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생이쓴 공생전 공생은 지곡골(墨積洞)[1]에 살았다. 곧장 포스코(捕手固) 밑에 닿으면, 고속버스 터미널 위에 언덕이 서 있고, 경주를 향하여 포항공대가 있는데, 그 근처 학생들은 밋딧릿[ii]에 관심만 있었다. 그러나 공생은 글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여친이 고딩을 상대로 30만원[iii]짜리 과외를하여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여친이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기술고시를 보지 않으니, 책은 읽어 무엇합니까?"
공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기술혁신을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변리사라도 못하시나요?"
"변리사 학원은 강남에 몰려있는데 어떻게하겠소?"
"그럼 밋딧릿은 못하시나요?"
"밋딧릿은 학자금이 없는걸 어떻게 하겠소?"
여친은 왈칵 성을 내며 외쳤다.
"밤낮으로 기술만 파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요?
변리사도 못한다, 밋딧릿도 못한다면, 황우석이라도 못 되나요? 메가스터디
강사라도 못해먹나요?"
공생은 읽던 책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박사과정만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iv]
하고 획 포항공대 밖으로 나가버렸다.
공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정통부로 가서 수위를 잡고
물었다.
"누가 관료 중에서 제일 부자요?"
진대제[v]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공생이 곧 진씨의 집을 찾아갔다. 공생은 진씨를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보려고 하니, 천억원만 뀌어주시기 바랍니다.
진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천억원을 내주었다. 공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진씨
회사의 비서와 수행원들이 공생을 보니 공대생였다. 베이지 면바지는
너덜너덜하고, 난방은 때가 자욱했으며, 헝크러진 머리카락에 슬리퍼를 이끌고,
손바닥엔 마우스 굳은살이 배겼다. 공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천억원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진씨가 말하는 것이였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빌리러 오는 사람은 으레
포트폴리오를 대단히 선전하고, 신비의 발명을 자랑하면서도 무식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열역학 법칙도 설명못하기 마련이다[vi]. 그런데 저 공대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천억원을 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공 생은 천억원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대전으로 내려갔다[vii]. 대전은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에트리[viii]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컴공·전자며, 수학·산공등의 졸업생을 모조리 두 배의 연봉으로 사들였다. 공생이 졸업생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기업이 기술개발을 못할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공생을 업신여기던 기업들은 열 배의 값으로 아웃소싱을 맡기게 되었다. 공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억으로 온갖 회사들의 코스트를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물리, 화학,생명과를 중심으로 제주도(濟州島)에 건너가서 포닥[ix]을 죄다
모으면서 말했다.
"몇 해 지나면 신문지상에 수출이 씨가 마를 것이다."
공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LG생명과학이 부도가 났다.
공생은 특허청에 전화를하여 말을 물었다.
"바다 밖에 혹시 공돌이가 살 만한 동네가 없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비행기를 잘못 타 산호세[x]에 닿았읍지요. 아마 캘리포니아
어딘가 쯤 될 겁니다. 정부가 기술인력을 보조하고, 기업은 과학기술을 중시하여,
사람들은 공돌이를 보고도 무시하지 않습니다."
공생은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특허청장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가여 그 동네에 이르렀다. 공생은 실리콘벨리의
대로를 보며 실망하여 말했다.
"땅이 천키로도 못 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구글이 있고 HP가 있으니, 단지애플정도 될 수 있겠구나."
"이 동네에 한국인이라곤 그다지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사신단 말씀이오?"
청장의 말이었다.
"돈이 있으면 한국인은 절로 모인다네. 돈이 없을까 두렵지, 한국인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테헤란로(邊山)[xi]에 수천의 공돌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명박정부에서
정책을 시행하여 씨를 말리려 하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xii]프로그래머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공생이 벤쳐업체의 사장을
찾아가서 CEO를 달래었다.
"백 명이 일억의 프로젝트를 따와서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우린 하청업체라 성삼에게 다 뜯겨서 한푼도 안남지요."[xiii]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강남에 아파트는 있소?"
회사원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아내가 있고 강남에 아파트가 있는데 무엇때문에 괴롭게 회사를 다닌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성삼에게서 벗어나고, 결혼하고, 이민을 가서 부유롭게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중소기업회사원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오바마의 기술 중시 정책 덕분에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영어가 후달려 못 할 뿐이지요."
공생은 웃으며 말했다.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어찌 영어를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있소. 내일 교보문고에 나와 보오. 붉은 책꺼풀을 씌운 것이 모두 영어와
프로그래밍책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공생이 CEO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빌딩 수위가 그를 미친 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에 강남 교보문고에 가 보았더니, 과연 공생이
삼십만권의 책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공생 앞에 줄이어
절했다.
