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지..
지금 나에게 절실한 두가지, 지금의 상황을 정리할만한 시간과 인터넷.! 일단 버스 터미널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인터넷이 될만한 곳을 찾아 봅니다. 평소에는 길가에 체이듯이 많은 스타벅스, 세컨드 컵, 맥도날드등이 왜 이럴때는 없는지.. 아. 그리고 신기하게 몬트리올에 있는 맥도날드에서는 무료인터넷을 쓸수 있더군요.제가 갔던데만 그럴수도 있고.. 암튼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이다가 작은 카페를 하나 발견합니다. 문짝에 wi-fi 어저고 라고 써있더군요. 원래 커피는 자판기에서 나올때 가장 아름답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거금 2달러를 내고 가장 싼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가방에서 주섬주섬 넷북을 꺼내 인터넷연결을 하려 하니, 원가 아름답지 못한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결제창.. 친절하게 결제 가능한 신용 카드 로고까지 큼지막하게 나오더군요.. 신용카드.? 당연히 없죠.. 이곳에 오기전 어머니와 나누었던 모자간의 따뜻했던 대화가 떠오릅니다..
'어머니, 외국은 신용카드가 본래의 용도 이외에 신분을 증명해 주기도 하고, 여기저기 예약을 할때,그리고 어쩌구 저쩌구.. 여러가지 이유로 필요 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혹시 갑자기 돈이 떨어져서 귀한 아들이 위험해 질수도 있으니 가족명의로 하나 만들어서 갈까요...?'
'아들아 개소리엔 몽둥이가 약이다.'
이렇게 결국 인터넷은 결제창만 주구장창 처다보고 정말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미 신뢰를 잃은 가이드북을 처다 봅니다..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30분만에 내려진 결론..
일단 오타와로 가자, 본래 계획에 의하면 오타와는 에틀렌틱 캐나다를 나오며 들르는 마지막 일정이였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오타와로 가는 버스에 오릅니다. 오타와로 가는 그레이 하운드 버스... 정말 많더군요.. 2시간 반정도 타니 도착했습니다.
오타와 코치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발견한 반가운 한가지 터미널에 그레이 하운드 Customer service 가 있더군요,캐나다는 이런걸 이용할때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유학원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그냥 들어갔습니다.
'나 질문이 있어'
'뭔대?'
'나 이패스로 오를레앙 버스 타려고 했는데 않된데, 나 이걸로 다른버스 못타는 거야?'
그 순간 방안은 영어교실로 변합니다.
'니가 산건 그레이 하운드 패스야.. 그리고 나가 타려고 했던건 오를레앙 버스고'
친절하게 직접 써가며 설명해 줍니다.
'이거봐 틀리지.?? 그러니까 못타는 거야'
'나 이걸로 탈수 있다고 들었는데..'
'누구한테'
'한국에서..'
'아무튼 안돼.'
'나 그럼 이걸로 어디갈수 있는데?'
그녀는 말대신 캐나다지도위에 노선도가 그려진 종이를 내밉니다.. 그렇게 영어 교실겸 상담을 마치고 다운타운으로 이동합니다.
오타와, 생각 했던것 보다 멋진 도시 더군요.. 버스안에서 유럽에 온듯한 착각을 불어 일으키는 멋진 옛 건물도 보고 조금한 강도 건너고.. 여차 여차해서 다운타운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유스호스텔을 찾기 시작합니다.. 참 돌이켜 생각해 보면 왜 캐나다에 유스호스텔은 다들 그리 그림같이 숨어 있을까요.. 호스텔을 찾을때면 숨은그림 찾기하는것과 비슷한 기분인거 같습니다. 결국 또 길잃어 버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보고.. 스타벅스 입구에서 누구 기다리는 척하면서 구글로 찍어보고 별짓 다해가면서 찾았습니다. 이곳 가뜩이나 비오는 날씨에 굉장히 으스스한 분위기가 나더 군요.. 호스텔 이름도 hi hostle ottawa j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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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름이 왜 jail 이야??
'응 여기 원래 감옥이였는데 지금 고쳐서 쓰고 있어서 그래. 이따 일곱시에 여기로 다시오면 감옥 투어도 할꺼야.'
'와 니 이름이 Darcy야??'
전에 필리핀에 있을때 만든 제 영어 이름이 Darcy인데 필리핀 학원에서 포스트잇으로 여권 커버에 Darcy라고 붙여 놨더군요.
