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체육관 식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먼저 관장님, 박사범님, 조사범님, 연실이누나, 순아누나, 현성이누나, 영하형,
민영이형, 용철ㆍ용호형, 신지영ㆍ고준석선수, 정수ㆍ태훈ㆍ수일이 행님들, 규찬이형,
아~ 그리고 또 누가 있지... 빠박이 아저씨도~ 아무튼 정진체육관 식구분들 모두
안녕히 잘 지내셨는지요? 위에 이름이 없다고 서운해 하시는 분들이 없기를~~
그동안 생각은 많이 하면서 지냈는데 막상 이렇게 편지 쓰려고 하니까 팍팍!!
떠오르지가 않네요. 여기 온지 몇일이나 되었다고 바쁜 일정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보니까 밖에서 배웠던거나 알고 있던 것들이 점점 백지화가 되어 버리는
듯 합니다.
에구~ 오늘이 몇일이냐 하면 9일이네요. 이곳 신고대로
입소한 지도 벌써~~는 아니지만, 12일차고요. 날짜 지나가는거 하루하루
세어보다 보면 시간이 안 가서 안 세려고 하는데 같은 내무반안에 꼭~
하루하루 날짜를 지워가는 동기놈이 있어서 날마다 세고 있답니다.
어떻게든 편지를 좀 빨리 써보려고 했는데, 2주차부터 쓸수 있다고 하는 바람에
이 편지지도 아직 저희 내무반에는 편지지랑 봉투, 우표가 도착을 안 해서
옆내무에서 빌려와서 쓰고있는 중이랍니다. 그럼 잠깐 여기서 지낸 이야기를
해볼께요(뭐, 별 이야기는 없지만~).
뭐 29일에 입대를 해서 첫날을 어벙하게
보내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부모님.친구들.아는 사람들 생각이 나서 한 두시간 정도
뒤척거리다가 자고 일어나는데 정말이게 꿈이었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6시반에
'2중대 기상'하고 군가랑 같이 나오는데~ 아 지금 이게 현실이구나 느꼈답니다.
근데 지금은 이 생활에 많이 적응해서 '나도 이제 군인이 된건가'하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씻는 시간도 많이 안줘서 아침엔 세수, 점심엔 양치, 저녁엔 발
이렇게 씻던게 이제는 한번에 다하고 마무리까지~ㅋㅋㅋ 어떻게 사회에
있을때보다 더 잘 씻는듯^^;
뭐 밥먹는것도 하루 세끼 꼬박꼬박 제 시간에
잘 챙겨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다보니 지금은 약간 살이 찐거 같기도 한데, 나중에
100일휴가 나가면 80키로 되서 나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네..큭!! 밥 먹을때 진짜
많이 먹는거 같은데 한두시간만 있으면 금세 배가 꺼져서 무자게 고프답니당~
아~ 그리고 어제 종교활동 갔다가 처음으로 초코파이 먹어봤어요. 어찌나 맛있던지~
한번 갈 때마다 두개씩 주는데 일주일에 수요일에 한번, 주일에 두번이나 가서
일주일이면 6개~하하. 몰래 먹는게 맛있다고 오늘 불침번 근무할때 부시럭 거리면서
한번 먹어볼려고 하나 남겨뒀는데 (원래 거기서 다 먹고, 가져오면 안되거든요~)
편지 받으면 뭐뭐 써야지~하고 다 생각해뒀는데 생각이 잘 안나네요.
훈련도 1주차에는 제식, 군대예절 이런거를 중점적으로 배워서, 아직 힘든 훈련을
안해서리... 근데 내일 화생방하고 이번주에 각개전투 한다던데~ 큰일 나부렀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별 힘든거 없이 훈련소 생활 잘 하고 있답니다.
너무 제 이야기만 늘어놓았네요~ 가족분들의 안부도 물어봐야 되는데~
모두들 추운데 감기 안걸리시고 건강히 운동 열심히 하고 계신지요?
현성이 누나는 이제 코 완전히 나아서 운동하는데 불편한거 없는지~.
연실이 누나는 워낙 스테미너가 넘치니까 ~ 히히~ 명랑소녀 연실누님, 저번에 꿈을
꿨는데, 체육관 식구들 다 나왔었는데, 누나가 나 힘들지 않냐고 하면서 꿀물
타줬는데... 비록 꿈이긴 했지만 기분은 좋았답니다.^^
순아누나는 이제 조금만 더 연습해서 신인왕전 준비해야죠~ㅎㅎ
영하형은 반지하 생활을 벗어나 태국으로 갔나?? 아직은 운동하면서 잘 있을거라 믿어요.(집에 갈때 심심하겠군ㅋㅋㅋ)
글구 정수형은 허리랑 발목 좀 괜찮아 지셨는지...
힘들게 감량하고 힘들게 훈련하면서 비상대회를 준비했던 신지영선수. 시합이 연기되는 바람에 못보고 왔는데,3월쯤으로 연기된 줄 아는데 꼭 이길거니까 화이팅~!
그리고 민영이형,용철ㆍ용호형, 고준석선수도 워낙 다들 잘 하시니까 걱정이 안됩니다 ㅎㅎ
아~ 그리고 쓰다보니
생각난건데, 2/7에 스피릿MC 결과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고요(뭐, 잘하셨겠지만~ 이대웅선수). 1/31에 문정웅 vs 가지니와도 궁금 궁금 합니다.
여기서는 뭐 어떠한 매체도 접하지 못하고 있다보니 모르는게 참 많아요~
국방일보~ 이런거 말고 다른 걸 봐야되는데.. 방도가 없으니~
아~ 이제 10분후면 취침점오 할 시간이네요.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청소를 해야되서~ , 또 한꺼번에 다 써버리면 나중에 쓸 내용이
없잖아요. 그럼 모두들 안녕히 계시고, 다음에 또 쓸께요~
바이~bye
p.s- 지금쯤 열시반 타임 기다리면서 몸풀시간인데
나도 운동하고프다~
2004. 2. 9
저멀리 경상남도 창원에서
신병 이호준
호준이가 훈련소 주소예요.....
경남 창원시 소답동 80-5호 39사단
신병교육대대 2중대 1소대 2내무
28번 신병 '이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