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진 기자(공무원저널 2015.3.24)
수험생들에게는 화이트데이보다는 사회복지직 필기시험이 치러졌던 날로 기억될 지난 3월 14일 아모르이그잼학원에서는 7급 일반행정직과 선거행정직에 합격한 4명의 현직공무원이 강의실을 찾아 수험생들에게 자신들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공무원저널(www.psnews.co.kr)은 7급 합격자 콘서트 현장을 찾아 현직공무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봤다. (녹취 및 정리 : 신희진 기자)
Q.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해달라.
홍종민(산업통상자원부)|작년부터 일을 시작해 군산 자유무역 관리원에서 근무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처 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 보통 한 부처가 한 건물을 쓰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3개 건물을 쓸 정도로 규모도 크고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성비는 안 맞아 남성이 많다.
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은 새만금에서 수출입업무나 제조업을 하려는 회사의 입주 신청을 받아서 검사를 해 적당한 기업이라 판단되면, 저렴한 임대료와 세금 혜택을 주면서 기업들의 이윤창출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안지호(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대해서는, 일반행정직만큼 알려져 있지 않을 것이다. 보통 발령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아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무작위로 배치가 된다. 특히 서울로 신규가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된다. 그 직전 선배들이 들어가 있던 오지에 선배들이 빠지면서 들어갈 수 있다.
또 질문을 받는 것이 3년마다 순환근무를 하느냐는 질문인데, 그렇지 않다. 처음 근무지에서 시집이나 장가를 가서 정착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면 연고지로 올라오게 되는데, 대부분 연고지에서 근무하게 되고, 5급이 되면 다시 재배치된다. 한 가지 새로운 소식을 알려드리자면, 선관위 조직에 7급이 과원상태라 6급으로 승진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
문명수(고용노동부)|고용노동부는 본부가 세종시에 있고, 본부 밑에 청이 광역단위로 있다. 가령 서울청이 있으면 각 지역을 관할하는 지청이 있다. 지금 인기 있는 정부 부처가 서울에 남아 있는 부처로 알고 있는데, 서울에 연고가 있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고용노동부를 선택하면 서울에서 근무할 확률이 높다.
크게 업무를 나누면, 고용분야가 있고 노동분야가 있다. 특히 고용분야는 취업지원, 피보험자격, 시간선택제 등과 관련된 업무를 본다.
그리고 부처 안에서도 갑과 을이 있다. 고용노동부는 완전 을이다. 조직이 5,000명으로 가장 큰 조직임에도 주로 하는 일이 민원인을 상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가 하고 있는 업무인 근로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이다. 일반 경찰들이랑 마찬가지다. 수사하고 조사하는 권한을 감독관이 갖고 있다. 경찰이니까 갑이어야 하지 않냐 싶지만 완전 을이다. 임금 체불로 힘들어 하는 민원인이 왔을 때 절대 갑질할 수가 없다.
Q. 연수를 받을 때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병욱(연수중)|아직 일을 하지 않아서 연수원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겠다. 합격하고 나면 2주 동안 부처 선택의 시간이 주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면 고득점을 받아야 유리하다. 12월말에 부처 배치가 결정되면, 부처마다 상황이 달라진다. 과원인 부처에 배치되면 임용이 될 때까지 쉬게 된다. 임용되면 다시 부처에 맞는 연수를 받는다.
연수는 대학 생활의 연속인 느낌이었다. 강의도 듣고 조마다 분임 토의가 있다. 정해진 일과를 모두 마치면 자유시간이다. 보통 9시에 시작해서 빠르면 3시, 늦어도 5시에 끝난다. 강의는 현직 4~5급 공무원 혹은 초빙교수가 와서 강의를 하게 되는데 실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게 돼서 많은 도움이 된다.
연수할 때 급여는 부처마다 다른데, 과원이 없으면 정식 발령이 되고, 과원이 있으면 실무수습이라 본봉의 80% 정도를 받게 된다. 그리고 우리 기수부터 연수 기간에도 명절비를 받게 됐다.
안지호(선관위)|저 때는 연수기간이 7급이 4주, 9급이 2주였는데, 올해는 9급이 4주, 7급이 2주로 뒤바뀌었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은 자유로운 분위기 같은데, 우리는 통금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종로 2가에 있는 선거연수원이 2016년부터는 수원으로 위치를 옮긴다.