"오직 님하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프로그래머들이 다투어 책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열 권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열 권도 못 지면서 무슨 한국에서 프로그래밍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서울대 로스쿨에 들어가려고 해도, 학부가 공대를 나왔으니, 갈
수가 없다[xiv].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열 권씩 가지고 가서,
쓰던 라이브러리, 하드웨어 프로토타입을 모두 가져 오너라."
공생의 말에 개발인력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공생은 몸소 이만 명의 1 년 봉급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개발인력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비행기에 타서 실리콘 벨리로 들어갔다. 공생이
IT인재를 몽땅 쓸어 가니 이명박은 매우 기뻐했다.
그들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표준 API를 만들고, 공통
컨벤션을 개발하여 코드리소스를 최적화 하였다. 모두들 두뇌가 총명하고, 코드의
퀄리티가 좋고 특허가 쏟아져나와 유급휴가를 주고 PS를 주어도 1인당 매출액이
9억에 달하였다. 3년뒤에 쓸 특허만 모아놓고, 나머지를 모두 일본에 가져가서
팔았다. 일본은 기술을 중시하는 국가이다. 그 국가는 한참 인재가 빠져나갔지만
급히 3천개의 특허를 얻게 되었다.
공생이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이사회 30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미국에 들어올 때엔 먼저 부(富)하게 한 연후에 따로
언어를 개발하고 워크프로세스를 새로 제정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하드웨어가
못따라가고 알고리즘이 아직 없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한국에선 밋딧릿을 보게하고, 절대로 공대생만은 되지 못하게 하여라.
다른이들의 여권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가지 않으면 오는 이도 없으렷다."
하고 돈 5천억달러를 빌 엔 멜린다[xv]게이츠 재단에 주며,
"자선사업엔 쓸모가 있겠지. 5천억달러는 강만수도 우습다 치거늘, 하물며 이런
산호세에서랴!!"
했다. 그리고 토목과 금융을 아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비행기에 태우면서,
"이 동네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공생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없는 사람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돈이 5조원이 남았다.
"이건 진씨에게 갚을 것이다."
공생이 가서 진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진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천억원을 실패 보지 않았소?"
공생이 웃으며,
"재물에 의해서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거뉘[xvi] 말이오.. 천억원 냥이 어찌 인성을 살찌게 하겠소?"
하고, 5조원을 진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 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기술혁신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천억원을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진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십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공생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나를 저축은행[xvii]으로 보는가?"
하고는 신형 아이팟을 던져주고 가 버렸다.
진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공생이 포항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다
쓰러져가는 낙원아파트로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늙은 포닥이
청암도서관 앞에서 과외 전단지를 붙이는 것을 보고 진씨가 말을 걸었다.
"저 낙원아파트가 누구의 집이오?"
"공 박사 집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기술혁신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을
나가서 5 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여친이 혼자 사는데, 집을 나간
밤으로 딴남자를 불렀지요."
진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공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진씨는 받은 돈을 가지고 그 집을 찾아가서 돌려 주려 했으나, 공생은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5천억 달러를 버리고 5조원을 받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소주나 떨어지지 않고
컴퓨터 업그레이드나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재물 때문에 정신을괴롭힐 것이오?"
진씨는 공생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진씨는
그 때부터 공생의 집에 양식이나 옷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공생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와우쿠폰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파티를 만들어
밤새도록 던젼을 돌았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진씨가 5 년 동안에 어떻게 5천억달러 되는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공생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조선이라는 나라는 공대생이 무시를 당하고,
토목을 중시하여 인재가 제자리에 나서 제자리에서 사라지지요. 무릇, 천억은 작은
돈이라 대기업 하나도 인수를 못하지만, 그것으로 먹고 살기 힘든 PKS[xviii] 졸업생을
" 어허, 자고로 묻혀 지낸 사람이 한둘이었겠소? 우선, world x민군은 포항공대에서 3중전공을 하며 차세대 금융 CEO로 중앙 일간지에 특필되었지만 현재 연세대 의대 예과 1학년이 되었고, 학점 4.0+ xagi 같은 분은 재료과학을 뒤흔들만한 재능이 있었건만 저 변리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xx] 지금의 집정자들은 가히 알 만한 것들이지요. 나는
사업를 잘 하는 사람이라, 내가 번 돈이 족히 성삼주식의 51%를 를 살 만하였으되
바닷속에 던져 버리고 돌아온 것은, 이나라의 이공계는 이미 막장이기 때문이었지요."
