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애빌.
仙.
사람인 변에 뫼산.
<사람과 자연과 하늘을 알고 사랑하는 마을>이다.
[농민생활인문학] 탐방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갔다. 6월 11일.
[농민생활인문학]에서는 2월 총회에서 올 한 해 주제어를 "촛불"로 정했었다.
그래서 첫 행사는 "촛불항쟁의 진행과정과 그 의미. 삶 속 과제"를 주제로
전북도민행동 상임대표 이세우선생의 강의를 들었고
<협치와 연정>을 주제로 한 이남곡선생의 강의가 두번째였다.
'협치와 연정'은 개인차원에서나 집단차원에서 이뤄내야 하는 '촛불'의 중요한 과제라고 본 것이다.
뜻이 다르고 현실이 다르고
꿈이 다른데 협치와 연정 아니고 무엇으로 하나가 되겠는가.
오늘.
방문한 이곳 '생태공동체' 역시
지극히 파편화 되고 개별화 된 소유와 존재와 관계의 자본주의적 현실을 넘어서는 대안으로 설정한 주제어였다.
선애빌을 찾아 간 이유이다. 촛불의 중요한 과제라고 여긴 것이다.
아래 순서로 탐방이 진행되었다.
가톨릭농민회에서 오래 활동하시고 고 백남기 농부님의 오랜 동료이신 백종덕님의 멋진 자세다.
우리 모두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선애빌 한 가운데 길에 서서.
뒷 산처럼 우뚝 선 모습. 농민운동가의 든든한 자세다.
작년 초 대학로 서울대 병원에서 밤 새워 같이 백남기 농부님을 지키던 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때 나는 백종덕님과 텐트와 영안실에서 컵라면을 같이 먹고 밤을 같이 새면서 친해졌었다.
이런 전문가적 자세는 또 있었다.
마을 곳곳에 즐비한 꽃들에 앵글을 맞추는 안규식선배님.
우리의 자랑스런 정회원. 장수군 사진동호회에서 오래 활동하셨고 사과랑한우랑 축제에 작품도 출품하셨다.
부인 한선희선생님과 함께 참여하셨다.
이것이다.
백종덕선생이 찍은 사진!
일정을 다 마치고 헤어지기 직전에 찍었다.
저 뒤로 마을 살림집과 숲이 보인다.
왼쪽 앞 줄 앉은이(색 안경)가 이 날 행사를 진행 해 주신 선애빌 대표 민여경님이다.
뒤에 서 있는 뒷줄 가장 왼쪽 분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모든 참석자들을 한 순간에 친화력 높은 '공동체'로 만들어 낸 장본인 민경주님이다. 선애빌 주민.
마을 입구에 있던 팻말처럼 곳곳이 우리를 반기는 듯 했다.
비둘기 조각이 평화를 상징.
환영 팻말을 또 있다.
비둘기가 여기도 있고....
명. 상. 공. 동. 체.
공동체는 어떤 철학과 이념과 경제시스템으로 일치를 이루어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여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 이것 없이는 어렵다.
선애빌이 '생태공동체'인 것으로 알았는데 '명상공동체마을'이다.
아.
그래서 수련장이 있구나. 명상수련장.
그런데
생태화장실은 알겠는데...
낙생당?
나중에 알았는데 낙생당은 식당이었다.(아래 사진)
아주 묘한 조합이다.
명상수련, 낙색당, 화장실. 이 세 개가 말이다.
풀어 쓰자면
수련하는 것(되돌아 보는 것과 내다 보는 것),
먹는 것(들이는 것),
뒷간-싸는 것.(내 보내는 것)
이 세가지는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을 것이다.
가장 위에 있는 새는 비둘기?
수련장에 갔다.
수련장은 간결하고 밝고 깨끗했다.
마을 사람들이 수련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
수련법은 어떤지
안내자가 대답 해 주었다.
간단한 시범 동작도 했다.
수련의 필요와 의미, 효과도 언급했다.
수련장 정 중앙 앞뒤로 붙어 있는 '팔문원'
완전함으로 들어가는 8가지 문.
팔문원(八門圓)은 우주의 본체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형상(形象)이란 어떠한 기운의 방향을 정하고, 그 정해진 방향으로
그 정해진 방향으로 기운이 나가도록 하는 역활을 하여 주는 것입니다.
기운이 이 형상의 내부에 갇히면 그 형상의 안에서 자신의 역활에
충실하여야 하는 의무가 주어집니다.
팔문원을 수련하는 수련생의 경우 자신의 역활이란
'선계수련'에 매진하는 것입니다.
팔문원의 기운은 8가지로 우주자체의 기운입니다.
팔문원 형상 중 가운데 원은 우주자체와 우주에 담긴 진리, 즉
스승과스승의 가르침을 뜻하고 가운데 원과 바깥 원 사이는
진리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 즉 수련생을 뜻합니다.