우리 때는 일정도 빡빡해서 시험도 보고, 시험 성적도 반영해서 발령을 낸다고도 했다. 60점을 넘지 못하면 재시험도 본다. 대학생 같이 공부하다가 시험 끝나면 자유롭게 놀기도 했다. 분임토의를 밤 10시까지 하고, 체력단련도 하고 보고서도 쓰고 PT발표를 했다가 잘못해서 혼나기도 하는 등 치열하게 연수기간을 보냈던 것 같다.
문명수(고용노동부)|고용노동부는 중공교가 아니라 따로 교육을 받는다. 고용노동부에 들어오는 기술직과 일반행정직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게 되는데, 운동장도 있고 시설이 호텔급으로 좋아서 만족감이 높았다.
Q. 현재 수령하고 있는 월급이 궁금하다.
홍종민(산업통상자원부)|월급을 설명드리는 건 괜찮은데, 어떻게 좋은 점을 설명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남자는 군생활을 하면 소급기여금을 떼게 된다. 2년 동안 군생활을 한 것을 공무원 호봉으로 쳐주는 대신 2년간 공무원연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소급해서 내라는 의미다. 그래서 공무원연금 17만원인데 곱하기 2해서 35만원 정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떼는 게 50만원 정도 된다.
처음 실수령액은 180만원 중반 정도 된다. 매달 초과근무수당이라든지 다른 수당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남자 3호봉이 180만원 초중반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 여성분들은 호봉이 낮은 대신 소급기여금이 없으니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직보다는 지방직공무원이 복지포인트에 혜택이 크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20만원 정도가 포인트로 제공된다. 제가 아는 경기도 지방직 공무원은 포인트가 80만원 정도 된다고 하더라. 그러나 승진이나 업무를 생각하면 국가직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덧붙여서 산업통상자원부 자랑을 하자면 지방 발령이 나면 1인당 1채의 관사를 준다. 관사를 지어서 기숙사처럼 사는 것이 아니고 인근의 아파트 한 채를 관리원이 소유하고 있다. 새로운 직원이 오면 배정을 해준다. 저는 현재 28평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공과금만 내고 넓은 집을 혼자 쓰고 있는 셈이다. 너무 외로운 것이 단점이긴 하다.
월급은 처음엔 실망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 꾸준히 늘기 때문에 거기서 만족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봉의 60% 정도를 상여금으로 받는다. 본봉이 오르면 상여금도 오른다. 매년 1월하고 7월에 수당이 나온다. 3년차까지는 10% 밖에 되지 않지만 10년차가 넘어가면 100% 정도로 알고 있다.
안지호(선관위)|선관위는 선거철과 비선거철의 차이가 크다. 선거철에는 선거 경비가 나온다. 그 선거철에 나오는 돈이 아니면 받고 있는 금액이 적다. 지방으로 간 동기들은 자비로 원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운 좋게 관사가 있는 곳을 가도 원룸 수준이고, 관사가 없으면 자비로 집을 구해야하므로 어렵다.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위원회가 보통 외진 곳에 있는데 가까이 출근을 하겠다고 위원회 근처에 집을 구하면 나중에 집이 안 빠진다. 조금 더 거리가 있더라도 번화가에 집을 구하는 게 좋다. 복지포인트는 가정이 있으면 조금 더 많이 받는다. 저는 부모 모시고, 남편 있고, 아기가 있어서 50만원이 넘는다. 기본급이 150만원 정도 되고, 한 달에 수당 이것저것 추가되면 200만원 안팎 정도 받는다.
비선거철에는 한 달에 초과근무를 19시간까지 할 수 있다. 그 이상 넘어가도 돈을 주지 않는다. 선거철에는 67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다. 당연히 67시간 이상 근무하게 되고, 그 이상 넘어가면 급여를 주는 대신 휴가를 준다. 그래서 선거가 끝나면 대체휴무로 20일 이상 쌓인다.
문명수(고용노동부)|한달에 57시간 상한선으로 초과 근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항상 그렇게 한다. 강남지청 같은 경우에는 한달에 평균 30~40시간 정도 초과 근무를 하게 되는 것 같다. 하루에 4시간까지만 인정되고 수요일은 일·가정 양립이라고 해서 강제로 종료가 된다. 처음에는 시간 안에 어떻게 일을 다 처리하느냐고 불만이 있었는데 강제로 퇴근하다보니 업무효율성도 높아지고 눈치 안보고 퇴근할 수 있어 메리트가 있었다.