진씨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진씨는 본래 전 포항공대 총장인 박찬모과 잘 아는 사이였다. 박찬모가 당시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이 되어서 변씨에게 PKS에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변씨가 공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박보좌관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상종해서 3 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인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박찬모는 비서진들도 다 물리치고 진씨만 데리고 걸어서 공생을 찾아갔다.
진씨는 박 보좌관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공생를 보고
박보좌관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공생은 못 들은 체하고,
"당신 차고 온 와우쿠폰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던젼을 도는 것이었다. 진씨는 박보좌관을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공생은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박보좌관이 방에 들어와도 공생은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박보좌관은 몸둘
곳을 몰라하며 나라에서 똑똑한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공생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계정만료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어느 관직에 있느냐?"
"청와대기술개발보좌관이오."
"그렇다면 너는 신임받는 이명박의 졸개로군. 내가 현 카이스트 총장 서남표와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대통령에게 말하여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xviii]PKS. POSTECH- KAIST- SNU 의 3대 밋딧릿 준비학원을 일컬음.
[xix]재미를 위하여 각색했다. 실제로, 와우는 리니지 1, 2 를 함께 발라버렸다.
[xx] 실제 스토리다. 비슷한 이야기로,카이스트 9x학번의 1등부터 10등까지가 모두 의대, 치대, 변리사, 사시, 학원강사로 전직했다는 유명한 스토리가 있다. 필자 주변에도, 공대생으로 재능을 보인 사람들 중에 아직도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xxi] 산업스파이의 근본원인은 기술개발인력이 하루에 19시간씩 일을해도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기술유출방지법은 이공계인이 과학에 미련을 더 이상 두지 않는 이유가 되었다. 로펌에서 법을 익힌 변리사가 다른 로펌으로 가도 상관없고, 한 병원에서 의술을 익힌 의사는 개업을 해도 상관없으나, 한 회사에서 기술을 익힌 기술자는 다른곳에서 일하면 안된다는 신국가노비법은, 한때 한국 벤쳐기업의 산실이었던 포항공대 xxx학과의 0x학번의 80% 이상이 금융권으로 진출하는 직접적 이유가 되었다.
[xxii]화학물질인 브롬. 브롬에게 노출이 된 남성은 남성호르몬이 감소한다.
(댓글보고 덧)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는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이 글에서 서남표 총장를 부각시킨다거나 하는 의도는 없음을 밝힌다. 글쓴이 또한 카이스트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마지막 주석. 박찬모 현 과학기술보좌관의 포항공대 총장 당시 유명한 발언 하나. "이공게 출신 인재들이 과학기술에 힘을 쏟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학생시절 받았던 장학금을 회수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뭐 대강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고 출신들이 의대입학하는 것을 보고 이런 설명을 했었나, PKS출신들이 설의대 편입하는것을 보고 이런설명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쨌거나, 이공계에 단 한발이라도 들여놓는것은 국가노비딱지가 붙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이런 높으신분들의 인식 덕분에 현재 이공계 졸업생들의 진로는 대강 이런것들이다. -학원강사. -MEET/DEET,/LEET/PEET -수능 다시봐서 의대 -그나마 학문에 미련이 있는 경우는 경제학 -변리사 -사시, 행시 - 저 위에것들이 정말, 정말 적성에 안맞을경우 어쩔수 없이 PKS 대학원 진학
실 제 PKS적당히 졸업해서 한두달만 공부하면 서울의대 들어가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고, 이공계에서 아침9시출근해서 밤 3시까지 일하고 시급 5천원받고 멋도모르고 삼X전자들어갔다가 나이 40에 짤리는것보다야 나은 진로이다. 사시나 행시도 PKS출신들에게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좋은 머리로 아내에게 구박받고 효도관광하나 못해드리면서 희생당하느니, 타 진로를 모색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추가하는 덧. 이공계를 위한 정책이 여러가지 시행이되었고, 또 시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만 생각해보자. "그 정책중 그 어떤것이라도 이공계인이 내놓은게 있나?" 대 통령 장학금에 이끌려 멋모르는 고삐리들이 이공계 입학해도 대학원을 고민하는 순간 답은 뻔히 나온다. 대학생에게 장학금 줘봤자 뭐하나? 이공계인이 원하는건 일한만큼의 수입이다. 의대, 치대, 법대가 장학금 많이 준다고 그렇게 몰리던가. 장학금은 4년이요, 직장 선택은 평생이다.