굵은 막대와 가는 막대 사이의 문(門)은 음양, 남녀, 선악 등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대립되는 기본원리를 뜻하며, 이 문(門)을 통하여
팔방으로 기운을 내보내 진리를 펴는 것입니다.
바깥 원은 비 수련생들을 뜻합니다.
주변 8개의 문들은 우주의 기운이 내외부로 이동하는 통로를
나타냅니다.
이 통로를 통하여 우주 기운이 드나들며,
이 우주의 기운은 모든 것을 변화시킵니다.
이 문들을 연결하는 바깥 원은 우주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 팔문원 중 가운데 원을 각자가 내부에 하나씩 가지게 됨으로써
자신의 원을 가동하여 우주의 기운을 받고
자신의 내부의 탁기를 내보냅니다.
수련장에 있는 것은 우주에서 직접 가동하며,
자신이 만든 원은 자신이 가동합니다.
팔문원 중 동서남북의 문은 각 의미가 있습니다.
즉 북쪽은 의(義)요, 동은 예(禮)이며, 남은 인(仁)이고, 서는 지(知)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네 방향은 이 정방향을 지지하기 위한 보조적 역활을 하는
것입니다.
'의'는 인간이 가야할 방향이요, '예'는 인간이 인간이 다듬어야할 부분이며,
'인'은 인간이 자신을 강화하는 방법이고, '지'는 그 다듬을 강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팔문원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 졌습니다.
지구의 모든 것은 8로 통한다는 것입니다.
8은 4의 곱으로서 인간의 모든 것은 주로 4로 표현되어 왔으며
이 4를 다시 보강하는 것이 8입니다.
8을 이해하면 전부 이해한 것으로 알 수 있으며 선계의 개념으로
8 다음은 원(圓)이 되는 것입니다.
원은 우주의 원리로서 이 우주의 아래가 바로 8인 것입니다.
8은 인간으로서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완성된 숫자이며 따라서 숫자상으로
이보다 많아도 의미상으로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8은 완성에 가까운 숫자이며 9는 오히려 이보다 부족함이 있는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선재의 심볼이 팔문원으로 되어 있는 것은
그 자체로서 가장 우주의 모습에 다가 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선인들 3권 85~88p-
다음은 식당으로 갔다.
樂 生 堂
잘 먹고 즐겁게 살자?
즐겁게 살기 위해 잘 먹는 집?
식당을 공양간(供養間)이라 부르는 절 집 이름 못지않게
좋은 이름이다.
먹는 게 즐겁고 평화로우면 싸울 일이 없지.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니까.
배 불리 먹었으니 어찌 즐겁지 않으리오............
마을주민인 최양이 화가
우리의 정회원인 김수현님
최양이님이 이 마을 여러 곳의 그림을 그린 분이라고 한다.
뒷간이다. 생태화장실.
<비우소>
비우는 곳?
비우고 가시오?
먹고 챙기고 가지고 ... 그것도 혼자 남 몰래.
그러다가 탈들이 난다. 돈이건 재물이건 권력이건
비우는 것이 가지는 것 못지 않게 중요.
묵은(또는 먹은) 것을 비워야 새로운 것(음식)으로 채울 수 있지 암!
역시 절 집의 걱정거리를 없앤다는 해우소(解憂所) 보다 비우소가 낫다.
비둘기 얘기가 나와서인데...
어딜 가나 비둘기가 있었다.
마을 카페 앞 안내 팻말인데 역시 비둘기다.
... 사랑방이라 여기면 되겠다.
혼자서도 마음의 평화
둘이서도 관계에서의 평화
모두가 사랑방에서 만나 맺힌 것 풀면서 평화~~
그 전에 보여드릴 건물이 있다.
꼭 무슨....
지구별에 불시착한 난파 우주선 같다.
이 건물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마을을 둘러보기 전에 우리는 가장 먼저 이곳에 들러 마을 소개를 받았던 곳이다.
<크리스탈 에그> 건물이다.
교육장이자 전시장이자 모임 장소였다.
'크리스탈'은 보석의 일종인데 나는 보석이 떠오르기 보다
'인디고'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인디고 아이들' 그리고 '크리스탈 아이들'
신 인류의 탄생을 언급하는 용어들이다.
에그는 달걀의 영어인 에그(egg)라고 안내자가 설명해 줬었다. 달걀 모양의 건물을
건물 이름에 넣은 것이라고.
"공동체 마을에 온 우리 모두가 오늘 하루를 가장 아름답고 가장 모범적이고 가장 원만하고 조화로운 공동체로 살자"는 인삿말이 끝나고
바로 춤 판이 벌어졌다.
아주 간단한 노랫말과
아주 간단한 동작이었다.
