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자리를 계속 이야기 하시는 교부는, 슬픔에 대해 잘 서술하고 있다. 고향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애절한 슬픔 안에서 하느님을 찾으려 서성인다. 교부의 상처는 사랑스러운 벗을 대신해 ‘그의 영혼의 기쁨’(IV,iv,9)이 되었다. 지난번 배 서리 이야기도 그랬지만, 교부는 행위의 이유보다는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두고 글을 써내려 갔다는 인상을 받는다. 각주 58번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애도라는 것이 상실한 대상에 대한 사랑보다도 상실 자체에 대한 자기연민인 경우를 교부는 간파하였다.” 그는 사랑하는 벗을 잃었으나, 더 사랑스럽고 더 좋은 벗을 만났다. 벗의 상실의 결과는 새로운 벗 ‘안에 있음’이었다. 4권의 열쇠말을 꼽자면 ‘지나가는 것 안에서 변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다. 교부는 지나간 사랑스러운 벗, 자신의 교사활동과 저서 수많은 우여곡절들 안에서 변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