 좋은 소식이네. 그게 왜. ”
“ 야, 뭐가 좋은 소식이야. 너 그 남자 얼굴 봤냐? 진짜 못생겼어. 반죽을 치다 만 것 같이 생겼다니까? ”
“ 사람이 외모가 중요하냐? 인성이 중요하지. ”
“ 인성도 별로인 것 같더라고. SNS에서 글 올리는 꼬라지 보면 딱 답이······. ”
“ 너 그 남자 SNS 뒤졌냐? ”
“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
엄청나게 중요하거든? 네가 왜 그 남자 SNS를 뒤져보냔 말이야. 너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 그리고 왜 그렇게 한지은 때문에 화난 건데? 내 말에 변백현은 입을 꾹 다물다가도 말을 더듬어가며 이어나갔다.
“ 그야 친구니까 걱정이 돼서! ”
“ 친구로서 걱정이 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
“ 야. ”
“ 이제 인정할 때도 됐잖아. 한지은이 다시 좋아졌다고 왜 말을 못해? ”
변백현은 내게 마음을 들켜버린 게 창피한지 고개를 푹 숙였다. 난 왜 변백현이 고백을 망설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좋으면 좋다고 하면 되잖아. 그런데 왜 망설이는 거야?
“ 솔직히 난 왜 망설이는지 모르겠어. 그냥 고백하면 되잖아. ”
“ 말이 쉽지······. ”
“ 용기 내지 않으면 뺏겨버려. 그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항상 그렇잖아. ”
“ ······. ”
“ 어차피 고백 안 해도 후회할 거잖아. 고백하고 후회하는 게 더 낫지 않아? ”
내 말에 변백현은 모르겠다는 듯 세훈이의 침대에 풀썩 누워버렸다. 난 그런 변백현을 발로 툭툭 치며 말했다. 야 너 그러다 오세훈한테 혼나. 나와. 변백현은 내 말을 씹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밀번호를 치는 소리와 함께 오세훈이 집으로 들어왔다.
“ 얜 뭐냐? ”
“ 몰라. ”
“ 왜 여자 혼자 있는 집에 오고 지랄이야. ”
“ 내버려 둬. 지금 고백 준비 중. ”
“ 한지은? ”
“ 어. ”
내 말에 오세훈은 변백현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변백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나갈 준비를 했다. 어디가냐는 나의 말에 변백현은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 씨발, 고백하러 간다 왜. ”
아니, 잘 됐다고.
그 뒤로 변백현과는 연락을 하지 않아 둘이 잘 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뭐, 학교생활하기도 바빴고, 요즘 오세훈에게 질척거리는 년이 하나 있어서 그년을 떼어내느라 고생 중이라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오빠! 오늘은 저랑 같이 가요! ”
“ 나 오늘 활동 없는데? ”
“ 아까 활동 생겼다고 단톡방에서 말 나오던데 못 보셨어요? ”
“ 아, 그래? ”
오세훈 옆에 철썩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최진리. 교외활동에서 만난 앤데 우리 학교 애라 오세훈이 약간 챙겨줬나 보다. 그 뒤로부터는 저렇게 꼭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 야 최진리 너 안 꺼져? ”
“ 싫은데요? ”
“ 새파랗게 어린 게 까불고 있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 알아요. 미친년 권여주언니. ”
“ 너도 나한테 머리채 잡혀보고 싶냐? ”
“ 어? 그거 재밌겠다~ ”
한지은보다 더한 년이 나타났다. 사람을 참 어이없게 만들었다. 내가 오세훈의 다른 팔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오늘은 나랑 약속 잡았잖아. 교외활동하러 갈 거야? 내 말에 오세훈은 최진리를 쳐다보더니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려놓고 말했다.
“ 오늘은 같이 못 가겠다. 오빠, 권여주랑 약속 있어. ”
“ ···그래요? 그럼 저 혼자 가죠 뭐. ”
“ 다음엔 꼭 같이 가자. ”
더 짜증 나는 건 오세훈이 최진리한테 너무 다정하게 대해준다는 것이었다. 원래 저런 놈도 아닌데 왜 최진리 앞에서는 착한 척을 하냔 말이야. 혹시 내가 질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오세훈이 나한테 하는 행동을 보면 그게 또 아니었다.
“ 너 요즘 내가 좀 순해졌다고 날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같은데. 나 권여주야. ”
“ 그럼 니가 권여주지. 김여주냐? ”
“ 야! 너 진짜 자꾸 최진리랑 붙어 다닐래? 너 최진리 좋아해? ”
“ 좋아하지. ”
“ ······. ”
“ 후배로써. ”
“ 야···너 씨발 진짜! ”
최진리를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좋아한다는 오세훈의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게 장난을 할 곳이 있고 안 할 곳이 있지···. 진짜 사람 빡돌게 하는데 뭐 있다니까?
“ 너 요즘 왜 이러는 건데. 어울리지도 않는 착한 척하고. 너 요즘 진짜 수상한 거 알지? ”
“ 재밌잖아. ”
“ 넌 니 여자친구가 상처받는 게 재밌어? 내가 이렇게 불안해하니까 재밌냐고! ”
“ 어. 존나 재밌어. 권여주가 질투하는 거 귀여워서 좋아 죽겠는데? ”
나는 그 말에 화로 쌓여있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버렸다. 오세훈의 웃음에 가슴이 간질거렸다. 쟤, 쟤는 무슨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 사람 당황스럽게 하는데도 뭐 있다니까?
“ 야 넌 진짜······. ”
“ 뭐. ”
“ 넌 진짜 씨발놈이야. 이 미친놈아! ”
내가 오세훈 팔을 잡고 있다가 오세훈을 퍽퍽 쳐대니 오세훈은 아프다며 나를 제재하며 내 양팔을 잡았다. 그러곤 내 입술에 뽀뽀를 해버렸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너무 놀라 그대로 멈춰버렸는데 오세훈이 그 모습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 이제야 조용하네. ”
“ ······. ”
“ 가자. 여주야. ”
역시 미친년은 미친놈이 제일 잘 다뤄.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5.05 00:52
후니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핳ㅎㅎㅎㅎㅎㅎㅎ좋ㅎ아ㅏㅏㅏㅏㅏㅏ
흫ㅎㅎㅎ 근뎈ㅋㅋㅋㅋ 진리 뭐야 머리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귀엽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주짱귀
허르ㅡㅜㅠㅠㅜ세후나ㅠㅠㅠ
허류ㅠㅜ심쿵작렬ㅋㅋㅋㅋ여주질투귀욥
세훈아 내 심장이 녹아 ㅠㅠ
헐 알콩달콩해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7.05 23:01
아 여주 졸귀ㅠㅠㅠㅠ완전내스타일이당
세후나ㅠㅠㅠㅠ
진짜 둘이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존나좋아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달달하다 ㅋㅋ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9.02 16:25
달달터진다진짜ㅠㅠ
ㅋㅋㅋㅋㅋㅋㅋ둘 다 진짜 귀여워 달달해
ㅋㅋㅋㅋㅋㅋ귀여워 둘 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04 18:53
그래서 백현이는 고백 성공했데요??
ㅋㅋ진리 강적이나타났다아!!
완전 사랑스럽다 진짜ㅠㅠ
하....너무 너무 티격태격한게 너무 카와이 해....(도키도키)
와..달달ㅠ
아휴 좋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20 18:2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27 07:55
ㅋㅌㅌㅌㅌㅌㅌㅌㅋㅋ둘들
달달해달달해ㅜㅠㅠㅜ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27 16:58
귀여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