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는 숙종에게 내의원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백광현을 칭찬했다. 숙종 역시 선왕의 온갖 병을 치료할 때마다 성심을 다한 백광현이라는 의관을 신뢰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하여 숙종 3년, 백광현의 신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 교지가 내려졌다.
“의관 백광현을 어의(御醫)에 봉하라!”
......
김석주는 백광현 앞에 곱게 접힌 종이를 내밀었다. 백광현이 종이를 펼쳐보자 그 속에는 푸른색의 고운 가루가 담겨 있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하하하, 내 듣기에 우의정 대감이 평소 눈이 침침한 병세가 있다고 하더이다. 그런데 이번에 안종이 심하게 걸려 눈도 뜨지 못한다고 하니 어찌나 안타깝던지요. 그래서 내 청에서 들여온 약재 중에 눈병이 걸린 자에게 쓰면 눈이 번쩍 뜨인다고 하는 귀한 약재가 있어 이리 백 태의에게 드리는 것이오. 이걸 가져다가 우의정 대감의 눈에 살짝 뿌려만 주시게. 민희 대감의 눈이 번쩍 뜨일 것이오.”
......
백광현은 평소와 전혀 다른 김석주의 모습에 등골이 시릴 지경이었다.
‘분명 그 가루약은 눈을 멀게 하거나 목숨을 앗아가는 약일 것이다. 당장 죽게 만들면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아마도 눈을 멀게 하는 약이겠지. 병판 대감이 이렇게 무서운 자였단 말인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멀쩡한 사람을 장님으로 만들어 우의정에서 끌어내리려는 것이 아닌가? 정치란 저런 것이구나. 정적의 눈도 뽑아버릴 수 있고 목숨도 베어버릴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로구나.’
김석주는 숙종에게 내의원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백광현을 칭찬했다. 숙종 역시 선왕의 온갖 병을 치료할 때마다 성심을 다한 백광현이라는 의관을 신뢰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하여 숙종 3년, 백광현의 신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 교지가 내려졌다.
“의관 백광현을 어의(御醫)에 봉하라!”
......
김석주는 백광현 앞에 곱게 접힌 종이를 내밀었다. 백광현이 종이를 펼쳐보자 그 속에는 푸른색의 고운 가루가 담겨 있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하하하, 내 듣기에 우의정 대감이 평소 눈이 침침한 병세가 있다고 하더이다. 그런데 이번에 안종이 심하게 걸려 눈도 뜨지 못한다고 하니 어찌나 안타깝던지요. 그래서 내 청에서 들여온 약재 중에 눈병이 걸린 자에게 쓰면 눈이 번쩍 뜨인다고 하는 귀한 약재가 있어 이리 백 태의에게 드리는 것이오. 이걸 가져다가 우의정 대감의 눈에 살짝 뿌려만 주시게. 민희 대감의 눈이 번쩍 뜨일 것이오.”
......
백광현은 평소와 전혀 다른 김석주의 모습에 등골이 시릴 지경이었다.
‘분명 그 가루약은 눈을 멀게 하거나 목숨을 앗아가는 약일 것이다. 당장 죽게 만들면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아마도 눈을 멀게 하는 약이겠지. 병판 대감이 이렇게 무서운 자였단 말인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멀쩡한 사람을 장님으로 만들어 우의정에서 끌어내리려는 것이 아닌가? 정치란 저런 것이구나. 정적의 눈도 뽑아버릴 수 있고 목숨도 베어버릴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