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결혼한 조카가 이런 말을 했었다. 거실에 커다란 텔레비젼을 놓고, 마누라 옆에 앉혀놓고, 팦콘 먹으며
마누라에게 설명해줘 가며, 슈퍼볼 시합을 보면서 "아 행복하다"라고 느꼈다고. 특히 그 선명한 디지틀 화면의
압도하는 경기장면을 보면서 그랬다고 했다. "특히"에 해당하는 디지틀 텔레비젼 화면에 대해서는 나도 완전 동감
한다. 대한민국이 처음 칼라 방영을 시작했을 때 지금의 컴퓨터 모니터 화면보다 작은 칼라 테레비를 보면서 좋아
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 이 성능 좋은 텔레비로 영화, 스포츠 중계 등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의 네가지 주류(?)스포츠에 밀려 도무지 관심 없는 종목이었던 것이 축구인데 이번에 벌어진 여자축구 월드컵
에 시선집중이 예상을 뒤엎고 있다. 당초 결선 진출도 어렵다고 했던 미국팀에 대한 예측을 비웃듯이 승승장구
하더니 결국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텔레비젼 시청율도 미국 인기 스포츠를 앞지르고 영원한 강자 미식축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의 시청율을 가볍게 누른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그래서 우승 기념
퍼레이드를 해야 한다는 여론에 밀려 뉴욕에서 없는 예산을 만들어 퍼레이드를 하고 시티홀 앞에서 환영식을 했다.
축구의 위상이 이렇게 높아진 것을 보면 역시 세계의 스포츠 축구의 힘이 대단하다. 우리 중학교 때 체육 선생님이
"축구는 영어로 F-O-O-T-B-A-L-L 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 미국에 와서 football하니 미식 축구를 말하는 것
이었다. 그럼 우리가 아는 축구는? 그건 SOCCER라고 불리워 지고 있었다. 그리고 도대체 인기가 없었다. 손은 묶어두고
발만 가지고 하는 것이 갑갑해 보였는지 그랬다. 물론 테레비에서 soccer 중계를 볼 수도 없었다. 그 유명한 펠레까지
(물론 전성기는 지났지만)불러들여 그렇게 애써도 도무지 오르지 않던 관심이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많이 좋아하고 있다. 텔레비젼에서 중계도 하고 많은 팀이 만들어졌고, 뉴욕에도 2개 팀이 있어 열심히 뛰고 있다.
뉴욕야구팀 중에 하나인 메츠팀의 citifield경기장 아래에 예전에 만국박람회가 열렸던 공원내에 전용경기장을 세울
계획도 있었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생활환경이 나빠진다는 이유였다?)그래서 차선책으로 전통의 야구팀
양키스의 양키구장을 같이 쓰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다. SOCCER가 야구와 비슷해 졌다(축구 많이 컸다?) 야구장 내야에
잔디 깔고 투수 마운드를 낮추고 어쩌고 하면 축구 경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땅도 넓은데 미국사람들 이런 짓을 잘한다.
맨해튼 메디슨 경기장도 마루 깔고 농구하고, 마루 치우고 얼음 얼려 아이스 하키 하고, 무대 설치해서 연예인 공연하고
그런다. 다리도 아래 위층 2층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요즈음은 아메리카 컵, GOLD CUP대회가 진행중이어서 미 전역에서 남 북 아메리카 국가대표팀들의 경기가 매일
열리고 있다. 엊그제 미국과 파나마의 경기가 1:1 무승부였지만 경기장의 열기는 꽤 뜨거웠다. 이렇게 축구가 미국에서도
자리잡아 가는 것은 아마도 관중동원이 되는 비지네스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것 같기도 하다. GOLD CUP경기를 봐도
미 전역의 경기장에서 열리면서도 관중들이 가득하다.(흑인을 누르고 2번째로 많은 인종이 된 스페니쉬들의 축구 사랑
때문이 아닐까? 이 친구들은 축구와 술만 있으면 행복하다. - 그렇게 보인다.) 여기 스페니쉬 텔레비전 채널이 몇개
있는데 거의 365일 축구 중계가 있다. (무슨 축구 경기가 365일 열리는지 알 수 없다. 아마 남미리그, 아메리카 리그,
유럽 리그, 월드컵 등등 몽땅 중계하는 것 같다.)
