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달(36)(남) 영태의 막내 동생, 백수건달이며 로또에 미친 한탕주의자..허풍기가 심하다..
오수정(17)(여) 여고 2년생 내레이터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는 소설가 지망생 부모의 이혼으로 졸지에 안살림을 맡게된 야무진 성격.
정숙(43)(여) 수정의 엄마, 영태와는 이혼하고 혼자 산다. 카페 운영.
화영(23)(여) 영달을 좋아한다.
규석(21)(남) 수정이 좋아하는 대학생...
M. 카페 음악...
화영 하이고 오빠가 장국영이면 난 매염방이나 장만옥이네!!
영달 야 야야!! 화영아 너까지 왜 또 그러니...?
화영 장국영이는 자신의 오랜 연인인 탕한테, 450억이나 되는 유산을 상속해줬다는데...오빠는 나한테 해준게 뭐야 도대체??
영달 조금만 기다려.. 로또가 날 애타게 부른다 지금!!
화영 로또가 눈멀었나??
영달 누구처럼 400억쯤 당첨되면 화영이 넌 100억이야!!
화영 (어느새 혹해서) 정말??
영달 그러니까 카드대금 한번만 더 막아주라 응??
화영 (못이기는 척) 이번엔 또 얼만데??
영달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이...이백만 원..
화영 뭐어??? 이백만 원???
M. 브리지
M. 카페음악 흐르고
정숙 삼촌이 웬일이에요... 우리 가게엘 다 오시고...?
영달 뭐 지나다가 문득 형수님이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도 하고...
정숙 수정인 잘 있죠??
영달 그럼요...장사는 잘되세요?
정숙 요즘 같은 불경기에 뭐 잘되기야 하겠어요...형은 어때요?
영달 아유 말도 마세요... 사무실...
정숙 (OL) 또 사무실 문닫게 생긴거예요??
영달 예에?? 아니 그게 아니고...사실은 조만간 뭔가 큰 사업을 시작하실거거든요...
정숙 큰 사업이요...? 아니 무슨 능력으로요?
영달 (자존심이 상해서) 아니 뭐... 갑자기 큰돈이 좀 생겼거든요...
정숙 (심드렁하게) 뭐 갑자기 복권이라도 당첨됐대요?
영달 아이고 눈치한번 빠르시네... 형수님 이제 우리형도 옛날 그 비실비실하던 형이 아니에요...두고보세요??
정숙 (속으로) 설마...
영달 (헛기침하며) 로또 이거 당첨된걸 알면 온갖 똥파리들이 꾀기 때문에 지금은 보안유지를 하고 있지만,
곧 잠잠해지면 바로 현찰챙겨서 이 나라를 뜰겁니다...(속으로)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도대체...
정숙 (나긋나긋하게) 삼촌 양주 마실래요?? 발렌타인 좋은게 있는데...
영달 발렌타인 좋죠!! (속으로) 하이고 약발 바로 받네!! 그래 어디 가는데까지 가보자 까짓거!!
(노래로)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M. 브리지
E. 게임 카페 소음들...(최신 유행 댄스음악정도로...)
규석 웬일이냐? 다신 연락하지 말랬는데...
수정 오빠한테 굿뉴스를 전해주려구...
규석 (OL) 오수정, 난 대학생이고 넌 고등학생이야... 채팅할땐 니가 대학생인줄 알고 상대해준거라구...
수정 좋아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죠?
규석 넌 상관없지만 난 상관있어!!
수정 오빠...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연재소설‘늑대 길들이기’말야...
사실은 내가 쓰는거야 ?? 작가 지숙이 바로 나라구...
규석 얘가 정말 골 때리네... 너 그걸 지금 말이라구 하니?? 니가 무슨 재주로??
그런 거짓말을 하면 내가 속아넘어갈거 같애??
수정 나 오늘 영화사하고 계약도 했어..
규석 이제 아주 미쳤구나...그래 솔직하게 말할게 난 니가 별루야...그 이유까지 말해 줘??
제발 다신 연락하지 마라...(일어나 나가는...)
수정 (N) 진실은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어버리는 세상속에서, 난 늘 이렇게 외롭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이렇게 못믿는 세상이 정말 싫다...
방금 내 가슴에 아프게 비수를 꽂고간 저 남자가 가슴시리게 내가 좋아하던 남자라니...
내 첫사랑은 이렇게 휴지조각처럼 무참히 짓밟혔다... 그래...사랑이 뭐 별건가...
사랑은 호르몬의 이상분비 때문에 빚어지는 병리현상일 뿐이다...
E. 라디오 심야음악프로 흐르고...
E. 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영달 수정아... 어? 이 녀석이 라디오를 켜놓고 잠들었네...
E. 라디오를 끄고 책상위의 노트를 만지는 소리...
영달 일기를 쓰다가 잠들었나...? 어디 보자...
