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 직장에서 큰 행사를 마치고 집에 들러 짐을 다시 싸고,
오후 3시 쯤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린다. 북한산의 암릉이 웅장하다.
▽ 포천시 포천동 마을에서 왕산사 가는 길.
저 산 중턱에 왕산사가 있다.
▽ 왕산사 가는 길은 꼬불꼬불~ 가을빛이 완연하다.
길은 포장되어 좋은 상태.
▽ 드디어 왕산사.
현수막 왼쪽으로 넓은 주차장이 있다.
▽ 4:38분.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은 매우 넓다.
▽ 어제는 함허동천야영장에서 캠핑을,
오늘은 왕방산에서 백패킹을... 계속 나가고 있다.
▽ 배낭 무게는 18.3kg으로 다른 때 보다 조금 무겁다.
아내가 해외 여행 중이라 어머니가 오셔서 반찬을 많이 싸 준 것이 이유일 듯.
▽ 4:46분. 등산을 시작한다.
▽ 절 바로 아래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 등산 안내도.
왕방산까지는 2.4km로 안내되어 있다. 이정표엔 2.1km로 표시되었다.
▽ 입구를 조금 지나자 시설 좋은 화장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인 듯.
▽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끔씩 지난다.
길이 여유롭고 넉넉하다.
▽ 낙엽길~
낙엽이 발에 스치도록 부딪치며 간다. 여기에 가을의 소리가 있다.
▽ 숲은 가을빛이 진해지고 있다.
▽ 4:58분. 쉼터에 도착. 지도에는 '다리'로 표시된 지점.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로 올라가게 된다.
▽ 평상도 있고, 앞쪽으로 선광사로 가는 다리가 보인다.
▽ 안내판 오른쪽 계단길이 왕방산 등산로.
▽ 등산로로 올라가다 뒤돌아 본 쉼터.
사람들이 여기까지만 산책을 하고 돌아가고 있었다.
▽ 백패커들에게 달의 상태는 중요한 정보다.
음력 12일이니 제법 큰 달이요, 자정이 넘어서까지 달이 하늘에 떠 있을 것이다. 밝은 밤이 될 것.
▽ 이정표에서는 왕산사~왕방산까지 2.1km.
▽ 오름길은 다양하다.
돌길, 나무계단길, 돌계단길...
▽ 돌계단길 주변엔 생강나무가 많아 노랗다.
▽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간다.
▽ 여긴 나무계단길.
낙엽을 밟으며 가니 그 소리가 정겹다.
▽ 이 정도의 급경사.
▽ 작은 능선에 오르자 쉼터가 있다.
빨리 정상에 오르려는 마음에 쉬지는 않는다. 등산 중에 서서 물만 한 번 마시고 가게 된다.
▽ 5:21분. 어룡동갈림길.
▽ 지도상의 '어룡동갈림길'을 보니 많이 올라온 편이다.
▽ 아~ 이렇게 고운 길을 간다.
▽ 당단풍이 뜨겁게 손짓하는 곳.
▽ 무릎이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가파른 구간도 지난다.
▽ 편안한 길도 있다.
▽ 치열한 나무들의 모습을 본다.
올 한 해도 열심히들 살았겠지. 곧 쉼의 계절이 올 것이다.
▽ 5:40분.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 이런 나무 벤치가 가끔씩 나타난다.
▽ 5:43분. 여기가 주능선과 만나는 지점.
지도상엔 '왕산사갈림길'이 된다. 정상까지 400m.
▽ 노란 생강나무 잎이 바람에 재잘거린다.
생강~ 생강~
▽ 어둠이 살살 내려 앉고 있다.
어둠은 사람을 긴장케 한다. 인간의 본능이다.
▽ 정상부는 하늘이 열리며 밝아진다.
▽ 드디어 팔각정이 나타난다.
팔각정 오른쪽에 헬기장이 있다.
▽ 하늘은 어두워지고 달은 밝아지며 밤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
▽ 아~ 오늘도 또 이런 모습을 마주하는구나.
▽ 팔각정에 오른다.
이름은 왕방정.
▽ 왕방정은 전망이 빼어나다.
포천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명당이다. 여기에서 야경도 보고, 아침에 일출도 보게 된다.
▽ 서쪽 하늘은 이미 진홍색 노을이 짙어간다.
