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6일
친구 R의 이천 주유소 개업 축하 방문하고 인근에 있는 아버지 묘를 찾아 가 보았다.
여주군 가남면 금곡리 산 45-1 소재 남한강 공원묘원
월남한 이북 5도민 군별로 공원이 낮은 구릉지에 넓게 자리잡고 있다.
30여년 전,이북출신 이들이 공동구입하여 저렴하게 공급해 준 지금은 보석같은 자산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7ADD544DF8C60516)
나를 열여덟살 까지 키워주신 故人
그 때 까지 친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나를 부르시더니 "얘야,네 친부가 너를 찾으니 따라 가거라."
그렇게 헤어지고 스무살 성년이 되면서 간혹 찾아 보고 소주 한 잔 따라 드리면
발그레 웃으면서 기분 좋아하신 샌님이시었다 .
백두산 언저리인 함경도 혜산진에 태를 묻었고 1923년 오월 오일 생이시니
팔십삼세의 영욕의 세월을 지내셨다.
젊어서 북만주 할빈 계셨고 815해방,625동족상쟁,419혁명,516군사혁명....
대변혁 격동의 시대를 견디고 지내온 고난의 세대이다.
죽어서야 혼백이라도 고향 땅을 찾아 훨훨 날아가 볼 테지..
장례예베때 부르던 찬송가가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나 가난 복지 귀한 성에 들어가려고/ 내 중한 짐을 벗어 버렸네
죄 중에 다시 방황할 일 전혀 없으니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길이 살겟네 나 길이 살겟네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길이 살겠네 나 길이 살겠네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겟네 (살 겠네 )
그 불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니 / 나 가는 길이 형통 하겠네
그 요단강을 내가 지금 건넌 후에는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내 주린 영혼 만나로써 먹여 주시니 / 그양식 내게 생명 되겠네
이 후로생명 양식 주와 함께 먹으니 /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지금 그 모습은 동생들 얼굴로 오바랩 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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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blog/206973544DF8C60A38)
묘역들이 잘 관리 되어 있어 찾아온 사람들에게 평안한 마음을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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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한 친구가 자기 아버지 묘역에 들럿다 가자고 하길래 여주에서 안성으로 차를 몰았다 저녁 해거름인 5시가 넘어서..
일죽 IC를 나와 용인 원삼으로 산 속을 달려가 보니 5,6부 능선에 잡초만 무성한 천주교공원묘지가 나타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DAE574DF8C79210)
소주 한 병,비닐 매트 들고 혼자 산 등성이를 오른 친구...
돌아와 손을 보니 흙투성이가 된 것이 손으로 무덤위에 있는 잡초를 뜯었는 가 보다.
전체적으로 묘역 관리가 안되는 게 남한강 공원묘지와 대비되어 입맛 씁슬하다.
어느 듯,그의 눈 가에 축축한 이슬이 글썽인다.
양지까지 나오도록 둘이는 말이 없다.
우리도 어느 새 아버지들 만큼 좌절과 회한의 풍상을 견디고 지나온 세월이 못내 아쉬움만 남았다.
수원에서 손을 잡고 하는 말, "잘 가라,건강하고 행복해라~~~"
첫댓글 이제는 간혹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요. 장기와 시신을 기증하기로 맘을 먹었으나 어쩐지 서운하기도 해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고향에서 개발에 밀려 쫓겨나 함안의 어떤 추모공원에 가 계시는데 들리기가 어렵더군요. 그냥 마음이 그렇네요.
일상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부모님의 산소에 가 보세요,
지난 날 가족의 숨결이 느껴질거예요.
속진의 티끌에서 벗어나 가슴이 설레입니다.
저희도 이북5도인데요..저희는 서울우이동4.19탑쪽에 있는데..천주교묘요..관리비를 주셔서되는걸로 알고잇는데..
그래도 해주시던데..일년에 한번가도 그때 수고비는드리면되구요..자손들이 신경을 안쓰셨나보네요..그러게..^^*
에궁..뭔 말을..^^* 복 받는 날일 것같습니다,,,,^^* 좋은시간 되세요..
안성 천주교 공원 묘지는 오래전에 친구 가족이 교통사고로 부부와 둘째 아들을 묻으면서
참 많이 울었던 곳입니다.
묘지가 가파른 능선에 넓게 자리잡아 연전 장마때에는 유골이 훼손되기도 했던...
관리비도 받을텐데 운영을 잘 못 하는 가 봅니다.
묘역 전체가 잡초에 묻혀 있더라구요~~친구의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겠지요
남한강 공원 묘원은 봄 날 가족들과 고인을 기리면서 피크닉을 즐겨도 좋아 보이고
기존 운영자들도 소박한 중노인들의 진실된 행동에 매번 고마움을 느끼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