육아휴직은 민간기업과 달리 편하게 쓸 수 있다. 다만 승진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어서 승진을 하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남자들도 1년까지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 급여는 일반행정직의 경우 거의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7급에 합격하고 첫 해 3호봉으로 인정받으면, 세전 220만원, 세후 180만원을 받을 수 있다.
Q. 선관위 업무를 하시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안지호(선관위)|선관위는 선거철과 비선거철이 굉장한 차이가 있다. 선거철이라고 하면 바쁜 때는 2월이나 3월부터 주말 없이 야근에 들어가게 된다. 작년부터 사전투표제도가 생겨서 저희로서는 참 힘든 일이 됐다. 아침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5시까지 출근해야 한다. 즉, 5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날이 하루에서 3일로 늘어난 것이다.
선거의 하이라이트는 개표인데, 그 지역의 위원장이 개표 선언을 하면 함을 개봉하고 개표를 시작하게 되는데, 빨리 끝나면 새벽 1~2시에 끝나지만, 개표기계가 걸리는 등의 사정이 발생해서 개표에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다음 날 오후 2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하루 종일 전화 한 통화 안 오는 곳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그래서 업무의 기복이 참 크다.
Q.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선거 이외에도 담당하는 선거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들었다.
안지호(선관위)|이번에 치러진 통합조합장 선거가 대표적이다. 선관위 같은 경우에는 국가 선거가 아니면 일이 없는데, 일이 없으면 조직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에서는 업무의 영역을 늘리기 위해 조합장 선거를 갖고 왔다. 또 하나 농담 삼아 표현하면 영업을 뛴다고 표현하는 일이 있다. 인근 학교에서 3월이면 회장, 부회장 선거를 하는데 그런 시기가 되면 필요한 것이 없냐고 전화를 걸어 도와주려고 한다. 그 밖에 민주 시민 교육도 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Q. 휴가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 복지 혜택도 궁금하다.
홍종민(산업통상자원부)|하부 소속기관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휴가를 쓰는 데 있어서 자유롭다. 7급 3호봉은 법정 휴가일이 12일이 주어지는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연가를 신청하면 바로 자유롭게 필요할 때마다 하루씩 휴일과 붙여서 쓸 수도 있다. 이 외에 직원 복지 차원에서 리조트 업체들과 제휴가 돼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문명수(고용노동부)|부처별로 복지 혜택은 다 비슷하다. 공무원 조직은 기본적으로 일반 회사와 동일하다. 재직 기간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휴가는 편하게 쓰면 된다. 근로감독관들은 개인 업무 보는 것과 비슷해서 하는 업무들이 다양해서 독자적으로 시간 안배하면서 휴가를 간다. 신입 때는 눈치를 의무적으로 보시되 쓰고 싶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최근에는 옆의 동료가 안 나와서 왜 안 나왔는지 나중에 알았다. 인간관계가 나빠서가 아니고 그만큼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Q. 해외 파견도 이루어지나?
문명수(고용노동부)|해외에서 하는 일이 있으면 부처별로 나가게 된다. 고용노동부도 한국 근로자 파견이 많은 곳에 공무원을 보내고 있다. 단, 5급 이상부터 갈 수 있다. 7급, 6급도 가는데, 본부에 국제 파트 부분이 있다. 설명회가 해외에서 열릴 때도 갈 수 있다.
홍종민(산업통상자원부)|부처 특성상 다른 부처에 비하면 해외에 자주 나가는 편이다. 가끔 부내 공지가 올라오는데 6급 이하를 대상으로 해서 6개월짜리 단기 몇 명 정도의 티오가 난다. 이 때 자기가 공부할 연구 주제를 신청하면 갈 수 있다. 저보다 5년 먼저 일한 선배의 이야기에 의하면, 7급도 6개월 정도 가는 것은 쉽다고 한다. 눈 있고 귀 있고 입 있으면 갈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희는 6개월짜리로 많이 가고 사무관 혹은 서기관으로 승진을 하면 2년 정도 교육 파견의 기회가 주어지고 각 나라의 주재관으로 파견을 가면 더 오래 있을 수도 있다. 미주나 영미권 국가는 서기관이 되야 갈 수 있지만, 아프리카나 남미 쪽은 사무관이 가는 경우도 있다. 가게 되면 월급은 그대로 나오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제공되면서 생활비가 따로 나오고 가족들이 다 같이 이전하고, 가족수당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