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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활용장에 버려진 원목 4단서랍장을 발견하고는 창피한걸 무릅쓰고 서랍들을 하나하나 여닫으며 몸체부분도 이리저리 꼼꼼히 살펴보았더랬죠. 요즘 유행하는 색상이 아닌, 월넛 색이라는 점을 빼고는 비교적 깨끗하고 서랍부분도 짱짱한 아이였어요.
안그래도 아들방에 있는 3단 서랍장의 깊이가 얕아 수납공간이 부족하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그 무거운 것을 낑낑대며 들고와선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내고 아들방의 서랍장과 교체해주었답니다. 서랍의 층수도 층수지만 깊이가 있어 많은 양의 옷이 수납되고도 서랍 한 개가 텅텅 비는 것이겠죠.
기존의 서랍장 위에 올려 놓았던 책꽂이를 다시 얹으니 짙은 색의 서랍장이 주는 중압감에다 높이가 거의 천정에 닿을 정도가 되어 좁은 방이 더욱 답답한 감이 없쟎았지만 나중에 언제고 시간 나면 서랍장 색을 바꿔줄 요량으로 짱짱한 수납 하나에 우선 만족하기로 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아들방에서 나온 3단 서랍장의 처리 문제가 남더군요. 공간이 협소해 어디고 집안에는 둘 곳이 없더라구요. 딱지 붙여서 재활용장에 내다버리면 간단할 일이지만 그것도 귀찮아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욕실화가 망가져 새로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눈에 보이는 샤워커튼까지 갑자기 구질구질해 보이는 거였어요. 게다가 자주 청소를 하는데도 바닥의 타일 틈새에 낀 까만 물때가 한없이 눈에 거슬렸겠죠. 사방을 두루 살피자니 브라운 톤 일색인 우리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타일벽이 늘 신경줄을 잡아끌곤 했었는데 그것마저 그날따라 더욱 신경을 곤두서게 하더군요.
누구처럼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타일벽을 개조한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기에 집에 있던 브라운톤 시트지로 튀는 청색이었던 욕실 벽의 아랫부분을 도배해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바닥과 닿는 벽면의 아랫부분이 영~~ 엉성한 거예요. 바닥까지 도배(?)하자 싶은 생각이 불현듯 솟구쳐 마트로 자동차를 내달아 부족한 시트지와 PVC 소재 원목깔판을 구입해서는 하나하나 조립해가며 순식간에 도배(?)를 마쳤답니다.
세면대 아랫쪽 벽에 시트지 작업을 하다보니 이번에는 녹슨 수전과 곡면의 세면대가 또 눈에 거슬리기에 머리를 굴리며 생각하던 중 아들방에서 나온 3단 서랍장이 생각나는 것이었어요. 높이를 재어보니 얼추 맞겠다 싶어 서랍장의 윗판을 세면대 둘레에 맞춰 톱으로 사정없이 잘라내고 끼워보니 너무나 딱 들어맞지 뭐예요? 그 때의 감격이란......
서랍 3개는 떼어내어 아들방의 서랍장 위의 책꽂이 뒷면에 전면 책꽂이를 만들어 주었구요, 서랍들을 제거한 앞면의 휑한 곳에 문을 달아 지저분한 수전 파이프를 가려줌과 동시에 덩치 큰 양동이와 말통 헹굼제를 넣어주었답니다.
세면기 거치대는 이동이 용이하여 욕실바닥 청소시 앞으로 잡아끌어 빼낸 후 발판 조립부분을 들어내어 청소하면 된답니다.
이상으로 욕실바닥과 세면기 거치대의 장황한 이야기였어요.
지금부터 우리집 욕실을 공개할게요. 자세한 과정샷은 없어요.
욕실(화장실?) 문
욕실 내부
시트지 도배 벽면과 조립마루 바닥
세면기 거치대 내부
거치대에 달아준 문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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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손이 많이 간게 보이네여^^
열정 대단하세여^^
관심의 댓글 감사드려요.
까미님도 리폼의 고수이신 것 같더군요. ^^
아거.... 그건 아녀라...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