이 춤을 추면서 서로 허물없이 친해지는 체험을 했다.
춤.
참 좋은 놀이다.
(아래 동영상 참조)
노랫말 가사는 다음과 같다.
인디언 원주민 언어라고 한 것 같다.
야 알라알라
이쉬 알라알라
이쉬 알라알라
마~아 브릴라
나는 보석과 같이 귀한 존재~
당신도 보석과 같이 귀한 존재~
우리 이 길을 함께 가요.
라는 노래.
눈썰미 좋은 분은 발견했으리라. 예쁜 꽃이 크리스탈 에그 안에 있었다.
강당의 바닥에도 구석에 있는 적정기술난로 위에도
꽃이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별도의 장소에 있는
<맑고 밝고 따뜻한 협동조합> 이었다.
마을의 경제공동체에 해당한다.
주 품목은 '자염'과 '발효음료'
각종 인증서와 공로증, 신고증 등이 즐비했고 품목 별 담당자 명부도 있었다.
우리는 또 다른 장소인
'나비원'으로 갔다.
이 안내판만 보면 뭔지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문명 실천가
마사키다카시의 <나비문명>을 읽어 본 사람은 '나비'가 뭘 상징하는지
적나라하게 알 것이다.
5년 전에 처음 내가 이곳에 왔을 때 이 책 덕분에 눈치를 챘었는데 옳았었다.
바로 공원묘지.
나비는 에벌레-뻔데기-나비. 이렇게 똑 같은 디엔에이 상태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한다.
몸의 굴레. 영혼의 감옥 또는 집이라 일컫는 몸을 벗고(사망하고)
전혀 다른 세계로 가는 곳을 상징하는 '나비'원이다.
그냥 가기만 하는건 아니다.
미련 남기지 않고
싹 비우고!
나비원에 들어서서 마주하는 오래 된 안내판이다.
죽음처럼 비우라는 것일까?
한 순간에 스톱!
모든 것을 놔 놓고 명부의 세계로 가는 죽음.
이처럼
전언 한 마디 없이 떠나 가듯
이렇게 비우고 버리고 놓으라는 문구가 꼭 죽음 앞에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터.
매우 인상적인 설명판입니다.
생을 다 하는 날. 그 날에 '아름다운 완성'이었다고 말 할 수 있는....
이 조감도의 인상적인 것은 가운데 있는 팔문원.
그리고 바로 아랫쪽 우편.
이곳을 보시라.
팔문원이다.
사람 몸이 소우주이듯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었다고 장일순 선생이 말 하였듯이
나비원 중앙에 우주 원리 팔문원이 자리하고 있다.
죽음은 자연스런 우주의 원리라는 의미일까?
조감도에서 본 것처럼 팔문원으로 조성된 나비원.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감도의 아랫부분이다,
6.25 전쟁 희생자. 임진왜란 희생자.. 제주 4.3 .... 등등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영혼이 얼마나 많은가. 곡절의 땅 한반도에.
그 영령들을 위로하고 추념하고 있다.
일개 작은 마을에서.
하면 되겠다.
각 개인이 해 보면 되는 것이다 . 제도나 시스템 탓 하기 전에. 제도나 정권 탓하기 전에
나부터.. 작으면 작은대로 초라하면 초라한대로.
정성으로 하면 될 일이다.
이것을 본 정회원 김일한 선생님은 당신의 집에 작은 묘원을 만들어 영령을 추모하시겠다고 했다.
5.18은 물론 4.19 도 들어가겠지. 세월호도 물론....
내가 만든다면 동식물로 넣고 싶다.
- 구제역으로 살륙당한 소, 돼지 등 우제류들 .....
- 조류독감으로 살륙당한 닭, 오리들...
인간 종을 대신하여 인간의 이름으로 사죄문을 비명으로 만들어
작은 추모 돌탑을 쌓고 싶다.
그리고는
과일을 먹으며 소감나누기를 하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점심은 이곳
솔마위식당에서 먹고
선애빌로 들어갔었다.
뒤뜰이 넒고 아름다운 식당이었다.
(협동조합을 소개하시는 장촌선애빌 대표 민여경님)
(첫 만남의 어색함을 한 번에 풀어주는 어우러지기 춤)
첫댓글 이날 탐방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보람있고 흥겨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특히
친절히 안내 해 주신 선애빌 분들.
미리 사전답사 해 주신 김수현님.
어려운 재정사정을 아신 듯 점심 값을 계산 해 주신 강경우님
야근을 마치고 랜트카를 몰고 오신 김경미총무님
운전을 교대로 해 주신 최정규님, 이재진님.
그리고 휴게소 벤치에서 맛 있는 먹을거리로 배를 채우게 해 준
최정규님(의 부인께)
감사드립니다.
알게 모르게 수고 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기획과 감동 평가까지 대표님 애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