'응. 공식적인건 아니고 내가 만들었어'
'여기 니 방있어. 그리로 줄께'
'응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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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40385114CBB6ED2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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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에 실제 수감되었던 사람 이름이라고 하는데 여기 도미토리 방마다 실제 수감되있던 사람들 이름을 따서 방이름을 지어 놨더군요. 그렇게 저는 제 명패까지 있는 제방을 배정 받았습니다. 방에 들어 가려고 방문을 처다 보니 기분 이상하더군요.. 마치 오래전에 죽은 이사람의 영혼이 지금의 나를 이리로..
죄송합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침대에 짐을 풀고 오타와 구경에 나섭니다.
뭔가 아는건 별로 없는데 그냥 그림 보는걸 좋아하는지라 '국립 미술관' 들어 거금 7달러를 주고 구경을 했지만 미리 시간을 체크하지 못한 미스로 한시간만에 쫒겨나듯 나와서 국회 의사당쪽으로 가서 사진 몇장 찍고 호스텔로 돌아 옵니다. 사실 너무나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기에 편히 구경을 못하겠더군요.. 그리곤.. 노선도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이런저런 고민을 해봅니다.
만약 여기서 빨간머리앤을 고집한다면.. 교통비를 다시 짜야하고 이 270불짜리 패스는 종이조각이 됩니다.. 새로운 목적지를 잡자니 어디를 가야할지 막막 하더군요.. 미국 동부..??벤쿠버..??? 그렇게 고민하다가 켜논 메신저로 너무 좋은 소식을 듣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형님과 누님이 친구사이를 넘어 교제하고 계신다는... 근데 왜 하필 지금... 가뜩이나 혼자온 여행 더 외로워 지더군요.. 기쁨 슬픔 외로움 답답함 뭐 이런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방으로 돌아와 나의 이층침대서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하려 하는데.. 갑자기 흔들리는 침대... 순간 지진인가 생각해 황금히 이어폰을 빼고 이층침대서 뛰어내리려고 마음준비하려는 찰나..
어디선가 많이 들은 소리가 들려 오더군요.. 아.. 아..아;;
같은방에 있던 피어싱과 문신으로 얼룩져 있던 커플.. 침대를 따라 자아도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왜 이들은 하필 나의 일층에서 이러는 걸까.. 이는 '음양합일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알리는 고귀한 소리이니야'라고 주장하던 의상비가 별로 안들어가는 저예산 독립영화를 참 좋아하던 고향 친구의 말도 생각납니다. 외로워 집니다.. 눈물도 날꺼 같습니다.. 한국에 부모님이 보고싶어졌습니다.. 군대에 있을때 나의 일병일호봉 한참 우울하던 시절 나의 생일날 이별을 통보했던 전 여자친구분도 생각 납니다.. 언제 부터 였던가..이런 자웅동초같은 삶을 살고 있는게.. 그렇게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흔들리는 침대위에서 오타와의 밤은 지나갑니다..
다음날 아침 눈뜨며 문득 든생각.
'벤쿠버 가자! 위로 못가면 옆으로 가면되지'
나의 단순하고 대책없는 두뇌가 일을 저지릅니다..
그렇게 여행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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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사시는 분들 저거 뭔가요?? 국회의사당 앞인가 조금만 분수 같은거에 물위로 커다란 구슬이 구르고 있는데 신기하게 불이 붙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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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떠나버린 여행} 4 Ottawa n new aspect....
첫댓글 아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글 솜씨가 좋으세요 ㅎㅎㅎ 뛰어내리려는 찰나.....자웅동초 부터 해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잘 읽고있어요 :)
감사합니다 ㅋ
정말 즐겁네요 읽는것이.. 날씨는 좋아보이는군효..
날씨는 오락가락하더군요 ㅋ
이거 체험기 너무 재밌는데요 ㅎㅎ 여자분이라고 생각한건 저 뿐인가요??
다음글이 너무 기대되네요 ㅋㅋ
아 아쉽게도 남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 재밋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 감사합니다
재밌어요 ㅋㅋ 두되가 일을 저질러 버렸군요 ㅋㅋ 이렇게 급 결정된 목적지로의 여행도 잼있을것 같아요 :) 즐거운 벤쿠버 여행 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