오히려 포항공대정도되면 부러워해야될꺼(물론 제 입장도 아니고 의대생 법대생 입장도 아닌, 일반적인 입장에서 봤을때는) 아닐까요. 문과계통이나 자연대계통을 나온자 입장에서는 공대(포항공대정도된다면)나오면 부러워하는경우가 꽤 많잖아요. 또한 공대나오면 대기업취직은 상대적으로 잘되지만, 조기퇴직당할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조기퇴직도 공대출신보다 다른계통출신들이 더 빈번하고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공대(물론 대학교 이름이나 혹은 실력에따라서 달라지겠지만, 학과로만 봤을때)나왔다고 주눅을 들 필요(학과비교로 보자면 공대는 못해도 중간은 가죠)가 있을까요. 왜냐하면, 어디 다른학과나온자들은 안그럴꺼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즉, 이런겁니다. 공대나와봤자, 대우도 그냥 저냥이고, 나이 40되면 조기퇴직 걱정해야된다는 말은 저도 잘 알지만, 그런식이라면 다른 분야는(자연대, 인문대, 사회대등등) 더 하다는게. 공대나왔다고(서울대공대나 포항공대라면) 주눅들필요는 그다지 없어보입니다.
님은 이공계 쪽이십니까? 핵심을 못보는군요. 핵심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겁니다. 님이 말하는 <서울공대, 포항공대면 주눅들거 없어보인다> 는 그 발언 자체가 사회구조를 계층화, 서열화 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공대노비문서가 우스개소리로 들리는 모양이신데, 이건 엄연한 현실입니다.
뭐 여기서 다시 이야기하자면 예를들자면 삼성 정규직에 어렵사리 취업했습니다. 근데 언제짤릴지몰라서 차라리 공무원을 할려고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삼성 정규직이 기피급이 되는게 아니죠. 마찬가지로 공대생이 앞날에 대한 불안(구조조정등)때문에 다시 의대나 한의대에 간다. 이것도 지잡공대나 노가다과가 아닌 이상 기피급이라고 보긴 좀 그런겁니다.
기본적으로 이 사회를 굴리는 사람들이 다 인문계 출신입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반도체 조선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 꽤 됩니다만, 고시...에 이공계생 얼마나 뽑습니까? 과학기술정책하는 사람들도 문과출신이 많구요. 요지는 이겁니다. 공돌이는 삼성이든 뭐든간에 부속품이라는것...
그렇긴하죠. 공감합니다. 인문계출신들은 잘 되는자들은 공대출신보다 훨씬 잘되고, 또 이 사회를 굴리는자들이 인문계출신이지요.(즉, 인문계출신중에서 잘 되는자들) 근데 포항공대를 나와도 공돌이??? 공돌이라면 전태일처럼 공장에서 시다나 재단사로 일하거나 공고를 나와서 생산직에서 일하거나 전문대 공대 그리고 이름없는 공대를 나온자들에 해당되는거(이런말을 하긴 정말 싫지만) 아닌가요? 참고로 삼성대졸사원에 이름있는 공대출신은 공돌이가 아니라고 보네요. 물론 이들도 부속품인건 공감하지만요.
첫댓글 마치 공대출신이 너무 비인기학과출신처럼 인식되는것도 문제입니다. 포항공대나온자가 저런말하는걸두고, 지잡공대, 공과가 아닌 이과계열이나 문과 그리고 비인기학과출신들이 보자면, 왜 배부른 소리하냐 이렇게되는거 아닐까요.??? 이공계기피란말은 과장이 있고, 기피에 해당되는곳은 지잡대 공대나 비인기공대 그리고 수학과나 이학과에나 해당되지요.
일선에 있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다. 소위 상위권대학의 경우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시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상대적관점에서 보자면, 공대는 그나마 양반에(학과로보자면) 속한다는거이지요. 다르게 말하자면 이공계기피는 부각됐으면서 그 보다 더 심한 인문대기피나 여타 비인기학과 기피가 잘 부각되지않는게. 물론 본질적으로는 마찬가지이겠지만요.
공감이 갑니다. 최소한 노력한만큼은 먹고 살수 있도록 해야겠죠. 이공계 인력유출, 기술유출은 나라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앞장서서 막아야 합니다...아 뭘 기대해야 하나 ㅠㅠ
정말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취업률이 낮다 뭐하다 난리여도, 주위 친구들을 보면, 대학원 진학한 친구들 대부분은 의대/한의대로 유턴하더군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가치있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보다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사회가 되었음 합니다.
오히려 포항공대정도되면 부러워해야될꺼(물론 제 입장도 아니고 의대생 법대생 입장도 아닌, 일반적인 입장에서 봤을때는) 아닐까요. 문과계통이나 자연대계통을 나온자 입장에서는 공대(포항공대정도된다면)나오면 부러워하는경우가 꽤 많잖아요. 또한 공대나오면 대기업취직은 상대적으로 잘되지만, 조기퇴직당할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조기퇴직도 공대출신보다 다른계통출신들이 더 빈번하고요.
