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와 차크라의 색채상징 치료적 관점
가.공통점
Fontana(1993)는 상징이 인간 본질의 깊은 심연의 표현으로 모든 시대와 문명을 거쳐 미술, 종교, 신화, 삶 등의 전체에 사용되어왔으며, 간접적인 표현이면서 직관적이고 명확한 지혜를 알 수 있는 인간 역사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상징이 오랜 시간 삶의 근원을 이루는 존재의 근원을 밝힘으로써 인간을 이해하도록 돕는 고유한 기능임을 이해하면서 색채 상징성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인간 본질을 이해하고 깨닫고자 한다(Eliade, 2002).
Abt(2005)는 삶의 한 상징으로 색채가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고 유발시키며 존재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자체 모두를 표현하여 무의식의 의식화를 확장시키는 촉매제라고 본다. 색채는 의식하지 않아도 주변에 모든 시각적인 자극으로 개인이 느끼는 경험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Itten(1962)은 색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시각적인 요소뿐 아니라 심리적 경험, 감정적 표현, 정신적 현상 그리고 상징적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색채의 다양성과 광범위한 영향력으로 인간에게 미치는 파장을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감각에 적용되고 자연의 생명력과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다. Bream(1985)은 색채가 '빛'으로부터 인간을 통해 모든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작용하는데 비해 시각장애인은 시각적으로 색채를 구분하기보다 색채에 느껴지는 다양한 감각으로 색채를 감지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색채는 물리적 감각을 깨우는 원동력일 뿐 아니라 인간의 몸 전체와 정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Kandinsky, 1912).
정여주(2014)에 의하면 이러한 색의 고유한 상징성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민족과 문화에서 색을 통한 치료로 인간 감각의 변화를 일으켜 왔고,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 상태를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었던 고대 이집트인, 북미원주민, 아시아인 등에게 잘 알려져 있다고 보았다. Andrews(2002)도 색을 통한 치유 방안에 대해, 색채는 각각 고유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생리적‧심리적‧정신적 균형과 조화를 위해 사용될 뿐 아니라 의식의 깊은 단계의 자극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상징의 힘은 무의식의 내적 심상을 의식화로 불러일으키는 원초적 역할을 하며, 인간 존재를 통합하고 융화하는 치유성을 가진다(Andina, 1996, 정여주 재인용). 따라서 색채 상징성은 인간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의 무의식에서 발생하는 내면의 힘으로써(Abt, 2005), 분명 그 이미지와 의미는 긴 역사를 통해 비슷한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여주(2004)는 색 상징이 매우 중요한 치료적 요인으로 미술치료에서 내담자의 상태를 진단하는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색을 다양하고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것이 치료과정 전체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미술치료의 창의적 활동에서 내담자의 내적 심상이 외현화되는 역동성을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자기이해를 돕고 제한된 색만을 사용할 경우 일어나는 심리적‧정서적 불균형 초래를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Rubin(2011)은 미술치료에서 미술활동이 내면의 정신세계인 자기표현의 진솔함을 색채에 담아 더욱 발현할 수 있으며 이는 삶의 다면성을 상징적으로 다양한 색채를 통해 확장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러 색채를 담은 미술작품을 통해 자기 내면의 생각, 느낌, 욕구 등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은 '자기이해'와 '통찰'로 확충한다(주리애, 2011). 이러한 과정은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고 풀리지 않았던 문제에 과몰입하지만 압도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고안하여 효과적인 현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이윤정, 2018).
한편, Saradananda(2008)는 차크라 색채상징을 통해 내담자는 '자기이해'와 '자기성찰' 과정에서 인체 내 에너지 중심 부위의 수렴‧발산으로 심신의 부조화를 조율하고 촉진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차크라 색채가 원활하게 기능하는 정도에 따라 내면의 안정감이 삶의 균형에 기반이 되어 깨달음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차크라 색채를 통한 객관적인 자기 관찰은 자기 경험을 증진시켜 의식의 영역을 확대시키고 차크라 색채상징에 대한 집중은 심신통합 과정에서 '시각'과 '피부'를 통해 직접적으로 체험하도록 돕는다(Judith, 1987).
미술치료와 차크라 색채가 갖는 치료적 관점의 공통점은 색채상징이 갖는 고유한 의미를 토대로 심신균형의 촉진을 통해 '체험을 통한' 자기이해와 자기성장 발달을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미술치료와 차크라 색채 모두 인간의 심층의식에 접근하여 치유 과정에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넘어 자기실현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정여주, 2014; Judith, 1987; Rubin, 2011; Saradananda, 2008). Riedel(1983)은 색채의 상징은 전통적인 관습과 인간의 고유한 개별적 경험에 의한 것으로 인간의 신체적 구조가 동‧서양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서로 연결된 공통점이 있다고 보았다. 미술치료와 차크라의 색채도 서로 공통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심리적, 정서적인 부분과 관련하여 빨강, 주황, 노랑, 초록의 긍정적인 측면에서 상호 깊은 연관성이 있었고,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파랑, 남색, 보라에서 다소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각 색채의 전반적인 특성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에서보다 유사성을 더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미술치료와 차크라의 색채상징의 유사성을 다음에 정리하며 미술치료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미술치료의 빨강은 사랑, 열정, 생동감, 강한 의지, 불안, 억압, 두려움, 분노 등을 담고 있으며(정여주, 2014; Riedel, 1983; Bream, 1985), 차크라의 빨강 역시 사랑, 미움, 용기, 집착, 정열 등을 의미하는 기초를 담아 유사성을 나타낸다(Bittlinger, 2000; Judith, 1987; Sharamon & Baginski, 1998). 색의 정서자극과 관련하여 빨강은 화와 분노를 일으키는 연구결과(Heller, 2000; Read, 1968; Riedel, 2000)와 유아들이 화가 난 부정적인 정서로 1순위를 선택했다는 점과 같은 맥락이다(정여주, 2009). Goethe(1810, 2003)는 또한 빨강이 최고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아동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미술치료의 주황은 즐거움, 사교적, 명랑, 활동성, 유머 등이 있으며(정여주, 2014; Birren, 1978; Riedel, 1983), 차크라의 주황은 활력, 온화한, 재미있는, 인간적인, 열린 마음 등을 담아 유사점을 표현한다(Bittlinger, 2000; Govinda, 2002; Sharamon & Baginski, 1998). 유봉자(2009)는 미술치료에 나타난 아동의 색채이미지를 통해 정서를 깊이 이해하였는데 주황은 행복, 즐거움, 칭찬 등 긍정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데 사용하였다.
