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 산악회 제 166차 완도 수목원(상왕봉)을 다녀와서
친구야!!! 봄 마중 가자~~~
착한 겨울은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온다.
남에서 불어오는 바람끝은 차거운 듯 보드랍고 따뜻한 듯 차가운 기운이 성급한 꽃들의 심기를 건드려 꽃망울을 터트리기에 충분하다.
이른바 꽃샘 추위는 샘물이 퐁퐁 솟아나듯 찬 기운 속에서도 봉긋봉긋 꽃을 피워내라고 흔들어 깨우는 자연의 섭리다.
3월의 산행은 꽃샘추위와 함께 한다.
언제나 산행에 동참 하려면 새벽부터 서둘러 광주시청을 향하곤 했는데 이번 산행은 내가 사는 해남을 거쳐 완도로 향하기에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 후후~~~ 살다보니 이런날도 있네염~~~}
친구들이 광주에서 출발한 시간쯤, 차분하게 집안일을 정리한뒤 친구들에게 줄 한과 한 박스를 가지고 하구시리 교차로에서 기다리는 동안, 이 친구들과의 인연을 되돌아 보니 벌써 반백년(50년)이 되었다.
해남에서 광주로 고등학교를 가던날, 울퉁불퉁 거리는 신작로 길을 완행버스로 족히 5시간은 걸렸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 생소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란 마치 꽃샘추위 속에서 꽃망울을 터트려야하는 봄꽃 같았다.
그 시절, 함께 꽃망울을 터트리던 친구들은 제각각 나름대로의 꽃을 피워 이제는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반 백년이 지나도록 이어진 인연이 오늘은 어떤 추억의 장을 만들어갈지 설레임 속에서 기다리는데 녹색의 금강산 관광버스가 내 앞에 와서 멈췄다.
버스 안에 꽉찬 친구들은 누가 누구인지 알기도 전에 그저 반가움에 손을 내밀어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회장님의 인사말에 이어 산행 대장님께서 산행 일정을 안내해 준다.
완도수목원 주차장에 도착하여 가볍게 몸 풀기 동작을 하고 매표소에 다다르자 이제는 익숙하게 “ 65세 이상 경로 우대요~~”를 외치며 당연 한 듯 들어가는데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산행을 잘 하는 A팀은 상왕봉으로, 산보다는 피크닉을 즐기는 B 팀은 수목원으로 나누어 각자 원하는 팀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A 팀보다 B팀의 인원수가 더 많았다.
나는 A팀에 속해 무리한 산행을 하기보다는 B팀에 속해 쉬엄쉬엄 하루를 보내는 피크닉 쪽을 택했다.
양쪽으로 나누어진 친구들은 다리위 의자에 앉아 사진부터 찍기 시작했다.
B팀에는 사진 작가님이 두분이나 있어서 사진 작가 앞에 멋진 포즈로 서 있기만 하면 작품이 나온다.
모델이 이쁜건지~~ 작가의 솜씨가 좋은 건지~~ 암튼 친구들은 익숙한 자태를 뽐내며 갓 핀 매화와 더불어 봄꽃들이 되어 버린다.
입담이 좋은 핸슈기와 인생을 달관한 앤슈의 비타민 콤비는 친구들에게 함박 웃음을 선사하기에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에너지를 소비하다보니 점심시간은 아직 멀었는데 배가 고파버린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이 일러 한옥으로 멋지게 지어진 산림전시관을 둘러보고 난대식물원에 들어가보니 이곳은 한 여름같다.
앙증맞게 퍼져있는 선인장부터 쭉쭉 뻩어 올라 간 선인장까지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도 보고, 울긋불긋 피어있는 꽃들 속에서 또 한송이의 꽃이 되어 보기도 한다.
이제 막 새 잎이 돋아나는 나무 아래 탁자에 앉아 집행부에서 나누어준 찰밥 한 덩이와 김 한 봉지를 기본으로 머릿고기, 홍어무침을 곁들어 점심을 먹는데 꿀맛이다.
여기에 “겨우살이 담금주“를 가져온 조준옥 친구를 비롯하여 각자의 배낭에서는 한라봉도 나오고 한과도 나오고 이것저것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가져온 음식들까지 더하여 풍성한 식탁으로 또 한 번의 행복감을 만끽하는 시간이 된다.
아직 막걸리잔을 기우리고 이야기에 집중하며 남아 있는 몇몇 친구들을 뒤로하고 살살 배꺼짐 산책길을 나서는데 졸졸졸 흐르는 냇물이 너무나 맑아 속살이 훤히 보이다 못해 푸르기까지 하다.
산목련은 흰 빛을 드러내며 망울져 있고 나뭇잎은 움이 터 갈라지기 시작하고 있다. 개나리는 활작 피어버렸고 매화는 절정에 있다.
수목원의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었다..........
매년 맞이하는 봄이지만 지난 봄과 또 다른 것은 우리의 뇌(=생각)에도 봄이 오기 때문이다.