▽ 가슴 먹먹함~
이런 시간에 이런 풍경을 눈 앞에 본다는 것은 축복이며 영광이고 행복이다.
▽ 포천 시내도 불이 켜지며 초롱별이 뜨고 있다.
▽ 왕방정 정자 바로 뒤로는 헬기장이 있다.
오늘 밤 나의 박지(잘 곳)가 될 곳.
▽ 5:55분. 왕방산 정상에 올랐다. 왕산사에서 1시간 9분 걸렸다.
아무도 없다. 올라오는 내내 하산 하는 사람 몇 명만 만났다.
▽ 왕방산 정상석. 737m.
예전엔 王訪山이었는데 지금은 王方山으로 바뀌어 있네...
▽ 서쪽 하늘은 이렇다~
아~ 산중 무인, 홀로 이 풍경을 마주하다니...
▽ 아~
마음을 어찌 할 것인가~
▽ 억새가 노을빛을 받아 노르스름하다.
건너 편 봉우리는 미군부대로 밤새 불을 밝혔다. 왼쪽은 동두천 방향이다.
▽ 이쪽은 포천시내.
산 아래 불이 밝은 곳은 포천힐스골프장이다.
▽ 백패커 산풀~
지금 산 중엔 아무도 없다. 밤에도 헬기장에서 혼자 자게 된다. 솔로지만 외롭지 않은 산풀.
▽ 해가 떨어지며 하늘은 어둠이 시작된다.
낮이 해가 지배하는 밝음의 세상이라면, 밤은 달과 별이 수 놓는 어둠의 세상이다. 어둠도 즐길거리가 될 수 있다. 즐기자~~
▽ 다시 팔각정으로 내려왔다.
왼쪽 공터가 헬기장이다.
▽ 6:02분. 오늘의 박지인 헬기장에~ 헬기장 주변은 산조풀과 억새가 울타리처럼 둘러쳐 있어 아늑한 분위기.
지금 아무도 없고, 아침까지도 나만 있게 된다.
▽ 잠자리 준비.
▽ 금세 설치.
▽ 6:29분. 드디어 텐트 안에 입주.
텐트 안에 앉기까지가 힘 들고 이후로는 여유롭다.
▽ 앉아서도 움직임은 계속된다.
▽ 어두워질수록 인간 세상의 불빛은 더욱 빛난다.
▽ 오늘도 솔로테이블보로 테이블을 대신한다.
이 물건 제법 마음에 든다.
▽ 오늘의 밥상은 상대적으로 푸짐하다.
아내가 해외 여행 중이라 어머니가 오셔서 많이 싸 주셨기 때문. 적게 가져간대도 자꾸 자꾸... 그래서...
▽ 헬기장엔 나 홀로 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인기척이 나길래 백패커인가 했는데 잘 못 들었나 보다. 혼자 산 중에 있으면 감각이 예민해 진다.
▽ 주꾸미 볶음밥도 해 먹었다.
▽ 이렇게 이 밤을~
737m의 산정에서~
▽ 길게 누워서~
▽ 별도 많고 밝아서 자꾸 쳐다보게 된다.
▽ 여기에 앉아서 혼자 놀고 있다.
▽ 이렇게~
밤하늘에 별도 총총~
▽ 8:45분의 야경.
팔각정에 내려가서 촬영했다.
▽ 저 아래는 사람들의 세상~
이 곳은 자연의 세상, 그리고 나...
▽ 누워서 보면 텐트 위로 별이 총총하다.
▽ 스틱도 별을 바라보고 있다.
▽ 달에 사는 토끼와 계수나무도 본다.
절구 찧는 소리가 들린다... 왕산사의 종소리도 은은하게 들리고...
▽ 달도 밝지만 별도 제법 밝았다.
이 별 아래에서 10시 반 경에 잠을 청한다. zzz... z..
▽ 새벽 2시 40분경에 깨어 한참 뒤척이기도... zz... z.
[둘째 날]
▽ 6:28분. 잠에서 깨었다.
동쪽 하늘은 벌써 해돋이를 준비하고 있다.
▽ 아침 기온은 영상 0도 쯤. 추운 기온인데...
추운 줄은 모르고 잤다. 밤에 자주 뒤척인 기억...
