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카페에서 8진도와 모리 다메조 교수의 보고서에 대해서 글을 올리다 보니 반대하는 사람가운데
천의무봉 포럼을 한 번 읽어 보라는 권유가 있었다.
그래서 진작에 천의무봉의 "진돗개 천연기념물 지정 비사"를 보았는데 저자의 자료 수집에 대한 노력과
열정에 대해서 감탄하면서도 몇가지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미루고 있다가 이제 짬이 나서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필요한 부분을 캡처해서 올리고 그 가운데 오류로 보이는 부분이나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간략하게 의견을 파란색 글씨로 적었다.
사실은 남이 애써서 쓴 글을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조목 조목 따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8진도와
모리 보고서의 내용이 잘못 이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글을 올리게 되었다.
어차피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맞고 틀리고는 읽는 분들이 현명한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다.
※ 모리 다메조 교수가 말한 동아계는 동아시아 석기시대의 개를 의미하는 것이며 페이 리우의 동아시아개가
개의 조상이라는 설과 일치한다.(모리 다메조 교수는 1938년에 이미 요즈음 유전자분석결과와 일치하는
"동아계"라는 말을 하고 있으므로 놀라운 일이다.)
※ 모리 다메조 교수는 8진도의 사진을 촬영하여 총독부에 제출한 장본인이다.
8진도의 털은 요즈음 진돗개 보다 더 길다.
그러므로 모리 다메조 교수가 털이 짧다고 표현한 것은 스피츠나 차우차우와 같은 장모종에 비해서
짧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진돗개에 몽골개나 북방견의 요소가 있다는 것은 그레그 라슨의 보고서에서 입증되고 있으므로
진돗개의 털이 단모라는 견해는 지나친 단견으로 보인다.
※ 모리 다메조 교수가 1937년 2월 2주간 진도개를 조사했다는 것을 그냥 믿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모리 시대의 논문이 요즘 학부생 리포트보다 못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모리다메조 교수의 보고서를 은근하게 돌려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돗개에 대한 논문을
찾아보면 모리 다메조 교수의 보고서를 거의 그대로 배낀 것은 있어도 모리 다메조 교수의 보고서
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는 논문은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 "석기시대 개의 유골은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만주, 유구, 중국에서도 모두 같은 계통의 것이 출토되고
있다"는 구절과 "귀가 서 있고 꼬리가 위로 쳐들고 있는 것이 요즘 동부 아세아 계통의 개라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구절이 모리 다메조 교수가 진돗개와 일본개를 "동아계"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 한국에서 일본으로 개가 이동했다고 말하고 있으므로 "내선일체"를 말하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간 것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그다지 나쁜 의도로 내선일체를 말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 모리 다메조 보고서에 등장하는 일본개의 골격 4두가 모두 아키타라고 단정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
견명이나 지명을 보면 시바견이나 홋카이도 그리고 기주견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며 추전견으로 표시된
것 한마리의 두개골만을 아키타라고 볼 수 있을 뿐이다.
※ 두개장과 안면장의 합이 두장이라는 말은 두개장과 구개장의 합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면장이 구개장이 같은 말이라면 안면장과 문장은 다른 말이다.
문장은 "안와 전선까지"라고 도표에서 설명되어 있는 바와 같이 눈구멍 아랫부분에서 앞이빨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즉 주둥이 길이라는 뜻이다.
구개장 즉 안면장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눈구멍 아랫부분에서 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윗 부분에서 재는 것이다.(22번)
그러므로 안면장과 문장의 길이에는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천의무봉님은 안면장(구개장)과 문장의 의미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모리 다메조 교수의 학문적 업적과 위상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진돗개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 취급을 하고 있다. 게다가 개 두개골의 길이 측정도 못하고, 어린 개의 두개골과
성견의 두개골도 구별하지 못하는 엉터리 학자 취급을 하고 있다.
정작 천의무봉 본인이 모리 다메조 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마음대로 규정하고 재단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 이심종이 진도개 네 다리 골격을 제공한 것은 확실하지만 두개골은 이심종이 제공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리고 사지골격과 두개골을 모두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논문의 공저자로 취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 같다.
※ 두개골이나 사지골격 측정표에 모색이 병기된 것은 생체를 측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두개골이나
사지골격을 보관하면서 모색을 기록한 것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역시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두장이 짧은 개를 "어린 개의 두개골로 단정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리 다메조 보고서에는 체고가 낮은 개(수컷 43cm. 암컷 40cm) 즉 소형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두장이 짧은 개는 소형견의 두개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천의무봉님은 문장을 안면장으로 동일한 것으로 표시하고 있으나 문장과 안면장을 다른 개념인 것은
전술하였다.
※ 풍산개의 두개장이 104로 기재되어 있지만 문장이 77이면 두개장은 94정도가 적당하므로 104는 94의
오기로 보인다.
※ 동래 패총의 두장이 두개장과 문장의 합보다 11mm 긴 것은 눈구멍이 훼손되어서 문장의 길이가 짧아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문장은 눈구멍 아랫선에서 앞이빨까지의 길이)
※ 진도개 3호와 7호의 두장이 짧은 것은 소형진돗개의 존재를 입증하는 자료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왜냐하면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경성제대 교수인 모리 다메조의 지식 수준을 감안할 때 강아지의 골격을 측정 한 것을 보고서의 자료로 사용했다고 보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 일본개의 두개골은 모두 아키타의 것으로 단정하면서도 진도개보다 두장이 짧은 것에 대하여 생체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두개골을 측정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이다.
일본개의 두개골의 두장이 짧은 것은 시바견의 두개골을 측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 모리 다메조 교수가 일본개 두개골을 고형(古形)이라고 말한 의미는 단순 명료하다. 구석기시대의 개두개골의
두장대 두폭의 비율이 더 넓은 것을 시대가 오래 되었으므로 옛고자를 써서 고형이라고 정하고, 신석기시대의 개두개골의 두장대 두폭 비율이 좁은 것을 시대가 후대 이므로 혼혈형이라고 정한 것이다.
이런 논리로 두장대 두폭의 비율이 더 넓은 일본개를 고형으로 보고 우리나라 개들은 두장대 두폭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좁으므로 혼혈형으로 말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모리 다메조 교수는 천의무봉이 기술한 바와 같이 경성제대 일본인 교수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2인에 포함된
훌륭한 학자이다. 그의 일대기를 조사해 보면 그는 농담을 잘하고 아랫 사람들을 존중하는 훌륭한 인품을
지닌 인물이다. 그가 일본인이라는 이유와 그다지 나쁜 뜻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내선일체"라는
단어 때문에 그의 보고서를 폄훼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오히려 그가 진돗개에 대해서 끼친 공로를 인정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당연하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진돗개의 정립"은 모리 다메조 교수와 그의 보고서 그리고 8진도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8진도 가운데 고형(古形)으로 보이는 귀둥이와 두루
첫댓글 올려주신 귀중한 자료와 분석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같은 자료를 두고 어떤 생각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짐을 느꼈습니다.
누룩님의 소중한 식견을 나눔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서 없는 글을 너그럽게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