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람들에게 癩蛤 想吃天鵝肉(나합마상흘천아육)이란 말이 있다.
두꺼비(癩蛤 , 나병이 걸린 개구리라하여 두꺼비를 가르킴)가 백조고기를 먹으려 한다해서 자기 분수를 모르는 자를 가르키는 말이다.
여기서 백조(天鵝)는 고니라 부르기도 하며 거위(鵝鳥)는 야생 기러기를 길 들인 것으로 둘다 오리과에 속한다.
거위는 아무 먹이나 잘 먹고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모르는 사람이 집안에 들어 오는 것을 그냥 보아 넘기질 않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과수원같은 곳 에서 많이 길렀다. 다만 식용으로 생각하지 않은 점이 그들과 다르다 하겠다. 거위를 굽는 방법은 돼지나 오리나 기본적으로 같다.
다만 광동이외의 곳에서는 소아(燒鵝)라고 해도 오리를 내놓는 일이 많은데 거위에 오리발 내놓는 격이라 하겠다.
청나라 초기 상해부근에 엽(葉)씨 성을 가진 관리가 있어 거위발 요리를 몹시 즐겼다고 한다. 그는 먹는데 그치지않고 스스로 조리법을 개발해 냈는데 그 방법이 실로 잔인하기 그지없다.
먼저 거위를 산채로 철판위에 올려놓고 아래에 불을 지피면 바닥이 뜨거워져 거위는 쉴사이 없이 발을 깡충거리지만 에워싸인 울타리 때문에 도망은 하지 못하고 다급한 나머지 울타리 밖에 놓아둔 간장과 식초를 섞은 양념을 찍어 먹게 된다. 마침내 거위가 죽게 될 쯤이 되면 거위의 발은 피가 몰리고 화상을 입은 탓으로 커다란 덩어리로 부풀어 오른다. 이때의 거위발 맛이 각별하다고 하니 미각을 추구하는 인간의 지혜와 잔인성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유쾌한 이야기로 돌려보자.
당나라때 정여경(鄭餘慶)이라는 재상이 있었는데 매우 검소하고 근엄한 청 백리로 유명하였다.
하루는 친구 몇사람을 불러 식사를 같이 하자고 청하였다. 친구들은 짜기로 소문나 좀처럼 초청하는 일이 없던 그가 모처럼 큰맘먹고 초청하였으니, 이번에는 그래도 뭔가 별미를 준비하였을 것으로 믿고 큰 기대와 함께 정여경의 집으로 향하였다.
반나절을 기다려도 음식은 나올 기색이 없고, 배에서는 쫄쫄거리는 소리가 날 즈음에 정여경이 하인을 불러,
"털은 깨끗이 뽑고, 잘 쪄서 내오되 모가지는 끊어지지 않도록 해라"하고 분부를 내리는 것이었다.
이에 손님들은 준비하는 요리가 틀림없이 거위찜일 것으로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마침내 그들앞에 놓여진 것은 옥수수를 찐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