실상 텔레비젼 중계로 스포츠를 보는 것이 고작 야구 경기 몇개였는데 요즈음은 좋아진 전자제품 덕분에, 볼 맛나는
화면 때문에 이것 저것 꽤 보게 되었다. (내가 골프 중계를 보다니!)더구나 여기는 사철 스포츠 행사가 끊이지 않는
나라이니. 조금 있으면 이 축구 말고 미식축구도 시작되니 할 수 없이 COUCH POTATO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소파에 길게 누워 매일 텔레비젼만 보는 감자같이 뚱뚱한 아버지)이럴수는 없지. 나가서 축구 찹시다!!!!!!!
첫댓글 후후후..
맞다 ~~
축구 찹시다.
그러나..
배우대표로 축구 시합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저 세상으로 갔던..
'허장강' 처럼되면 않되고..
그거 서울운동장에서였던 거 같애.. 멋 있는 사람이었어. 저런 분이 국무총리를 했어야 몽땅 다.....
축구도 하려면 피복장비값이 꽤 들어가겠더라. 대충 사서 혼자 드리블연습부터?
축구는 공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여. 그것도 없으면 돼지 오줌통이나 그나마도 없으면 노끈
둘둘 감아 동그랗게 만들어 냅다 차면 되는거이지. 그래서 아무 것도 없는 아프리카에서도
훌륭한 축구선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sungnamahn 그래두 축구화는 하나 사야 겠다. 그냥 운동화는 내 발가락이 부정형이라 다치니까. 공은 안사도 된다.. 옆의 학교운동장에서 연습하던 애들이 한 두 개 씩은 꼭 두고 가서 그걸 차면 되니까.. 미식축구뽈도 한 두 개는 굴러 다녀.
@李 慶雨 전에 탈북자 영화를 본적이 있다. 아내의 결핵약을 구하기 위해 죽을 고생을 하며 탈북하여 돈벌이 하고
그래서 돈을 모은 주인공 차인표가 약방에 가서 그 결핵약을 사려고 한다. 그때 약사가 대답한다.
그건 저기 보건소에 가면 그냥 주는데요. 여기서는(south KOREA)공짜로 줘요?? 그때 주인공이 허탈해
하던 표정이 오래오래 남았다. 운동장에 가면 한두개씩 굴러다니는데 아프리카 어디에서는 맨발로
노끈 묶은 것을 차고 있다. 세상이 공평한지 아닌지 그저 웃을 수 밖에...
@sungnamahn 공 뿐이 아니다. 학교대항 시합이라도 있는 날은 남녀 중고교 학생선수들 또는 응원단 치어리더 등이 입고왔던 운동복재킷이나 셔츠등을 운동장에 던져놓고들 가서 여기 저기 수북한데 그건 한동안 입었어서 싫증나는 옷들을 깜빡 잊은척 놓고가 합법적(?)으로 새걸 사기 위해서다. 개중엔 고가의 예쁜 재킷들도 있는데 아무도 안집어가지만 저녁나절 가끔 와서 축구뽈차기 연습을 하는 옆동네 포트체스터의 남미계 이민자 학생들이 가져가기도 한다.
우리 아파트의 최씨는 70세인데도 축구를 아주 잘한다.
전국대회 노년부 레프트 윙으로 나가 MVP를 먹기도..
대한축구협회장에 출마했던 우리 선배 허승표씨랑 친구라 나만 보면 눈깔아 하고 으름장을..
일요일 오전에 웃통벗고 운동장에서 뛰는데 필드에서는 고교생들 너댓이서 역시 웃통들 벗고 축구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 하나가 꼴대를 넘어 나 있는데로 와서 커브가 있는 트랙지점에서 그냥 뛰던 속도로 잡아 발 가까이 붙인채 커브길을 드리블 하여 싸이드라인에 도달할 때 인싸이드로 빗겨차서 빠나나로 90도 꺾어 땅뽈로 꼴대쪽에 있던 애 한테 보내니까 한바퀴 돌아 다시 그 지점에 갔을 때 그 학생이 내 쪽에 있다가 "축구좀 했어요?"라고 묻길래 뭐 사실대로 "오늘 처음이야" 라고 답을 했다. 당구를 쳐서 그런지 뛰던 자세에서 안멈추고 그대로 오시시네루가 걸려 땅뽈커브로 보낸 내 공이 그럴듯 했던 모양이다. 당구들 쳐라.