오. 이 글 진짜 대박인데요.
공감이 갑니다. 대기업연구소 40대 힘들죠... 저는 30대 중반에 연구소나와서 사업한다고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완전 대박, 공감입니다...
^^ 잘 보았네요. 이공계냐 인문계냐 그게 문제는 아니겠지요. 꿈을 잃어가는게 문제겠지요.
의대, 법대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 교사, 공무원이 선호되는 사회는 정체되어 있는 사회라고 봐야지요. 모회사는 과고, 서울대 출신들 많은 회사인데 신입사원들 얼마 안지나서 다 그만두고 다시 의대 간답니다.
의대 법대는 예전부터 각각 문이과 1위였긴했습니다. 최근의 일만도 아님. 그리고 그 모회사가 어떤 회사인가요? 혹시 연구소관련??? 아니면 그냥 일반 대기업??? 혹은 우량 중소기업???(과고라는 말을 들어보니)
지당합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공대(물론 대학교 이름이나 혹은 실력에따라서 달라지겠지만, 학과로만 봤을때)나왔다고 주눅을 들 필요(학과비교로 보자면 공대는 못해도 중간은 가죠)가 있을까요. 왜냐하면, 어디 다른학과나온자들은 안그럴꺼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즉, 이런겁니다. 공대나와봤자, 대우도 그냥 저냥이고, 나이 40되면 조기퇴직 걱정해야된다는 말은 저도 잘 알지만, 그런식이라면 다른 분야는(자연대, 인문대, 사회대등등) 더 하다는게. 공대나왔다고(서울대공대나 포항공대라면) 주눅들필요는 그다지 없어보입니다.
님은 이공계 쪽이십니까? 핵심을 못보는군요. 핵심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겁니다. 님이 말하는 <서울공대, 포항공대면 주눅들거 없어보인다> 는 그 발언 자체가 사회구조를 계층화, 서열화 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공대노비문서가 우스개소리로 들리는 모양이신데, 이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건 아닙니다. 저는 이공계쪽은 아니지만요. 그리고 제가 계층화 서열화를 조장하는 의도로 말한게 아니라는겁니다. 또 제가 공대의 현실을 몰라서 그런말한게 아니라는겁니다. 다만 왜 공대기피만 주로 유난히 부각됐나, 이걸 이야기하는겁니다. 공대노비문서가 나올정도라면, 자연대나 인문대 사회대등도 노비문서가 나와야 마땅하죠. 이런말 하긴 싫지만 레베루(학교무시하고 학과로만 봤을때)를 매겨보자면 중간은 가지 않나요.
그리고 저의 본심은 하류층이라도 주눅들필요가없다는(즉, 안분지족)주의자입니다.
뭐 여기서 다시 이야기하자면 예를들자면 삼성 정규직에 어렵사리 취업했습니다. 근데 언제짤릴지몰라서 차라리 공무원을 할려고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삼성 정규직이 기피급이 되는게 아니죠. 마찬가지로 공대생이 앞날에 대한 불안(구조조정등)때문에 다시 의대나 한의대에 간다. 이것도 지잡공대나 노가다과가 아닌 이상 기피급이라고 보긴 좀 그런겁니다.
기본적으로 이 사회를 굴리는 사람들이 다 인문계 출신입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반도체 조선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 꽤 됩니다만, 고시...에 이공계생 얼마나 뽑습니까? 과학기술정책하는 사람들도 문과출신이 많구요. 요지는 이겁니다. 공돌이는 삼성이든 뭐든간에 부속품이라는것...
그렇긴하죠. 공감합니다. 인문계출신들은 잘 되는자들은 공대출신보다 훨씬 잘되고, 또 이 사회를 굴리는자들이 인문계출신이지요.(즉, 인문계출신중에서 잘 되는자들) 근데 포항공대를 나와도 공돌이??? 공돌이라면 전태일처럼 공장에서 시다나 재단사로 일하거나 공고를 나와서 생산직에서 일하거나 전문대 공대 그리고 이름없는 공대를 나온자들에 해당되는거(이런말을 하긴 정말 싫지만) 아닌가요? 참고로 삼성대졸사원에 이름있는 공대출신은 공돌이가 아니라고 보네요. 물론 이들도 부속품인건 공감하지만요.
좀 암울해지는 저 자신을 발견하는군요. 자연게와 인문계가 하나될 그런길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