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공적자금 투입을 호재로 삼아 오늘 주가가 72p, 5%대의 급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만,
증시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주가가 왜 오르고 떨어지는지 세계 경제의 흐름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구요.
부동산이나 다른 재테크도 역시 큰 흐름 선상에서 방향을 잡거나 수정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
1990년대 베이비부머 은퇴가 일본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가져왔던 것처럼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 역시 조만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일각에서는 2010년을 전후로 일본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비단 인구구성 변화 요인이 아니더라도 비관론적인 이코노미스트들의 경제분석 내용에는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의 추락이 이미 예견되어 있으며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시나리오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2000년 나스닥 시장 붕괴 이후 최근까지 이어진 호황은 10년 만기 국채의 낮은 금리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연간 소비규모가 GDP의 70%에 이를 정도로 강한 미국인들의 소비 행태에 기인한 바가 컸고, 이미 모기지론(Mortgage Loan) 및 홈에퀴티론(Home Equity Loan) 비중과 가계의 부채상환부담률(가처분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용)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미국인들의 가계 재무구조가 2004년 이후 계속된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무너져내려 결국 신용위기까지 이어진 그간의 정황과 흐름을 따져보면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다가온다.
특히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임금소득 상승률이 1.8%로 매우 낮은 상황 속에서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았던 특이한 현상의 이유는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제로금리 엔화로 인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치가 계속 상승했고, 모기지론의 대출한도를 초과해 주택가격의 100%까지 추가대출을 해줬던 홈에퀴티론의 역할이 소비를 부추겼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오랫동안 계속 누적되어 온 미국 가계의 대출상환부담 가중은 2004년부터 인상되기 시작한 금리와 함께 개인 채무자의 연체, 채무불이행과 각종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의 손실로 이어졌고,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을 야기시켰다.
게다가 미국의 제조업도 이미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제조업의 대표격이었던 GM과 포드의 장기신용등급은 이미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졌고 발명왕 에디슨의 명성을 등에 업었던 GE 역시 금융업으로 전환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MS, 오라클, 시스코 등 일부 기업들이 주도하는 IT산업과 금융업만으로는 고용 증가와 가계소득 증가, 소비 촉진, 부동산 및 증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다시 만들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고 이런 구조적 어려움으로 인해 과거 수 년 간 세계의 호황을 주도해왔던 미국의 위치는 더욱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반면에 위와 같은 불안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사태가 과거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은데 이는 미국의 노령인구 주택보급율이 일본에 비해 높은 편인데다 미국인들의 자산구성을 보면 주식 등의 금융자산 비중이 월등히 높고 현재의 부동산 가격도 그간의 경제성장률 대비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점, 또 FRB가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의 근거에 비하면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단 몇 가지의 긍정적 요인들이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막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러한 상황적 변화는 미국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그들의 경기와 주가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우리나라 경제와 주가를 감안하면 엄청난 변수이자 위험요소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우리나라 안에서도 유사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물론 세계의 경제 시스템은 훨씬 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과와 변화의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미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외국의 투자 자금들이 미국 시장에서 빠져 나올지, 만약 빠져 나온다면 일본이나 중국,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혹은 러시아나 브라질과 같은 다른 이머징마켓으로 흘러 들어갈 지, 아니면 금이나 원유, 니켈과 같은 실물 상품으로 집중될 지,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일지 등 확신할만한 내용들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도 고민해봐야 할 내용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고민의 내용은 부동산 가격이나 주가가 언제 오르고 떨어질 것인가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변화는 근시일 내에 우리도 겪어야 할 문제라는 점, 또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는 과정에서조차 다른 나라의 변화를 계속 눈여겨봐야 하는 피곤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먼저 충분히 인지한 후 자신만의 고민을 시작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자기고민의 첫 단계에서는 반드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
- 결코 짧지 않은 세계 경제의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은퇴 후 부동산 임대소득으로 20~30년을 살아갈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나 홀로 정년까지 고용안정과 고소득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 회사를 퇴직한 후 무작정 사업이나 자영업을 하면 된다는 막연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경기 침체를 앞두고 여전히 부동산 불패신화와 주식 장기투자의 안정성만을 믿고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인구 고령화로 인해 매년 재정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접하면서도 노후를 책임져주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이 없는지
만약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 당장 버리도록 하자. 우리나라도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이미 시작되었다. 나이가 들고 소득이 줄어들거나 사라진 후에도 돈을 펑펑 쓸 사람은 극소수이다.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는 침체되고 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실적도 악화될 수 밖에 없고 일자리가 많아지거나 혹은 급여가 크게 오를 일은 없을 것이다. 소비 위축은 더욱 심화되고 장사가 잘 되지 않으니 임대도 잘 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단기간에 끊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자 하는 재테크나 재무설계, 자산관리와 같은 방법론들도 개인의 인생계획에 맞춰야 애초에 기대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개인의 인생은 사회적 • 경제적 변화라는 커다란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세가 바뀌었는데 아무리 좋은 부동산, 펀드라 하더라도 단기간에 큰 수익이 날리 있을까? 그냥 부자가 되거나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겠다는 막연한 목표나 비현실적인 기준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자기 자신에게 다시 한번 반문해보도록 하자. 스스로의 문제의식이 없다면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발견해내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지금의 상태에서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
첫댓글 참 글을 매끄럽게 잘 쓰시네요. 그런데, 너무 거시적인 관점만 강조하시니 글을 다 읽고나서 뭔가 남는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님이 가진 혜안을 조금만 더 우매한 저희들에게 베푸소서
글을 읽고나니 상당히 어둠의 그림자가 머리속을 확채우네요 지금까지 넣은 펀드들, 현재도 들어가고 있는 펀드들,,VUL...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저에게 보험아저씨를 소개한 친구까지 원망스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