뇌의 가소성은 지속적인 정보 처리를 통해 신경세포의 구조를 변화 시키기도 하고 뇌의 특정 영역의 역할과 기능을 변화 시킬 수도 있다.
말랑말랑한 뇌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고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인간은 타고난 뇌의 지극히 작은 몇 부분의 영역만 쓰고 나머지는 한번도 쓰지 못한채 묻혀 버린다. 생각의 틀을 조금만 바꿔보면 우리의 삶은 훨씬 풍성해질 수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무르익는 어른이 되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노을이 얼마나 멋질까?
정년퇴임은 한 시즌이 마감된 것일 뿐 삶이 마감된 것은 아니기에 그 이후의 삶은 어쩌면 더 자유롭고 더 가치있는 기회를 얻지 않을까?”
친구야~~~올해는 마음의 봄을 마중하러 가자~~~
봄은 부활의 계절이기에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이요,
씨앗이 새싹으로 변하는 것이요. 마른 나무가지에 움이 트는 것이리라~~
육을 벗어나면 영은 신령한 부활체로 다시 사는 것이기에 이 땅에 사는 동안 주어진 모든 것을 충분히 누려봄이 얼마나 좋을까?
정 현종 시인의 시처럼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 이기에 젊은 날도 익어가는 날도 모두 다 꽃봉오리다.
봄 기운이 충만한 수목원에서 오~~ 랜 친구들과 산책을 할 수 있는 이 여유로움에 너무나 감사하고~~~ 쏟아지는 햇살에 감사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도 복된 시간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차에 오르니 상왕봉을 향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한다.
첫댓글
유은 산악회 제 166차 완도 수목원(상왕봉)을 다녀와서 ...
https://cafe.daum.net/26KS/RF59/320?svc=cafeapi
옥전(玉筌) 문말례 님^^
참 우리 2614의 보배이십니다.
주옥같은 글 맵씨에
우리들은 이랗게
함께 어우러져 익어가는 것
같습니다.
함상 함께 해주시고
부탁드려봅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춘당 윤은상 친구님께서
후기를 남겨주시기로 했는데
최근 집필하는 책이 있어
무리한 관계로
계속해서 눈이 아파서
컴퓨터 앞에 가기도 함이 들어
봉사해주시지 못했습니다.
다음기회에 더 좋은 후기를 기대하면서
눈의 빠른 회복을 빕니다.
그리고
바쁘신 가운데에도
괘념치 아니하시고
후기를 올려주신
옥전 문말례 찬구님께
진심으로 감사를드립니다.
👍 역시나~♡♡♡
이명숙
역시 멋져요
이렇게 격려의 댓글이
아름다움을 함께 합니다.
맛깔스런 산행후기
감사합니다 ~~
심판식
문말례시인님 후기를 감명깊게 읽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문말례
아직도 여고시절 감성이 뿜뿜
나이들어 가지고 갈수 있는 감성이면 늦지 않을것 같네 후기 넘 멋져 💕 💜 💏 💙
변혜정
말례 친구!
오늘부터 그대를 문학소녀가 아닌 문성이라 부를까 하오.
산행 후기를 어찌 그리 맛깔스럽고 조리 있게 써 내려 가는지.
현장에 있지 않아도 수목원에 다녀온 기분이오.
감사합니다.
2614 멋진 친구들!
늘 건강하길 바랍니다.
조용덕
문말례 작가님
산행후기 프로급 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염행삼
시집 한권 내서 출판기념회 해야되겠네요
최현숙
고교시절 문학을 함께했던 친구들도 말례처럼 실력을 보여주세요
박옥자
적극 동의합니다.
부탁드립니다.
돌아가면서 해주면 더 좋을 듯
싶어서요.
추천 받습니다. ㅎ.
아련한 추억입니다.
"갈매기의 꿈" 을 읽자느니 ~~~
" 성채"를 읽자느니
옥신각신하다 ~~~
흩어져 버렸으니
ㅠㅠㅠ
문말례
@임길락26 다시 뭉쳐서 갈매기꿈도읽고 성채도 읽어서 산악회카톡방에 좋은글 올려주세요
박옥자
말례친구 좋은글 감사~
임미선
말례친구
대단한글솜씨
정말대단하네
문단데뷔했어
고미순
말례 친구의 글은
따뜻한 감성이 살아
있어 읽는 이 마저도
그곳에 함께 있는것 처럼
느껴지게 하네 그려
박혜숙
이번 산행에서는
춘당 윤은상 친구님께서
후기를 남겨주시기로 했는데
최근 집필하는 책이 있어
무리한 관계로
계속해서 눈이 아파서
컴퓨터 앞에 가기도 함이 들어
봉사해주시지 못했습니다.
다음기회에 더 좋은 후기를 기대하면서
눈의 빠른 회복을 빕니다.
그리고
바쁘신 가운데에도
괘념치 아니하시고
후기를 올려주신
옥전 문말례 찬구님께
진심으로 감사를드립니다.
말례 친구의 말처럼
생각의 틀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의 삶은 알차게 영글어 가리라는 생각이네요
친구야 좋은 생각과 글쏨씨 감사해
건강하자
이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