미술치료의 노랑은 행복감, 따뜻함, 영리함, 강한신념, 미래지향 등을 담고 있으며(정여주, 2014; Bream, 1985; Riedel, 1983), 차크라의 노랑은 자존감, 명랑함, 강인함, 긴장완화, 성취감 등의 유사한 표현을 가진다(Govinda, 2002; Judith, 1987; Naess, 1996). 김형희, 최외선(2010)은 치매노인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에서 프로그램 중후기에 들어서며 한색, 무채색의 사용이 난색과 노랑의 사용으로 급증함에 따라 긍정 정서가 호전되어 부정정서를 이완하고 발산하는데 도움을 주고 정서적 안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Bach(1995)는 암환아의 회복에서 노랑은 긍정적인 정서를 나타내지만, 연한 노랑은 불안과 생존의 위기를 나타낼 수도 있다고 한다(정여주, 2009, 재인용).
미술치료의 초록은 균형, 순환, 조화, 희망, 수용, 안정감 등이 있으며(정여주, 2014; Heller, 1989; Riedel, 1983), 분홍의 개입은 진정 효과, 따뜻함, 온화함을 발산하여 호흡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데 효과적이다(박정희, 2001; Verner, 2000). 차크라의 초록과 분홍은 수용, 공감, 이해, 평온, 진실 등으로 유사점이 있다(Judith, 1987; Govinda, 2002). 정여주(2009)는 분홍색이 유아 남녀 공통적으로 '행복'한 정서로 가장 많이 연상되었고 특히 여아는 선호색 1위와 '기쁜, 즐거운'에도 선택하였다. 이러한 부분이 초록과 분홍의 긍정적인 부분과 일맥상통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미술치료의 파랑은 고요함, 편안함, 진정효과, 신뢰, 자기 확신, 이완, 진정 등을 포함하며(정여주, 2014; Riedel, 1983), 차크라의 파랑은 평화, 합리적, 심리적 이완, 진정작용, 불면증, 황달, 녹내장, 히스테리 등에 효과가 있는 유사성이 있다(박광수, Govinda, 2002). 유봉자(2009)는 아동의 정서와 관련하여 파랑이 화나 슬픔의 감정을 표현하였으며, 주리애(2006)는 성인과 노인 대상의 색채 심리 연구에서 회기가 진행되면서 어두운 파랑에서 밝은 파랑 등의 밝은 색 사용이 증가하였다고 밝힌다. 이는 파랑의 명도와 채도에 따라 부정적, 긍정적 정서가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부정 정서를 표출하며 심리적 이완에 도움을 주는 공통적 해석이 가능하다.
미술치료의 남색은 진정, 공정한, 경건함, 의지 등과 같은 심리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고, 편두통이나 불면증의 호전과 의식을 잃지 않고도 고통 둔감화를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권기덕, 김동연, 2002; Heller & Anderson, 2016), 차크라의 남색은 직관적, 자존감, 초연, 통찰 등을 담고 있어 유사점이 있다(Govinda, 2002; Sharamon & Baginski, 1998). 김성수, 신현대(2000)는 남색이 치료에는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두려움이나 억제된 감정을 넓게 가지게 하여 자유롭게 하며 마취작용이 있다고 덧붙여 공통된 의미로 볼 수 있다.
미술치료의 보라는 신비, 안정감, 창의력, 감각적, 친밀함 등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정여주, 2014; Bream, 1985), 차크라의 보라는 예술적, 영감, 친절, 창조성 등을 가능하게 하여 유사성이 있다(Judith, 1987; Satyananda, 1984). 김혜령(2012)은 파랑과 남색의 색채경험 후원형 부채에 압화 만다라를 시행하였을 때 선명한 보라색으로 색상이 바뀌는 것을 통해 압화 작업과 꽃의 색을 통해 기분이 전환되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상태임을 밝혀 보라색이 심신균형을 확인하고, 자기감정조절에 편안하고 안정감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미술치료와 차크라의 색채상징에 대한 공통점을 정리하고 재구성하여 <표 10>에 제시하였다.
<미술치료에서 차크라 색채상징의 치료적 관점과 적용 가능성 탐색/ 이은혜 차의과학대학교 일반대학원 의학과 임상미술치료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