수정 (에코) 오늘의 굿뉴스... 드디어 영화사와 인터넷소설 판권계약을 하고 거금 오백만원을 받았다...
오늘의 배드뉴스...규석오빠에게 보기좋게 딱지 맞았다...내가 소설가로 꼭 성공해야하는 이유가 또 한가지 늘었다...
우리를 버리고 간 엄마, 그리고 날 차버린 이규석... 이 두사람을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고 싶다...
영달 (속으로) 아니 오... 오백만원??? 으하하~~ 심봤다!!! 귀인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더니... 수정아 고맙다...알라뷰~~~
M. 브리지
M. 팝페라 임형주 1집 CD 'Salley Garden' 중 ‘Ave Maria' 흐르고.
E. 커피 따르는 소리...
영달 자~ 너를 위해 준비했어!! 뮤직 좋고, 커피향 죽이지?? 이 바게트샌드위치도 내가 직접 만든거야 어서 먹어봐...
수정 어? 이건 내가 너무나 갖고싶었던 임형주 CD?? 삼촌이 웬일이야??
영달 웬일은... 사랑하는 조카를 위해서 이 정도쯤이야... 수정아 두고봐라..
사람이 살면서 크게는 세번 작게는 서른여섯번의 인생유전이 있다는데 그 첫번째 찬스가 내게 다가오고 있으니까..
수정 (커피를 마시고) 또 그 로또타령이야??
영달 (속으로) 그래 임마.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의 로또는 바로 너야...아이구 귀여운 녀석...
수정 아빠는??
영달 어... 일이 있어서 나가셨어...
수정 아빠 요즘 무슨 고민있어 삼촌?
영달 고민??
수정 식사도 통 못하시고...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시고...
영달 그게 사실은 말야... 아냐 관두자 니가 알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니...
수정 무슨 일인데??
영달 너~ 그럼 아빠한텐 모르는척 하기다...
수정 알았어...
영달 사실은 말야... 아빠 사무실이 월세를 못 내서 문을 닫게 생겼거든...
수정 월세? 그게 얼만데??
영달 그게... 한 사오백정도...
수정 ...삼촌...
영달 (기대감에) 어 그래. 어서 말해봐 나의 사랑스런 조카야...
수정 저기 말야... 오늘 커피가 너무 진하다...
영달 (벙 쪄서) 그... 그래??? (속으로) 신고산이 와르르르르르~~~
수정 (N) 후후~~ 삼촌의 처세술이 99단이면 내 눈친 100단이라는 걸, 우리 삼촌이 알까??
가엾은 삼촌... 일요일뿐인 인생...행운뿐인 인생은 별로 매력 없다. 오수정 인생철학 제 1조 !!!
E. 학교 앞거리 소음들...
E. 클랙션 소리...
E. 수정 달려와 차에 타는 소리...
E. 차 떠나는 소리...
수정 어디..가는 거예요??
영태 (낮은 신음...)
영달 어 우리끼리 여행가는 거야.. 여행!!
수정 갑자기 여행은 무슨 여행??
영달 수정아 우리 바다나 보러가자... 너 밤바다가 얼마나 멋진지 모르지??
수정 아빠...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영태 (체념...) 나도 모르겠다...
영달 야, 오수정. 다 알려고 하지마...우린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 되는거야...
E. 자동차 달리는 소리...
수정 (N) 직감적으로, 난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걸 느꼈지만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었다...
아빠의 초췌한 모습 때문에 마음이 아플 뿐...우리 세 사람의 이상한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 자동차 달리는 소리...
영달 야 서울을 빠져 나오니까 너무 좋다!! 도시탈출!! 어때 수정아??
수정 좋아요...
영달 형, 형도 얼굴 좀 펴요... 난 솔직히 고속도로 같은 인생은 재미없어...
지루하게 규정속도로만 가면 언젠가는 도착지에 닿는 인생... 매력 없잖아요...
수정 그럼 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데 삼촌??
영달 뭐 비포장도로일수도 있고, 가시밭길일수도 있고...야, 야 수정아. 저 차창밖에 저녁 노을 좀 봐라. 죽이지 않니??
수정 와 너무 아름답다!!
영달 저녁노을은 말야... 낮과 밤이 찐하게 포옹하는거란다...
수정 우리 삼촌 상당히 시적이네!!
영달 그래??
영태 너무 속력 내지 말고 이왕이면 속초쪽으로 가자...
영달 오케이 에브리 바디 !!!
M. 브리지
E. 자동차 달리는 소리....
E. 수정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오는 소리...
영달 야. 아까부터 어디서 그렇게 문자가 자꾸 오냐? 어서 확인해...
E. 휴대폰 누르는 소리...
규석 (에코) 수정아 나 규석이야... 지난번엔 미안했다... 너무 갑작스런 말이어서 내가 믿지를 못했어...
너 정말 대단하더구나...축하해. 그리고 전화해줘... 널 만나고 싶어... 진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