▽ 동쪽을 배경으로 선 내 텐트.
▽ 아침을 맞이하는 중~
▽ 산조풀, 억새가 붉게 변하며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 팔각정과 텐트와의 거리는 이 정도.
▽ 굿 모닝~
▽ 이런 오묘한 하늘색은 보기 어렵다. 백패커에게 부여되는 특별한 장면일 수 있다.
산 위에서 자다보니 일출과 일몰은 필수가 되었다.
▽ 장엄한 오늘의 태양이 또~
▽ 팔각정에 올라 정중하게 일출을 맞이한다.
▽ 엄숙, 경건, 장중~
▽ 산풀.
▽ 포천 시내에는 안개가 끼어 신비롭다.
▽ 왕방산도 더욱 짙고 고운 단풍을 보인다.
▽ 마을마다 안개가 덮여 신비롭다.
▽ 드디어 해돋이가 시작되었다.
▽ 산정에서 맞이하는 해돋이는 특별하다.
▽ 산조풀 사이로 비치는 오늘의 태양이 멋지다.
오늘도 영광 있으라~ 햇빛 같은 밝음과 따스함이 있으라~
▽ 감사합니다~
이 풍경 앞에선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이 일게 된다.
▽ 서서히 밝아지는 세상.
▽ 오늘의 해가 떠올랐다.
▽ 7:00분. 산정 조찬. 북어국밥이다.
산중 식사는 소박하고 간단할수록 좋다.
▽ 식사 후 해가 더 비치니 텐트가 빛난다.
▽ 또 감사합니다~
▽ 밥은 후딱 먹어도 커피는 그렇지 않다.
천천히~ 즐기며 마신다.
▽ 이렇게도 마셔 보고...
▽ 햇살 담아 마시기도 하고...
▽ 인간 세상을 보기도 하고...
▽ 애교스런 소나무와 함께 하기도...
▽ 커피를 마시며 보는 풍경.
▽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한다.
백패커는 일찍 자리를 정리하고 철수해 주는 것이다. 아니 다녀 간 듯 사람도, 텐트도 흔적을 없애 주어야 한다.
▽ 떠날 준비 끝~
▽ 7:49분. 하산을 시작!
집에 10시까지는 들어가야 한다.
▽ 팔각정 안녕~
▽ 목책길.
▽ 아침 햇살이 길게 비치는 하산길.
▽ 역광으로 더욱 선명한 단풍.
▽ 부드러운 가을길을 간다.
▽ 백패킹을 하면 캠핑이나 일반 등산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충만감과 채워짐이 있다. 희열감까지도...
이번엔 정상에 다른 백패커 없이 혼자서 잔 것이 기록이 될 것이다.
▽ 보는 풍경마다 아름다운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곧 떨어지고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 가을의 절정이 여기에~
▽ 단풍의 절정은 여기에~
▽ 보기에는 평지지만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 억새의 인사.
▽ 쉼터가 저 아래에...
지도에는 '다리'로 표시된 지점이다.
▽ 8:22분. 쉼터의 안내판.
▽ 선광사로 가는 다리.
▽ 왕산사 가는 길.
▽ 가을잎이 곱다.
신갈나무, 고로쇠나무,싸리나무, 벚나무.
▽ 까실쑥부쟁이가 아직 남아 지나는 사람의 눈길을 끄네~
▽ 햇살이 가득한 가을길.
▽ 저 앞에 화장실이...
다 내려왔다.
▽ 등산로 입구에 도착.
왼쪽의 잘린 건물이 지도상의 '산불감시초소'다.
▽ 다시 절로 약간 올라간다.
▽ 연못 뒤로 넓은 주차장에 돌쇠가 보인다.
▽ 잠시 왕산사를 바라 보고...
▽ 8:37분. 차로 돌아오며 백패킹은 모두 마친다.
▽ 왕산사는 아담하고 조용한 절 같다.
뒤 배경이 아주 곱다. 참 평화와 안식이 여기에~
▽ 안녕~ 왕산사~ 왕방산~
이젠 집으로~~
포천 땅
왕방산!
단풍 고운
그 곳에 올라
홀로 밤을 지내고
감동적인
해넘이와 해돋이를
마주한 이야기
첫댓글 후기 잘보았습니다.봄되면 함 비박 하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